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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김나박이'로 불리며 가요계를 대표하는 보컬리스트로 꼽혀온 김범수가 과거 콘서트 당일 공연을 취소한 뒤 무대 공황을 겪게 된 사연을 털어놨다.
13일 방송된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에는 드라마 '김부장'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주상욱이 스페셜 MC로 출연한 가운데, 김범수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날 김범수는 발성 센터를 찾아 자신의 목 상태를 점검했다. 대표곡 '보고 싶다'를 부르던 그는 예전처럼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 목소리에 답답함을 드러냈고, 연습 과정에서도 거듭 음이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던 중 김범수는 7년 전 콘서트를 당일 취소해야 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저는 그날이 정말 너무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범수는 "리허설 1시간 전부터 목을 푸는데, 보통 목이 풀리기 시작하면 '내일 아침까지 목을 써도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한 시간 정도 목을 썼는데 배터리가 5% 정도 남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상함을 느끼고 계속 목을 풀어봤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됐다. 그는 "공연도 아직 안 했는데 1%가 남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결국 리허설을 중단하고 병원을 찾았다. 전날까지만 해도 괜찮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하루 만에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고, 의사로부터 현재 상태로는 공연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들었다.
김범수는 "그날의 기분은 가수로서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공연장으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관객들의 입장이 시작된 상황이었다.
결국 공연 취소를 직접 알리기 위해 무대에 올라야 했다. 김범수는 당시 무대로 향하던 순간에 대해 "걸음이 너무 무섭고 차가웠다. 교수형대에 올라가는 느낌이었다"며 "저기에 올라가면 다시는 못 내려올 것 같고, 어디론가 사라질 수 있으면 없어져 버리고 싶은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자신의 상태를 관객들에게 직접 들려주기 위해 첫 곡을 불렀다. 당시 김범수는 "지금 이 상태로 여러분들에게 노래를 들려드린다는 건 누가 된다고 생각해서 오늘 공연을 강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며 공연 취소를 알렸다. 이어 먼 길을 찾아온 관객들에게 "가수로서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객석에서는 오히려 "힘내세요", "괜찮아요"라는 응원이 이어졌다. 김범수는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을 한 명씩 직접 배웅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를 "발가벗겨진 기분"이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박수를 받을 일이 아닌데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박수가 나오기 시작했고, 괜찮다고 해주시니까 너무 따뜻했다. 그래서 더 죄송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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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연장을 떠난 뒤 후폭풍이 찾아왔다. 김범수는 "집에 돌아와 누웠는데 내가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던 거다"라며 "큰 사고를 당하면 그 순간이 뇌에 인지돼 악몽처럼 나타나는 것처럼, 그때 생긴 트라우마가 시작이었던 것 같다. 그 이슈가 계속 저를 괴롭혔다"고 털어놨다.
평소 김범수에게 무대는 두려움과 거리가 먼 공간이었다. 그는 무대를 "재밌게 노는 놀이터 같은 느낌"이었다고 표현하면서도, 사건 이후에는 무대에 오르면 손발이 저리고 식은땀이 흐르는 등 극심한 긴장 증상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자신의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심하게 뛰기도 했다고.
결국 김범수는 약 1년간 안식년을 갖고 제주도에서 노래를 멀리하며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다시 무대에 선 순간 트라우마가 재현됐다.
그는 "생각보다 괜찮다고 생각하고 딱 시작했는데 바로 그 트라우마와 공황에 다시 빠져들더라. 그 두려움이 눈앞에 나타났다"며 "1년을 쉬었는데 그게 그렇게 넘길 일이 아니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이후 무대에서 뜻대로 노래하지 못하는 일이 점차 잦아졌다는 김범수. 그는 그동안 "내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버텨왔다며 오랜 시간 홀로 감당해온 무대 트라우마를 털어놨다. 신동엽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며 김범수의 상태를 전했고, 이를 스포츠 선수들이 겪는 트라우마에 빗대 설명했다.
사진=SBS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