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창원, 양정웅 기자) 자칫 8점 리드를 날릴 수도 있던 절체절명의 순간.
선배에게 물려받은 스파이크를 신고 등판한 신영우(NC 다이노스)가 그 선배의 선발승을 지키는 마수걸이 세이브를 따냈다.
NC는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8-7로 승리를 거뒀다.
지난 23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8연패를 탈출했던 NC는 다음날 다시 패배했다. 하지만 홈으로 돌아와 다시 승리를 거두며 연패에 빠지지 않았다. 시즌 전적은 61승 69패 2무(승률 0.469)로 5위 두산 베어스와는 6.5경기 차가 됐다.
이날 NC는 1회 무사 1, 2루에서 박민우의 1타점 2루타로 선취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1회에만 7안타 2사사구를 묶어 7점을 올렸다. KBO 역대 8번째 1회 선발타자 전원 출루 기록이었다. 이어 3회에도 천재환의 1타점 적시타로 8-0으로 달아났다.
NC 선발 구창모는 4회 강백호에게 2점 홈런, 6회 허인서에게 1점 홈런을 허용하는 등 장타 2방으로 3실점을 했다. 하지만 이외 추가 실점 없이 6이닝 5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했다. 타선의 도움 속에 5점 리드를 안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9회 NC는 경기를 마무리짓기 위해 클로저 전사민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정은원의 안타와 장규현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가 됐다. 여기서 권광민이 높은 패스트볼을 통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기록해 한 점을 올렸다.
이어 요나단 페라자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최원준이 바뀐 투수 손주환에게 1루 땅볼을 치며 한 점을 보탰고, 한지윤의 뜬공을 좌익수 천재환이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스코어는 8-6이 됐다.
4번 강백호를 상대로 손주환이 초구 볼을 던지자, NC는 결국 신영우로 투수를 교체했다. 그는 강백호에게 슬라이더로 유격수 직선타를 유도해 2아웃을 잡았다. 그러나 허인서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7-8, 한 점 차까지 쫓겼다.
김태연에게는 초구 볼 이후 5개 연속 슬라이더를 던져 타이밍을 뺏은 듯했지만, 마지막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근처로 오면서 좌전안타가 됐다. 역전주자가 출루에 성공한 것이다.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신영우는 침착하게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2-2에서 6구째 떨어지는 슬라이더에 박정현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신영우는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신영우는 ⅔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세이브를 따냈다. 이는 2023년 프로에 입단한 신영우의 1군 마수걸이 세이브였다. 첫 기록이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나온 것이다. 최고 구속은 155km/h까지 나왔다.
경기 후 엑스포츠뉴스와 만난 신영우는 "올라갈 때 긴장이 딱히 되진 않았다"며 "힘대 힘으로 싸울 수 있는 상황이었고, 충분히 자신있었기에 재밌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안타도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아서 크게 부담 없었고, (김)형준이 형과 합을 맞추며 재밌게 던졌다"고 얘기했다.
올라와서 안타 2개를 맞고 위기가 이어졌지만, 신영우는 오히려 긍정적인 생각을 가졌다. 그는 "그 상황에서는 안타보다 볼넷이 더 안 좋다고 생각해서 계속 승부하려 했다"면서 "정말 타자랑 승부하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경남고 시절부터 강속구 투수로 이름을 날린 신영우는 2023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의 1라운드 전체 4순위 지명을 받았다. 그러나 제구 불안으로 인해 1군에서의 기회는 많지 않았다. 첫 3시즌 동안 그는 1군 12경기 등판에 그쳤다.
올해는 다르다. 신영우는 36경기에서 1승 2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45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33이닝 동안 볼넷은 36개로 여전히 많지만, 탈삼진 50개와 피안타율 0.131 등 구위를 앞세워 볼넷 이외의 출루를 억제시키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본 신영우는 "작년에는 계속 N팀(1군)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고, 매일 꿈을 그리며 살아왔다"면서 "이런 상황에 계속 나가는 자체가 복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도 안 좋을 때가 많지만, 1군에서 이런 과정을 겪는 게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은 야구를 재밌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신영우는 구창모의 시즌 11승을 지키는 세이브를 따냈다. 이것이 특히 의미가 있던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창모 형의 승을 지켜줄 수 있어서 더 기분 좋았다"며 "창모 형한테 오늘 스파이크를 받았는데, 그걸로 막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신영우가 신고 있던 스파이크에는 구창모의 성인 'KOO'가 적혀있었다. 신영우는 "창모 형이 많이 챙겨줘서 항상 감사하다"고 얘기했다.
이에 대해 구창모는 "새 것도 아니고 내가 쓰던 건데 영우가 가지겠다고 했다"며 멋쩍은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신영우가 신고 나갔고, 고마워했다는 말에는 "연습 때 신겠다고 들고갔는데..."라며 "이러면 선물 줄 맛이 난다"며 웃었다.
사진=NC 다이노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