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김정현 기자) 돌팔매질을 피하기 위해 남장까지 해야 했던 여성 사이클 선수가 조국에 값진 메달을 안겼다.
아프가니스탄 국적의 파리바 하시미는 지난 22일 일본 아이치현 신시로시 코스에서 진행된 2026 아이치∙나고야 하계아시안게임 사이클 도로 여자 결승에서 2시간50분5초의 기록으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인 궈리(중국)와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는데 아깝게 2위로 처리되면서 아프가니스탄의 사상 첫 대회 금메달은 놓쳤다.
하지만 하시미가 더 주목받는 건 전쟁과 탈레반의 장악으로 여성들의 인권이 억압받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그가 훈련해 왔던 일화 때문이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태어난 하시미는 10대 시절 파리아브 지역에서 친언니이자 현재 프로 사이클 선수로 함께 뛰고 있는 율두즈와 자전거를 타기 위해 남장을 해야 했다. 여자가 자전거를 탄다는 이유로 이웃들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하기도 했던 척박한 과거를 딛고 일궈낸 성과다.
하시미는 "항상 훈련하러 갈 때마다 남장을 해야 했다. 2~3개의 마스크를 썼다 그래야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라며 "왜냐하면 가끔 사람들이 날 알아보면 돌을 던졌고 맞아야 했다. 사람들이 나를 찾을까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번은 큰 돌에 머리를 맞았다. 병도 던졌다. 나와 언니에게 공격적으로 집으로 가라고 했고 공격하려고 했다"라며 "나는 정말 나쁜 시간을 보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나쁘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환상적인 나라를 가졌지만 정신력은 다르다"라며 나라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하시미는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을 장악한 뒤 나라를 떠나 코치인 알레산드로 카펠로토의 조국 이탈리아로 건너가 사이클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년 전인 2024 파리 올림픽에는 언니 율두즈 하시미와 함께 아프가니스탄을 대표해 사이클 도로 경주에 나섰다.
하시미는 "내 조국에 살 수 없다고 들었다. 나는 내 가족들을 오랜 시간 보지 못했다"라며 "내 꿈을 쫓기 위해 조국에서 탈출했고, 사람들의 돌에서 탈출했다. 아마 언젠가 탈레반이 나를 죽이거나 총으로 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내게 던진 모든 돌이 내 자유를 위해 싸우는 동력이 됐다"라고 밝혔다.
역경을 이겨내고 아시안게임에서 아프가니스탄 사이클에 첫 메달을 안긴 하시미는 "특별하다. 항상 꿈꿔왔던 것이다. 타임 트라이얼에서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작은 무언가라도 가져다주는 꿈을 꿨다"라며 "나는 내 조국을 대표해 우승하고 포디움에 서는 꿈을 꾸며 아시안게임에 왔다. 이 기분을 말로 설명할 수 없다"라고 기뻐했다.
과거를 돌아본 하시미는 "나는 꿈꾸는 여성들이 공격받는 나라에서 태어났고 나는 내가 이에 맞서 싸웠다는 것에 정말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은 단 한 번도 아시안게임 사이클 종목 포디움에 선 적이 없다. 나는 다음 세대가 이곳에 공포 없이 조국을 대표하길 바란다. 탈레반이 내 자유를 빼앗았고, 그들은 내게 모든 것을 앗아갔다"라며 "이 은메달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의 크나큰 강인함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고 정말 행복하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외롭지 않다. 수많은 나라에 같은 꿈을 갖고 있는 수백만의 여성이 내 뒤에 있다는 걸 알고 그들이 나를 지지하고 있다는 걸 안다. 모든 이런 여성들이 계속 이어가도록 힘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시미는 더불어 "지난밤에 잠들기 전에 아프가니스탄 안에 있는 한 여성 팬으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이전에는 이를 전혀 듣지 못했다. 그는 "꿈을 포기하지 말아달라. 우리를 위해 계속 싸우고 우리를 잊지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 안의 모든 힘은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서 나왔다고 생각했다"라며 조국의 여성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