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대한민국 남자 하키대표팀 경기에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오는 황당한 사고가 발생하자 대회 조직위원회가 공식 사과했다.
일본 매체 '나고야TV'는 19일(한국시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경기 전 실수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온 문제와 관련해 대회 조직위원회가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문제가 발생한 건 지난 18일 일본 기후현 가카미가하라 그린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방글라데시 간의 대회 남자 하키 A조 조별리그 1차전이었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양 팀 선수들이 국가 연주를 위해 도열했지만 한국 선수들이 듣게 된 곡은 애국가가 아니었다. 태극기가 걸린 가운데 경기장 스피커를 통해 북한 국가가 흘러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국가가 들리자 한국 선수들은 서로를 바라보는 등 혼란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실수를 확인한 운영진은 북한 국가를 중단한 뒤 방글라데시 국가를 먼저 재생했고, 한국의 애국가는 그다음에야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이미 경기 시작 시간이 가까워진 탓에 애국가 연주 도중 선수들의 경기 전 인사까지 시작되는 어수선한 상황이 이어졌다.
경기에선 한국이 방글라데시를 5-0으로 완파했다. 그러나 대한체육회는 경기 결과와 별개로 국가 연주 사고에 즉각 문제를 제기했다.
대한체육회는 상황을 파악한 뒤 이상현 대한민국 선수단장 명의로 조직위원회에 항의 서한을 전달했다. 사고가 발생한 과정에 대한 설명과 함께 조직위원회의 공식적인 사과,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 측의 항의를 받은 조직위원회도 결국 고개를 숙였다.
나고야TV에 따르면 조직위원회는 "대한체육회에 조직위원회 차원에서 사과를 전했다"며 "재발 방지에 힘쓰는 동시에 불편을 끼친 관계자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개회식을 하루 앞두고 벌어진 국가 연주 사고는 일본을 넘어 해외 주요 언론에서도 빠르게 화제가 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조직위원회가 일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남자 하키대표팀을 대상으로 북한 국가를 연주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말 죄송하다. 아시안게임 하키 경기에서 잘못된 한국 국가가 연주됐다'는 제목으로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다.
로이터는 한국 선수들이 자신들의 국가를 듣기 위해 도열한 상황에서 북한 국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지자 서로를 바라보며 당황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또 경기장 장내 아나운서가 "정말 죄송하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대한민국 국가를 연주해야 했지만 잘못된 곡이 재생됐다고 관중들에게 거듭 사과한 사실도 소개했다.
외신의 관심은 국가 연주 사고에 그치지 않았다. BBC는 이번 사건을 다루면서 19일 공식 개막하는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참가 선수단 사이에서 숙박시설의 수준과 수용 규모 등을 둘러싼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농구대표팀 선수가 물이 새 바닥까지 젖은 숙소 영상을 공개하면서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한 사례를 소개했다. 일부 선수단이 일본에 도착한 뒤 공항에서 최대 6시간을 기다려야 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한국 선수단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나고야TV는 북한 국가 오연주 사건을 전하면서 앞서 대회 환영 행사에 도요토미 히데요시로 분장한 인물이 등장해 한국에서 논란이 됐다는 사실도 함께 언급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1592년 일본군의 조선 침략을 지시하면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지닌 인물이 지난 15일 크루즈 선수촌 입항을 기념하는 환영행사에 등장하면서 한국에서 거센 비판이 일었다.
대한체육회도 문제를 제기했다. 유승민 회장 명의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와 대회 조직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유감을 표하고 재발 방지를 요구했다.
한국은 불과 며칠 사이 역사적으로 민감한 인물을 활용한 공연에 이어 대표팀 경기에서 북한 국가가 흘러나오는 상황까지 연이어 경험했다.
19일 공식 개막하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이 본격적인 메달 경쟁에 들어가기도 전에 국가 연주 사고를 비롯한 여러 운영 문제가 해외 언론의 주목까지 받은 가운데, 조직위원회가 약속한 재발 방지 조치가 제대로 이뤄질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제공 / 연합뉴스 / SBS 뉴스 SNS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