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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훈,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에서도 살아남아"…'야구 비인기' 英 대중지도 장훈 별세 추모했다→"오른손 다친 뒤 왼손 타자로 노력"

기사입력 2026.09.11 02:59 / 기사수정 2026.09.11 02:59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재일교포 출신으로 일본프로야구(NPB)의 전설적인 타자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이 8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가운데 영국에서 그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집중 조명했다.

특히 어린 시절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에서 살아남은 뒤 수많은 역경을 딛고 일본 야구 역사상 유일한 3000안타 타자가 됐다고 강조했다.

영국 더선은 10일(한국시간) "하리모토 이사오 사망. 히로시마 원자폭탄을 견뎌내고 기록적인 안타를 가진 야구 레전드가 86세 나이로 별세"라고 보도했다.

NPB 전·현직 선수들로 구성된 명구회는 10일 장훈이 전날인 9일 오전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194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장훈은 어린 시절 사고로 오른손에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후유증으로 오른손 손가락이 자유롭지 않았지만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왼손 타자로 성장했고, 오른손 상태에 맞춘 특수 글러브를 사용하며 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더 큰 비극도 겪었다. 1945년 8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이 투하됐을 당시 장훈은 불과 다섯 살이었다. 폭발에서 살아남았지만 가족도 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이 점을 주목한 더선은 "장훈의 여동생 가운데 한 명이 원폭으로 목숨을 잃었으며, 장훈은 어머니의 보호 속에 살아남았다"고 전했다.

그렇게 전쟁과 장애, 재일교포로서의 어려움을 견딘 장훈은 훗날 일본 야구의 역사를 새로 썼다.

1959년 도에이 플라이어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롯데 오리온스 등을 거치며 1981년까지 무려 23시즌을 뛰었다.

통산 기록은 압도적이다. NPB 2752경기에서 9666타수 3085안타, 타율 0.319, 504홈런, 1676타점, 319도루를 기록했다. 출루율은 0.399, 장타율은 0.534였다.

특히 3085안타는 지금도 NPB 통산 최다안타 기록이다.



장훈은 NPB 역사상 최초로 통산 3000안타를 돌파한 선수이자, 현재까지 일본프로야구 최상위 리그에서 3000안타 이상을 기록한 유일한 선수다. 아시아 선수 최초의 3000안타 기록이기도 했다.

여기에 500홈런과 300도루까지 동시에 넘어섰다. NPB에서 3000안타-500홈런-300도루를 모두 기록한 선수 역시 장훈 뿐이다.

꾸준함에서도 뛰어났다. 1966년부터 1974년까지 9시즌 연속 타율 3할 이상을 기록했고, 통산 7차례 타격왕에 올랐다. 1990년에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장훈은 한국 프로야구 발전에도 힘을 보탰다.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KBO 총재 특별보좌로 활동했고, 한국과 일본의 여러 구단에서 타격 인스트럭터로 후배들을 지도했다.

2007년에는 한국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이후 장훈은 2024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현역 은퇴 후 일본 국적으로 귀화한 사실도 공개했다.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도 야구장을 떠나지 않았다. 지난 7월 말 은퇴 선수들이 출전하는 '산토리 드림매치'에 참가해 직접 대타로 타석에 들어섰고,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8월 초 방송에 출연해서는 다음 해 대회에도 참가하고 싶다는 뜻을 밝힐 만큼 여전히 야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명구회는 그의 별세에 깊은 애도를 표했다.

명구회는 "모든 회원은 하리모토 이사오 씨가 오랜 세월 남긴 위대한 업적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하며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해외 팬들도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편히 잠들기를 바란다", "전설의 명복을 빈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전쟁과 원폭, 장애와 차별이라는 거대한 역경을 견뎌낸 뒤 아시아 최초의 3000안타 타자가 된 장훈의 이름은 한일 야구사에 오래 남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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