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지난해까지 KBO리그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우완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1)가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 후 치열한 생존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고 있는 가운데, 불과 7주 사이 벌써 세 번째 방출대기(DFA) 조치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다루는 'MLB 트레이드 루머스(MLBTR)'는 10일(한국시간) "애틀랜타가 구단 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에르난데스를 DFA 처리했다"며 "최근 7주 동안 벌써 세 번째 DFA"라고 전했다.
애틀랜타는 에르난데스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는 대신 트리플A 귀넷 스트라이퍼스에서 뛰던 좌완 베일리 폴터의 계약을 메이저리그로 전환했다. 오른쪽 무릎 관절경 수술을 받은 브라이스 엘더를 15일짜리 부상자 명단(IL)에 올렸고, 베테랑 우완 레이날도 로페스도 IL에서 복귀시켰다.
에르난데스에게는 익숙한 절차가 됐다. 그는 지난 7월 19일 애틀랜타의 부름을 받아 빅리그에 올라왔으나 25일 DFA 처리됐다. 이후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애틀랜타에 잔류한 뒤 29일 다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포함됐지만, 8월 1일 또다시 DFA됐다.
이후 다시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고 지난 2일 세 번째로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다. 그러나 이번에도 메이저리그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성적 자체가 크게 나빴던 것은 아니다.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4경기 11이닝을 소화했고,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했다. 10피안타 6볼넷을 내주는 동안 삼진 11개를 잡았다. 트리플A 귀넷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3경기 81⅓이닝을 던져 2승5패 평균자책점 4.54를 기록했다.
'MLBTR'은 에르난데스의 독특한 상황에 주목했다.
매체는 "에르난데스는 올 시즌 초반 카를로스 카라스코가 맡았던 역할을 이어받았다"며 "마이너리그 옵션이 없는 베테랑 투수지만, 애틀랜타가 새로운 투수를 필요로 할 때마다 DFA를 거쳐 애틀랜타와 귀넷을 오가는 방식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정식 40인 로스터의 바깥에서 필요할 때마다 호출되는 '41번째 선수'와 비슷한 역할이라는 분석이다.
애틀랜타는 과거에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베테랑 투수들을 활용했다. 공교롭게도 현재 에르난데스의 전 소속팀인 LG에서 뛰고 있는 카라스코가 대표적인 사례다.
카라스코는 올 시즌 미국 무대에서 무려 7차례 DFA됐지만, 그때마다 웨이버를 통과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애틀랜타와 새로운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매체는 "애틀랜타가 이런 형태의 계약을 상당히 선호하는 것은 분명하다"면서 "에르난데스 역시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이러한 방식에 대해 "메이저리그 연봉과 서비스 타임을 확보하는 가장 일반적인 길은 아니지만, 이런 방식을 활용하는 구단들은 대체로 선수에게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고 미리 기대치를 설정한다"며 "선수 이동이 어지러울 정도로 잦아질 수 있지만, 구단 입장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불펜에서 긴 이닝을 맡을 수 있도록 충분히 투구 수를 끌어올린 투수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선발진의 잦은 부상에 시달렸던 애틀랜타에는 이 같은 투수의 존재가 유용하다는 설명이다. 에르난데스 입장에서도 다른 구단에서 장기간 트리플A에 머무르는 것보다 짧게나마 반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올라가 서비스 타임을 쌓을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한편 에르난데스는 국내 야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인데, 2024년 시즌 도중 LG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BO리그에 입성해 11경기에서 3승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이듬해 재계약에 성공했지만 14경기 4승4패 평균자책점 4.23에 그친 뒤 시즌 도중 방출됐다.
LG와 결별한 뒤에는 다시 미국 무대를 두드렸다. 지난해 8월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고 시즌 종료 후 FA가 된 뒤 11월 애틀랜타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올해 트리플A와 메이저리그를 오가면서 빅리그 재도전에 나섰다.
에르난데스의 향후 거취는 다시 웨이버 절차에 달렸다. 다만 애틀랜타가 최근 두 차례 DFA 이후에도 그와 재계약해 필요할 때마다 빅리그로 불러올 수 있는 자원으로 활용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동행을 이어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세 번째 DFA를 맞은 에르난데스가 이번에도 애틀랜타에 남아 다시 한번 빅리그의 부름을 기다리게 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X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