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수원, 양정웅 기자) 프로 18년 만에 처음으로 대기록을 달성할 기회가 왔지만, 기대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오며 무산됐다.
하지만 오지환(LG 트윈스)은 그저 팀의 상승세가 기쁠 뿐, 자신의 사이클링 히트 무산에 큰 미련을 두지 않았다.
오지환은 18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경기에서 6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전, 5타수 4안타(2홈런)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부터 오지환의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이닝 선두타자로 나온 그는 풀카운트에서 KT 선발 로건 앨런의 6구째 가운데 커터를 공략,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개인 12호 홈런으로, 비거리는 119.1m가 나왔다.
이어 2-0으로 앞서던 3회에는 2사 2루에서 오지환의 앞 타자 문정빈이 고의4구로 나갔다. KT 벤치가 오지환을 선택한 셈이었는데, 그는 우익수 쪽 안타로 여기에 답했다. 안현민이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1타점 적시타가 됐다.
5회 내야뜬공으로 잠시 쉬어간 오지환은 7회 선두타자로 등장, 이정현을 상대로 우중간 펜스를 때리는 타구를 날렸다. 공이 튕겨나오면서 시간이 지체된 사이 오지환은 멈추지 않고 3루로 내달려 세이프됐다. 다만 후속 세 타자가 모두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홈런과 단타, 3루타를 차례로 기록한 오지환은 2루타만 치면 KBO 리그 34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수 있었다. 지난달 2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팀 동료 오스틴이 기록한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LG에서 도전자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오지환은 '힘 조절'에 실패했다. 8회 문정빈의 2타점 적사타로 9-1로 달아난 후, 그가 5번째 타석에 나왔다. 7구 승부 끝에 받아친 타구는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홈런이 되고 말았다. 타구를 너무 멀리 날려버린 것이었다. 모두의 탄식이 쏟아졌다.
오지환은 한 번의 기회를 더 받을 수도 있었다. 9회 LG가 2번 타자부터 공격을 시작했기에, 한 명만 출루해도 6번 타순까지 오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삼자범퇴로 이닝이 끝나면서 오지환의 기록 도전도 무산됐다.
그래도 오지환은 실망하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그는 "선수이니까 당연히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다"며 "18년 동안 야구하면서 한 번도 그런 기록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생각은 했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오지환은 아직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적이 없는데, 2017년 4월 6일 잠실 삼성전에서는 이날과 마찬가지로 2루타가 없어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일생일대의 기회를 놓쳤지만, 오지환은 "난 생각하는 것 자체가 팀 퍼스트"라며 "좋은 결과로 이어져도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은데, 개인적인 성적으로 인해서 뭔가 쏠리는 게 싫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타자로서는 제일 좋은 홈런이 나왔다. 4안타에 홈런이니까 기분 좋게 생각하고 있다"며 웃었다.
9회 후배들의 출루를 바라지는 않았을까. 오지환은 "어린 친구들이 나가고 있는데 선배로서 바란다는 점이 너무 웃겼다"며 "만약 찬스가 주어진다면 도전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었지, 굳이 어린 친구들에게 압박을 주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고 밝혔다.
사이클링 히트는 의식하지 않았어도, 3루타는 생각하고 있었다. 오지환은 "올해 3루타가 하나도 없었다"며 "'홈런을 쳤으니, 3루타를 쳐야지' 이런 건 몰랐고, 올 시즌 3루타가 하나도 없어서 도전해보자는 생각이었다"고 전했다.
올 시즌 타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오지환은 지난 13일 대구 삼성전에서 멀티홈런을 터트린 걸 계기로 살아나고 있다. 그는 "나 때문에 타격코치님들이 힘드셨다"며 "잘하고 싶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선수들이 잘할 수 있게 도와주시기 때문에 코치님들께 감사하다"고 했다.
사진=수원, 양정웅 기자 / LG 트윈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