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일본 나고야, 김지수 기자) 대한민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이현중이 생애 처음 밟은 아시안게임 무대에서 준결승 진출을 이뤄냈다. 어머니처럼 금메달을 목에 걸고 금의환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농구 국가대표팀은 16일 일본 나고야의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농구 8강전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114-80으로 이겼다.
이현중은 이날 에이스의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다. 양 팀 최다 28득점을 폭발시키면서 요르단을 무너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루이스 구일 토레스 요르단 농구대표팀 감독은 8강전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이 오늘 아주 잘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3점 슈터가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좋은 슛을 하는 플레이어와의 대결에서 좋은 게임을 했다"며 이현중의 활약을 치켜세웠다.
이현중은 앞서 지난 13일 일본과의 조별리그 A조 최종전에서도 16득점 7어시스트로 좋은 컨디션을 뽐냈던 가운데 토너먼트 시작과 동시에 '빅게임 플레이어'의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2025-2026시즌 일본프로농구(B.리그) 나가사키 벨라의 창단 첫 우승을 견인하고 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던 경기력을 또 한 번 재현했다.
한국 농구는 2022 항저우 대회 (2023년 개최) 8강 탈락의 아픔을 딛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이후 8년 만의 아시안게임 준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금메달을 향한 도전을 이어간다. 오는 18일 이란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이현중은 요르단전을 마친 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골밑에서 빅맨이 없었는데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 싸워줬다. 마지막까지 좋은 샷들이 많이 나와서 긍정적인 것 같다"며 "준결승에서는 상대팀이 더 피지컬하게 나올 거고 높이 부분에서 우리가 부족할 수 있기 때문에 저 같은 윙맨들이나 장신 가드들이 리바운드 싸움을 조금 더 도와줘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국이 이란을 넘은 뒤 결승에서도 승전고를 울려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선다면 이현중은 한국 스포츠 역사상 두 번째로 모자(母子)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가 된다.
어머니와 아들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로 한국 스포츠 역사에 이름을 남긴 건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 테니스 여자 단체전의 설민경과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황재균이 유일하다. 설민경과 황재균은 이미 한국 최초로 아시안게임에 국가대표로 출전한 모자지간이라는 기록을 쓴 뒤 어머니와 아들 모두 금메달을 손에 넣는 기염을 토했다.
이현중의 모친 성정아 씨는 1990 베이징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만약 이현중이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수확한다면 한국 스포츠 역사상 두 번째 아시안게임 모자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동시에 최초로 동일 종목 모자 금메달 사례가 된다.
이현중은 "어머니는 내게 한마디씩 그냥 '괜찮아?' 정도만 말씀하시고 나도 '괜찮다'고 말한다. 저희 모자는 쿨하다"고 웃은 뒤 "금메달은 사실 크게 생각을 안 하고 있다. 너무 막 '금메달 금메달' 이러면 사실 될 것도 안 된다. 그냥 내 눈앞에 놓인 상황에서 어떻게 승리할 수 있을지만 집중하고 있다. 물론 금메달을 따면 너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당연히 금메달을 위해 뛰겠지만, 지금은 모자 금메달보다는 팀원들과 어떻게 이길지만 생각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일본 나고야, 김한준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