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전, 김근한 기자) KT 위즈 샘 힐리어드가 연타석 홈런으로 홈런왕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KT 이강철 감독은 힐리어드의 폭발적인 활약 뒤에 숨겨진 신뢰 배경을 직접 풀었다.
힐리어드는 지난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 4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홈런 3타점 1볼넷 2득점을 기록했다.
힐리어드는 6회초 강건우를 상대로 비거리 135m짜리 우월 2점 홈런(시즌 35호)을 때린 데 이어 8회초 권민규에게도 비거리 135m짜리 중월 솔로 홈런(시즌 36호)을 추가하며 연타석 아치를 완성했다. KT는 이날 13-3 대승을 거두며 7연승을 내달렸다.
이강철 감독은 16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힐리어드에 대한 각별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는 "어제 힐리어드가 첫 홈런을 친 다음 점수 차가 크게 나도 너를 못 뺀다고 말해줬다. 어제처럼 이기는 경기에서는 삼진 먹어도 되니까 완전 까마득하게 쳐라, 홈런만 노리라고 당부했다"며 힐리어드의 홈런왕 도전을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이어 "시즌 초반 못 칠 때도 데이터상으로 타구 속도가 160km/h에 달할 정도로 너무 좋았다. 터졌으면 작살날 거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기다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의 신뢰는 힐리어드의 마음을 움직였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잠실 원정에서 힐리어드가 미안하다고 나를 찾아왔더라. 네가 뭘 미안하냐고 하면서 괜찮으니까 편안하게 해라고 했다. 그날부터 터지기 시작하더라"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볼넷을 잘 골라 나갔다. 눈은 좋으니까 그래서 버텼다"며 인내의 과정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이 감독의 힐리어드 관리에는 세심한 배려까지 담겨 있었다. 그는 "아내가 미국에 있는 친구 결혼식에 갔을 때 힐리어드가 위스키를 좋아한다길래 위스키 선물을 하나 보냈다. 혼자 있으니까 한 잔 해라고 했더니 그다음 날 방망이를 더 잘 치더라"며 에피소드를 전했다.
이어 "백업 선수가 여기서 신뢰를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신뢰를 받으니 감동이 생기고 자기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라며 "나중에 고맙다고 하면서 감사의 표현을 전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힐리어드는 홈런왕 레이스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15일 기준 홈런 1위는 KIA 김도영(40홈런), 2위는 LG 오스틴 딘(39홈런)이고 힐리어드는 36홈런으로 3위에 올라 선두와의 격차를 4개로 줄였다.
더욱이 홈런 1위 김도영이 아시안게임 차출로 2주가량 리그에 결장하는 만큼 그 공백 기간 힐리어드가 방망이를 달군다면 역전 시나리오도 현실이 될 수 있다. 오스틴 딘보다 2경기를 덜 소화한 상황이어서 출전 가능 경기 수에서도 힐리어드가 앞선 점도 변수다.
팀 동료 안현민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안현민은 "힐리어드가 워낙 몰아치기를 잘하는 선수여서 충분히 칠 수 있다. 곧 1~2개 차이까지 좁힐 수 있을 것 같다. 힐리어드가 홈런을 많이 칠수록 나에게도 긍정적인 도움을 주니 열심히 잘 쳐줬으면 좋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정작 당사자 힐리어드는 개인 기록에는 초연했다. 그는 "매 경기 홈런, 타점 등 개인 기록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팀의 승리가 당연히 우선순위고 시즌이 끝났을 때 개인 기록을 보려고 한다"며 "한 경기 한 경기 좋은 모습을 이어나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성적은 따라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강철 감독의 굳건한 신뢰과 힐리어드의 방망이 기세가 맞아 떨어지면서 KT의 깜짝 홈런왕 도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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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