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DB, 각 방송화면
창간 19주년을 맞은 엑스포츠뉴스가 자체 시상식 [엑's 어워즈]를 통해 가요·방송·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한 스타들을 조명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연예계의 각종 이슈를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올해 연예계에서 가장 종잡을 수 없었던 캐스팅 디렉터를 꼽으라면 단연 '알고리즘'이다.
누군가는 데뷔 2년 만에 처음 전성기를 맞았고, 누군가는 활동이 끝난 뒤 다시 소환됐다. 연애 예능의 한 장면은 5년 전 노래를 차트 정상으로 끌어올렸고, 6년 전 수록곡과 19년 전 히트곡도 다시 순위를 거슬러 올랐다. 23년 전 노래의 주인공은 급기야 음악방송 무대에 다시 섰다.
과거에는 방송 출연이나 화제작, 신곡 활동 등이 스타와 콘텐츠를 알리는 주요 통로였다면 최근에는 숏폼과 직캠, 패러디, 과거 영상 등이 예상치 못한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몇십 초 분량의 숏폼이나 과거 영상이 화제를 만들고, 이를 계기로 스타와 노래,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는 사례도 이어졌다.
이에 2026년 온라인에서 예상 밖의 방식으로 주목받은 스타와 콘텐츠를 '알고리즘이 낳았상'으로 묶어봤다.
▶ "거제 야호" 한마디에 2년 전 노래까지…리센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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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먼저 반응을 얻은 리센느는 올해 대세 그룹으로 존재감을 키웠다.
시작은 멤버들의 일상을 담은 콘텐츠였다.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갸루 캐릭터와 사투리 콘셉트, 이 과정에서 나온 "거제 야호" 등이 SNS에서 밈처럼 퍼지며 그룹 자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이후 지난 2024년 발표한 'LOVE ATTACK'이 약 2년 만에 역주행에 성공했다. 곡은 멜론 TOP100 정상에 오른 데 이어 8월 월간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음악방송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리센느를 향한 관심은 한 곡에 그치지 않았다. 리메이크 싱글 'Pretty Girl' 역시 멜론 TOP100 최상위권과 음악방송 1위를 기록했고, 'Deja Vu', 'Runaway' 등 이전 발표곡들까지 함께 상승세를 탔다.
신곡 활동으로 멤버를 알린 뒤 팬층을 넓히는 기존 방식과는 순서가 달랐다. 일상 콘텐츠에서 멤버를 먼저 접한 이용자들이 그룹과 음악을 찾아보면서 과거 활동곡까지 뒤늦게 주목받은 사례다.
▶ 활동 끝난 베스티도 소환…과거 무대가 다시 뜬 이유

베스티
활동 당시 이루지 못했던 차트 진입이 13년이 지난 뒤 뒤늦게 현실이 된 그룹도 있다. 베스티의 '연애의 조건'이 최근 숏폼을 통해 재조명되며 다시 이름을 알리고 있다.
계기는 하츠투하츠의 '레몬탱' 퍼포먼스 영상이었다. 해당 영상에 '연애의 조건'을 덧입힌 편집물이 퍼지면서 두 곡의 예상 밖 조합이 화제를 모았고, 자연스럽게 원곡까지 관심이 번졌다. 밝고 상큼한 '레몬탱'과 달리 보다 성숙한 분위기가 살아난다는 반응도 이어졌다.
반응은 음원 지표에서도 확인됐다. '연애의 조건'은 유튜브 뮤직 주간 차트와 애플뮤직 한국 TOP100에 진입했고, 샤잠에서는 한국과 베트남 차트 1위에 오르며 뒤늦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멤버 유지의 반응도 눈길을 끌었다. 유지는 차트에 오른 '연애의 조건'을 직접 캡처해 공개하며 "활동할 때 TOP100에 들길 그렇게 바랐었는데 역주행이라니"라고 소감을 전했다.
베스티는 2013년 데뷔해 '두근두근', '연애의 조건', 'Thank U Very Much' 등으로 활동했다. 이후 멤버들의 이탈이 이어지며 팀 활동은 사실상 멈췄다.
발매 당시에는 닿지 못했던 차트 성적이 13년 뒤 전혀 다른 세대의 콘텐츠를 계기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베스티의 역주행은 올해 온라인 재발견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 이준이 '캐치캐치'를?…패러디 하나로 화제

tvN '유퀴즈', '워크맨'
배우 이준은 야구장에서 선보인 '캐치 캐치' 퍼포먼스로 숏폼을 장악했다.
이준은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 경기에서 일일 치어리더로 나서 최예나의 '캐치 캐치' 안무를 선보였다. 민소매와 청바지 차림으로 힘 있게 춤을 추는 모습이 원곡의 발랄한 분위기와 대비를 이루며 온라인에서 빠르게 화제를 모았다.
해당 쇼츠 영상은 1000만 조회수를 돌파했고, 원곡자 최예나도 "노래 뺏겼다"고 유쾌하게 반응했다. 이미 숏폼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타던 '캐치 캐치' 역시 이준의 영상이 퍼진 시기 멜론 TOP100 상위권까지 오르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웃음 뒤에는 의외의 진심도 있었다. 이준은 치어리더 체험을 위해 선수별 응원가를 포함한 37곡의 동작을 미리 외웠고, 경기 종료 때까지 응원단상에서 함께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준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예상 밖의 조합과 이준 특유의 과몰입이 맞물리면서 한 번의 야구장 퍼포먼스는 올해를 대표하는 숏폼 밈 중 하나로 번졌다.
▶ "아무도 안 봤으면" 했는데…알고리즘이 무대 위로 올린 하지원

'음악중심'
배우 하지원은 20여 년 전 발표한 노래로 다시 음악방송 무대에 섰다.
'홈런'은 하지원이 지난 2003년 주연을 맡은 영화 '역전에 산다'의 OST로 직접 가창한 곡이다. 당시 영화와 함께 선보였던 노래가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온라인에서 다시 주목받으면서 뜻밖의 역주행 흐름을 탔다.
계기는 유튜브였다. 하지원은 과거 '홈런' 활동 영상을 다시 보며 부끄러워했지만, 관련 영상과 숏폼이 빠르게 퍼지며 관심이 커졌다. 이후 웹예능에서는 일정 조회수를 넘기면 '홈런' 무대를 재현하겠다는 공약까지 내걸었다.
결국 공약은 현실이 됐다. 하지원은 지난 5월 MBC '쇼! 음악중심'에 출연해 20여 년 만에 '홈런' 무대를 다시 선보였고, 해당 무대 영상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이어갔다.
한때 과거 활동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던 '홈런'은 알고리즘을 타고 새로운 세대에 닿았고, 결국 하지원을 다시 음악방송 무대 위로 불러냈다.
▶ ITZY 타이틀곡도 아닌데 6년 만에…961위에서 시작된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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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동안 앨범 속에 머물던 수록곡이 뒤늦게 주인공이 됐다.
있지는 지난 2월 월드투어 'TUNNEL VISION'에서 2020년 발표한 'THAT'S A NO NO'의 퍼포먼스를 처음 공개했다. 'WANNABE'가 수록된 미니 2집 'IT'z ME'의 3번 트랙으로, 팬들 사이에서는 꾸준히 사랑받았지만 별도의 음악방송 활동곡은 아니었다.
반응은 새로운 퍼포먼스가 공개되면서 커졌다. 멤버들의 챌린지를 시작으로 트와이스 모모·지효, 제로베이스원 장하오, 이채연 등 동료 가수들이 잇따라 참여했고 관련 영상들이 숏폼을 타고 확산됐다. 풀캠 영상 역시 유튜브 국내 인기 비디오 일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음원 순위도 움직였다. 'THAT'S A NO NO'는 멜론에서 961위로 진입한 뒤 191위까지 가파르게 상승했고, 이후 TOP100까지 진입하며 6년 만의 역주행을 이어갔다.
결국 있지는 지난 3월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THAT'S A NO NO' 무대를 선보이며 뒤늦은 인기에 화답했다. 타이틀곡도, 신곡도 아니었던 6년 전 수록곡이 새로운 퍼포먼스와 숏폼을 만나 다시 차트에 오르고 음악방송 무대까지 이어졌다.
▶ 싸이월드 BGM이 숏폼으로…19년 만에 다시 뜬 에픽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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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년 전 히트곡까지 다시 차트로 돌아왔다.
에픽하이가 지난 2007년 발표한 'Love Love Love'는 올해 이른바 '하트 챌린지'를 타고 다시 주목받았다. 노래에 맞춰 손으로 하트를 만드는 영상이 숏폼에서 퍼지기 시작했고, 후배 가수들과 이용자들의 참여가 이어지면서 2000년대에 발표된 원곡까지 자연스럽게 소환됐다.
그 결과 'Love Love Love'는 19년 만에 멜론 TOP100에 다시 진입했다.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 등 주요 음원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오르며 오랜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역주행에 성공했다.
특히 'Love Love Love'는 발표 당시에도 온라인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2007년에는 싸이월드 미니홈피 BGM으로 널리 소비됐다면, 2026년에는 릴스와 쇼츠, 틱톡을 통해 새로운 세대의 플레이리스트로 넘어왔다. 아이브와 트와이스, 엔하이픈, NCT WISH 등 4·5세대 아이돌이 숏폼과 무대에서 곡을 잇따라 언급하며 세대가 다른 팬층까지 다시 끌어들였다.
같은 노래를 띄운 온라인 공간은 19년 사이 완전히 달라졌다. 싸이월드에서 숏폼으로 무대만 바뀌었을 뿐, 'Love Love Love'는 또 한 번 온라인을 타고 전성기를 맞았다.
▶ '환승연애4' 한 장면이 차트 1위로…카더가든의 5년 만 역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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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더가든은 5년 전 발표한 곡으로 멜론 TOP100 정상까지 올랐다.
2021년 발표한 '그대 작은 나의 세상이 되어'는 티빙 '환승연애4'에서 원규와 지현의 추억이 담긴 곡으로 등장하며 다시 주목받았다. 원규가 과거 두 사람이 함께 들었던 노래의 가사를 직접 적어 지현에게 건넸고, 이를 본 지현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 실제 노래까지 삽입되며 두 사람의 서사와 맞물렸다.
방송 이후에는 해당 장면과 두 사람의 이야기가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됐다. 프로그램을 넘어 원규와 지현의 서사가 온라인에서 계속 소비되면서 자연스럽게 배경에 흐른 노래에도 관심이 쏠렸다.
순위권 밖에 있던 곡은 가파르게 차트를 거슬러 올라가 결국 멜론 TOP100 1위를 차지했다. 카더가든 역시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며 "두 분의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제 노래를 전달해준 것 같다"고 원규와 지현에게 직접 고마움을 전했다.
5년 전 수록곡을 다시 꺼내든 건 신곡 활동도, 챌린지도 아니었다. 연애 예능의 한 장면이 온라인으로 옮겨가 반복해서 소비되면서 잊혀 있던 노래까지 다시 차트 정상으로 끌어올렸다.
◇ 알고리즘이 준 뜻밖의 기회
과거에는 신인이나 무명 스타가 이름을 알리기 위해 방송 출연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했다. 가수에게는 음악방송과 예능 출연이, 배우에게는 화제작을 만나는 것이 인지도를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이었다.
지금도 방송과 작품의 영향력은 여전히 크다. 다만 스타와 콘텐츠를 접하는 경로가 이전보다 훨씬 많아졌다.
신곡이 아닌 2년 전 노래가 역주행하고, 이미 활동을 마친 그룹의 무대가 다시 화제가 된다. 수년 전 수록곡이 뒤늦게 음악방송에 오르고, 23년 전 노래의 주인공이 다시 무대에 서는 일도 생겼다.
숏폼과 추천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변화다. 언제, 어떤 장면이 다시 주목받을지 예상하기 어려워지면서 오래된 콘텐츠가 뒤늦게 다시 화제가 되는 일도 잦아졌다
2026년 연예계에서는 최신작만 화제의 중심에 서는 것이 아니다. 이미 지나간 노래와 무대, 장면도 몇십 초짜리 영상 하나를 계기로 다시 소환되고, 새로운 세대의 취향과 맞물리는 순간 또 한 번 현재형 콘텐츠가 된다. 그 흐름의 중심에는 알고리즘이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각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