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루마니아 축구계가 '블랙카드' 제도를 도입한다.
유소년 축구장에서 자녀를 응원한다는 이유로 심판과 지도자, 상대 선수에게 폭언과 위협을 가하는 학부모와 팬들을 막기 위한 새로운 제도다.
포르투갈 매체 '우 조구'에 따르면 루마니아축구협회는 11일(한국시간) 유소년 축구 경기에서 부모와 관중의 부적절한 행동을 제재하기 위한 블랙카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16세 이하(U-16)과 U-17 등 유소년 연령대 경기에서 적용될 예정이다.
블랙카드는 총 세 단계의 절차를 거쳐 나온다.
첫 번째는 경고다. 심판이 관중석에서 부적절한 행동을 확인하면 해당 팀 감독에게 상황을 알리고, 감독이 문제를 일으키는 부모나 팬에게 직접 행동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하도록 한다.
그래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경기를 10분 동안 중단하고, 심판은 선수들을 라커룸으로 돌려보낸다. 그동안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이 해당 관중에게 다시 한번 경고하고 상황을 정리한다.
마지막이 블랙카드다. 경기가 재개된 뒤에도 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심판은 블랙카드를 제시하며 이 순간 경기는 종료된다.
블랙카드가 발동된 경기는 다시 시작할 수 없도록 하는 강력한 조치다.
루마니아축구협회가 규정한 '부적절한 행동'의 범위도 넓다.
자신의 자녀에게 폭언하거나 때리고 미는 행동부터 자기 팀 지도자에게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행위가 포함된다. 상대 팀 선수나 코칭스태프를 향해 욕설을 하거나 물리적으로 위협하는 것도 대상이다.
심판과 경기 관계자에게 지속적으로 항의하거나 폭언을 퍼붓고, 밀거나 때리는 행위 역시 블랙카드 절차가 시작될 수 있는 사유다.
관중끼리의 충돌도 마찬가지다. 다른 부모 또는 팬과 언쟁을 벌이거나 더 나아가 신체적인 충돌까지 이어질 경우 역시 제재 대상이 된다.
유소년 경기에서 어른들의 과도한 경쟁심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피해를 보는 상황을 막겠다는 것이다.
유소년 축구에서는 자녀의 출전 시간이나 판정, 경기 결과를 둘러싸고 학부모가 지도자 또는 심판과 충돌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때로는 상대 팀 어린 선수에게 직접 폭언을 쏟아내는 일까지 발생한다.
루마니아축구협회는 단순한 사후 징계만으로는 이런 문제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 경기 도중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다.
블랙카드 제도는 일반적인 축구 카드가 선수와 지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과 달리 관중석의 부모와 팬 행동까지 경기 운영의 직접적인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자녀를 응원하기 위해 찾은 경기장에서 벌이는 폭언과 난동이 결국 그 자녀가 뛰는 경기 자체를 끝내버릴 수도 있다.
사진=오조고 /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