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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망고 먹고 싶어요" 에이스 한마디에 타이베이 5곳 뒤졌다…'12K 무실점' 하현승 괴력투 만든 대표팀의 특급 지원

기사입력 2026.09.10 17:49 / 기사수정 2026.09.10 17:49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에 출전한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을 위해 마련한 대만 현지 아이원 망고. 공동취재단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에 출전한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을 위해 마련한 대만 현지 아이원 망고. 공동취재단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하현승(부산고)의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B조 조별리그 첫 경기 대만전 5⅔이닝 12탈삼진 무실점 괴력투에는 '망고의 힘'이 작용했다.

대만전을 하루 앞둔 6일 대표팀 선수들이 머무는 대만 타이베이 숙소에서는 뜻밖의 망고 파티가 열렸다. 선수들은 저마다 플라스틱 박스에 가지런히 담긴 망고를 먹기에 바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준비한 깜짝 선물이었다. 이 선물을 간절히 원한 주인공은 대표팀 에이스 하현승이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마지막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친 하현승은 김민훈(광주진흥고)과 "망고가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를 옆에서 들은 협회 관계자가 하현승에게 다시 한번 의사를 확인했고 하현승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때부터 '망고 공수 작전'이 시작됐다.

협회 관계자는 타이베이 시내 청과물 시장으로 향해 약 1시간 동안 망고를 찾아다녔다. 대표팀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애매한 망고가 아닌 제대로 된 망고가 필요했다. 

협회 관계자는 "대만 망고 중에서는 아이원 망고가 최고로 꼽힌다. 애플망고처럼 붉은색을 띠고 향이 진하면서 단맛도 강하다"며 "5∼7월이 제철이라 지금은 쉽게 구할 수 없었다. 상점 5곳을 돌아다닌 끝에 찾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렇게 오후 10시가 돼서야 두 손 가득 과일 상자를 들고 숙소로 돌아온 협회 관계자는 선수들을 불러 모아 망고를 나눠줬다. 단순히 '망고를 좋아하느냐'고 물어본 정도로 생각했던 하현승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하현승은 "민훈이와 한국에 있을 때부터 대만에 가면 현지 망고를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며 "망고를 먹고 힘이 날 수밖에 없었다. 오히려 협회에서 이렇게까지 노력해 주신 것에 감사했고, 부담까지 생겨 대만전에서 열심히 던질 수밖에 없었다"고 웃었다.

선수들의 만족도는 100%였다. 하현승은 "한국 망고가 밍밍하다면 대만 망고는 살이 쭉쭉 찌는 맛일 정도로 당도가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김민훈은 선수당 배정된 한 박스를 먹은 뒤 추가로 한 박스를 더 먹고도 성에 차지 않았다고 한다. 처음 망고가 담겨 있던 박스를 다시 찾아가 기웃거렸다는 후문이다. 

박근서(서울디자인고)는 "혀가 얼얼할 정도로 단맛이 났다. 끝내 망고를 구하지 못한 민훈이가 나에게 오더니 망고를 한 입만 더 달라고 졸랐다"고 웃었다. 망고의 힘을 받은 박근서와 김민훈은 나란히 8일 싱가포르전과 9일 태국전에 선발 등판해 각각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처럼 선수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하나라도 더 챙기려는 협회의 지원은 이번 대회에서 연일 이어지고 있다. 

대만 입성 첫날인 6일에는 일본 선수단이 에너지젤을 준비해 놓은 것을 보고 곧바로 같은 제품을 구하는 데 나섰다. 2시간가량 타이베이 시내 스포츠 전문점을 돌아다닌 끝에 일본 선수단과 같은 제품을 마련했다. 엄준상(덕수고)은 "확실히 에너지젤을 먹고 경기에 임하니 6회를 넘어 막판까지 힘이 유지된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협회는 이번 대회에서 8년 만의 정상 탈환과 한국 아마추어 야구의 위상 회복을 위해 물심양면으로 대표팀 지원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수단장을 맡은 송병준 협회 부회장이 있다.

송병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지난 8일 대만 신베이 신장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조별리그 2차전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송병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부회장이 지난 8일 대만 신베이 신장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조별리그 2차전 싱가포르전을 앞두고 인터뷰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지난해부터 협회 부회장을 맡은 송 단장은 야구와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서울대학교 창업 동아리 '벤처'의 초대 회장을 지낸 그는 2000년 '피츠넷'을 설립했다. 1년 후 야구 모바일 게임으로 잘 알려진 '게임빌'로 회사 간판을 바꿨다. 2013년에는 경쟁사 컴투스를 인수해 컴투스홀딩스 설립을 이끌었다. 

현재 컴투스홀딩스 의장을 맡고 있는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라이센스를 얻어 '9이닝스'라는 모바일 게임을 미국에서 운영 중이며 대만 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야구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아마추어 야구에 대한 지원으로도 이어졌다. 송 단장은 이번 대회에서 선수단을 직접 챙기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그는 "단장으로 오게 돼 영광스럽다. 대만과 일본의 야구 저변을 보면서 느끼는 점이 많다"며 "컴투스와 협회가 협업해 고교 야구와 여자 야구 등 한국 야구 인프라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더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만전 승리에 협회의 노력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면 다행이다. 남은 경기에서도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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