(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 펜싱 여자 플뢰레 대표팀이 마지막 9라운드에서 4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면서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정상 탈환을 눈앞에서 놓쳤다.
모별이(영종구청), 심소은, 박지희(이상 서울특별시청), 이세주(충북도청)로 구성된 한국 여자 플뢰레 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일본 아이치 스카이 엑스포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펜싱 여자 플뢰레 단체전 결승에서 일본에 28-29로 역전패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마지막 9라운드를 앞두고 26-22로 앞서면서 12년 만의 금메달을 눈앞에 뒀지만,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3위 우에노 유카를 넘지 못했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박지희가 우에노에게 2-7로 밀리면서 순식간에 4점 차 리드가 사라졌고, 결국 한국은 단 한 점 차로 금메달을 일본에 내줬다.
펜싱은 사용하는 검과 유효 타격 부위 등에 따라 플뢰레, 에페, 사브르로 나뉜다.
플뢰레는 검 끝으로 찌르는 공격만 인정되며 몸통이 유효 타격면이다. 두 선수의 공격이 거의 동시에 들어갈 경우 공격과 방어 과정에서 공격 우선권을 인정받은 선수에게 득점이 주어진다.
에페 역시 검 끝으로 찔러 득점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이 공격 대상이며 공격 우선권이 없다. 두 선수의 공격이 거의 동시에 들어가면 양쪽 모두 득점할 수도 있다. 반면 사브르는 찌르기뿐만 아니라 검날로 베는 공격도 인정하며 허리 위의 상체와 머리, 팔이 유효 타격면이다. 플뢰레와 마찬가지로 공격 우선권이 적용된다.
단체전은 각 팀 세 명의 선수가 상대팀 세 명과 한 번씩 맞붙는 릴레이 방식으로 총 9라운드를 치른다.
각 라운드는 최대 3분이며 1라운드 5점, 2라운드 누적 10점, 3라운드 누적 15점 등 목표 점수가 라운드마다 5점씩 높아진다. 마지막 9라운드에서 먼저 45점에 도달하는 팀이 승리하며, 45점에 도달하지 못하고 경기 시간이 모두 끝나면 더 많은 점수를 기록한 팀이 이긴다.
이날 한국은 초반부터 일본과 팽팽하게 맞섰다.
첫 주자로 나선 박지희가 쓰지 스미레를 상대로 3점을 뽑았지만 5점을 내줘 3-5로 출발했다. 2라운드에 나선 모별이가 우에노를 상대로 2점을 따내면서 한국은 5-6으로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3라운드에서는 심소은이 아즈마 세라를 상대로 4점을 뽑아내 9-9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한국은 4라운드에서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모별이가 쓰지를 무득점으로 봉쇄하면서 2점을 뽑아 11-9로 역전했다.
5라운드에서는 박지희와 아즈마가 5점씩 주고받으면서 한국이 16-14로 두 점 차 리드를 유지했다.
중반 승부처에서 심소은이 빛났다. 6라운드에서 이번 대회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3위인 우에노를 상대한 심소은은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고 3점을 뽑아냈다. 한국은 19-14로 격차를 다섯 점까지 벌렸다.
일본도 추격했다. 7라운드에서 아즈마가 모별이를 상대로 5점을 뽑아냈고, 모별이는 3점을 기록하면서 한국의 리드는 22-19로 줄었다.
그러나 심소은이 다시 한번 리드를 지켜냈다. 8라운드에서 쓰지를 상대로 4-3으로 우위를 점하면서 한국은 26-22, 네 점 차로 앞선 채 마지막 9라운드에 돌입했다.
금메달까지 단 한 라운드가 남았지만 마지막 상대는 일본의 에이스 우에노였다.
한국의 마지막 주자는 박지희였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사흘 전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놓고 맞붙었다. 당시 박지희는 우에노에게 4-15로 패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에는 박지희가 네 점의 리드를 안고 피스트에 올랐지만 우에노의 거센 추격을 막지 못했다. 우에노가 연달아 점수를 뽑아내면서 일본이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결국 박지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2점을 따는 동안 7점을 허용했다.
8라운드까지 22-26으로 뒤졌던 일본은 우에노의 활약을 앞세워 최종 스코어를 29-28로 뒤집었다. 한국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단 한 점 차로 역전을 허용하면서 다 잡았던 금메달을 놓쳤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을 노렸지만 마지막 관문에서 개최국 일본에 가로막혔다.
한국 여자 플뢰레는 과거 아시아 무대를 호령했던 최강자였다. 1998 방콕 대회를 시작으로 2002 부산, 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대회까지 여자 플뢰레 단체전을 5회 연속 제패했다.
하지만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동메달에 그치면서 연속 우승 행진이 끊겼다. 2023년 열린 2022 항저우 대회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으나 중국에 31-34로 패하면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 다시 정상 탈환 기회를 잡았다. 지난 6월 아시아선수권에서 일본, 중국에 이어 동메달을 획득하고 7월 세계선수권에서는 13위에 머물렀던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결승까지 올라 금메달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마지막 상대 일본에는 이번 대회 여자 플뢰레 개인전 금메달리스트 우에노가 버티고 있었다.
특히 박지희에게는 개인전에 이은 두 번째 우에노와의 금메달 경쟁이었다. 박지희는 지난 23일 여자 플뢰레 개인전 결승에서 우에노에게 4-15로 패했고, 사흘 뒤 단체전 결승에서는 4점 차 리드를 안고 마지막 주자로 우에노와 재회했으나 역전을 허용했다.
박지희는 개인전과 단체전에서 은메달 2개를 수확했고, 한국 여자 플뢰레는 2022 항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단체전 2회 연속 은메달을 기록했다.
사진=도코나메, 박지영 기자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