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인도네시아가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금메달 하나에 88년치 월급을 포상으로 내건 가운데 '배드민턴 여제' 안세영이 버티고 있는 여자단식은 일찌감치 포기하는 분위기다.
지난 10일 인도네시아 매체 '안타라뉴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배드민턴협회는 오는 19일 일본에서 개막하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3개 종목을 통해 금메달 하나 이상 따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무함마드 파딜 임란 회장은 지난 9일(한국시간) 자카르타 대통령궁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선수단 출정식 이후 "남자 쪽에서 금메달 하나를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동기부여는 확실하다.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게 30억 루피아(약 2억3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네시아 제조업 근로자의 평균 월급이 약 284만 루피아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액수다. 단순 계산하면 약 1056개월, 무려 88년치 월급에 해당한다.
임란 회장도 "선수들은 분명 더 큰 동기부여를 받고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대통령이 약속한 보너스가 있으니 더욱 그렇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인도네시아는 한때 중국과 세계 배드민턴을 양분했던 전통 강호다. 올림픽에서 따낸 금메달 10개 가운데 무려 8개가 배드민턴에서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배드민턴 금메달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이번에는 남자부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남자 단체전에는 조나탄 크리스티와 알위 파르한, 모흐 자키 우바이딜라, 무함마드 유수프(이상 단식)를 비롯해 파자르 알피안-무함마드 피크리 조, 레오 롤리 카르난도-다니엘 마르틴 조(이상 복식) 등 인도네시아가 자랑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격한다.
이 중 우바이달라와 유수프는 단체전에만 나서고 다른 선수들은 개인전에도 출전한다.
가장 주목받는 카드는 역시 남자복식 알피안-피크리다. 세계 정상권에 올라 있는 이들은 한국의 서승재-김원호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놓고 정면충돌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인도네시아가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 알피안-피크리는 지난 7월 일본 오픈과 중국 오픈 결승에서 잇따라 서승재-김원호를 꺾으며 두 대회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 단식에는 크리스티가 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티는 최근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서며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 단체전은 물론 개인전에서도 인도네시아가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다.
반면 여자단식은 비관적이다. 세계랭킹 7위 푸트리 쿠수마 와르다니는 충분히 메달권을 노릴 수 있는 선수지만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 안세영이라는 거대한 벽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와르다니는 동갑내기 안세영만 만나면 주늑이 들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안세영과 지금까지 10번 만나 10번 모두 패했다. 지난해 12월 BWF 월드투어 파이널스 조별리그에서 1게임을 21-8로 빼앗아 안세영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역전패했으나 이후 대결에서 맥 없이 무너졌다.
안세영 이기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보니 인도네시아배드민턴협회는 최근 중국이 휘청거리고 있는 남자부 3개 종목에서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안타라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