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9-29 12:29
연예

[19년 동안 바뀐 연예계①] "요즘이면 난리 난다" ♥아이돌 가상 결혼·시청률 40%…이제 볼 수 없습니다 (창간 19th)

기사입력 2026.09.26 10:10



19년이면 강산이 두 번쯤 변할 시간. 연예계는 그보다 더 바쁘게 변했습니다.미니홈피 BGM은 SNS 게시물의 음악이 됐고, 본방사수만 기다리던 시대에서 OTT 정주행까지 일상이 됐으며, TV 속 스타들은 이제 손안의 화면에서 팬들과 직접 만납니다. 

"망했다", "끝났다", "사라졌다"는 말도 그만큼 많이 나왔지만, 신기하게도 콘텐츠는 어떻게든 살아남았습니다. 2007년부터 2026년까지, 없어진 것과 생겨난 것. 그리고 살아남기 위해 변신한 것들을 엑스포츠뉴스 창간 19주년을 맞아 되짚어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좋아하는 가수와 배우를 보기 위해 TV 편성표를 들여다보고,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 엔딩곡이 흐르면 주말이 끝났음을 실감하던 때가 있었다. 수십 명의 스타가 한 화면을 가득 채우고,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드라마를 온 가족이 함께 보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었다.

컴퓨터 앞에 앉으면 미니홈피에 접속해 도토리로 산 BGM을 바꾸고, 스타들의 생생한 소식은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통해 접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나오면 음반점에서 CD를 고르던 풍경도 아직 남아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19년 전, 너무나 익숙했던 일상이다. 그 시절의 공기, 습도, 온도까지 떠오를 만큼 선명한 장면들. 2007년 문을 연 엑스포츠뉴스 역시 그 변화의 한복판을 함께 달려왔다.

사라지는 것을 기록하고, 새로 뜨는 것을 쫓으며 어느덧 19년. 창간 19주년을 맞아 이제는 보기 어려워진 풍경과 그 사이 새롭게 자리 잡은 문화를 하나씩 다시 꺼내봤다.

▶한 화면에 몇 명이야?…스타가 '우르르', TV 볼 맛 나던 대규모 예능

지금 예능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광경이다. 한 스튜디오에 수십 명의 스타가 모이고, 카메라가 잡힐 때마다 또 다른 얼굴이 등장했다.

KBS 2TV '스타 골든벨',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 MBC '세바퀴', SBS '강심장' 등에는 가수와 배우, 방송인들이 대거 출연했다. 한 회에 수십 명이 등장하는 것도 낯설지 않았다.

KBS 2TV '청춘불패', SBS '영웅호걸'처럼 서로 다른 걸그룹의 멤버들을 한 프로그램에 모으는 포맷도 인기를 끌었다. 본업에서는 각기 다른 팀으로 활동하던 멤버들이 예능에서는 친구가 되고, 티격태격하며 새로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각 방송화면
각 방송화면


한술 더 떠 아이돌이 방송에서 '결혼'까지 했다.

2008년 시작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는 스타들이 가상 부부가 돼 데이트를 하고 신혼생활을 꾸렸다. 실제 열애설 하나에도 팬덤이 들썩이는 지금의 분위기를 생각하면 꽤 과감하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요즘이라면 방송 전부터 팬덤이 들썩일 법한 설정이 당시에는 매주 안방극장을 찾았다.

2017년 막을 내린 '우리 결혼했어요'도 어느덧 종영 10년을 바라보고 있다. 당시에는 익숙했던 '가상 결혼'이라는 예능 포맷도 이제는 꽤 오래된 추억이 됐다.

한 프로그램에 스타 수십 명이 모이던 풍경은 이전보다 보기 어려워졌다. 대신 소수 출연진의 관계성에 집중하거나, 스타 개인과 그룹의 자체 콘텐츠를 통해 각자의 캐릭터를 만나는 방식이 익숙해졌다.

▶'사랑해요, 연예가중계'…일주일치 연예계가 한곳에

스타의 소식도 정해진 시간에 확인하던 시절이 있었다.

KBS '연예가중계', MBC '섹션TV 연예통신', SBS '한밤의 TV연예'는 한 주 동안 벌어진 연예계 이야기를 모아 전했다. 열애와 결혼, 사건사고부터 영화·드라마 현장, 인터뷰까지 한 프로그램을 보면 연예계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스타가 출연한다는 예고가 뜨면 방송 시간을 기다렸다. 제작발표회나 시사회 현장을 TV로 접하고, 화제가 된 소식을 다시 정리해보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연예가중계
연예가중계


지금은 스타의 소식을 접하는 경로가 훨씬 촘촘해졌다. 포털과 온라인 매체를 넘어 SNS와 유튜브,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실시간으로 연결되면서 게시물 하나, 짧은 영상 하나도 곧바로 새로운 화제가 된다. TV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방송될 즈음이면 이미 지나간 이슈가 되는 경우도 많아졌다.

스타가 직접 근황과 입장을 전하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 작품 홍보를 위해 유튜브 웹예능을 찾고, 자신의 채널에서 촬영 비하인드와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직접 소통한다.

한때는 한 주의 연예계 소식을 TV 프로그램을 통해 한꺼번에 정리해봤다면, 이제는 새로운 소식과 반응이 하루에도 수차례 이어진다. 일주일을 기다려 스타의 소식을 확인하던 풍경도 점차 과거의 모습이 됐다.

▶도토리 좀 써봤다면 안다…BGM부터 'Tell Me' UCC까지

TV를 끈 뒤에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미니홈피에 접속했다.

도토리로 스킨과 BGM을 사고, 일촌의 미니홈피를 한 바퀴 돌았다. 특히 어떤 음악을 걸어두느냐는 꽤 중요했다. 대문에 적어둔 말보다 BGM 한 곡이 그날의 기분을 더 솔직하게 보여주기도 했다.

빅뱅 '거짓말', 에픽하이 'Love Love Love', FT아일랜드 '사랑앓이', 허밍어반스테레오 'Hawaiian Couple' 등 당시 사랑받은 노래들은 수많은 미니홈피에서 흘러나왔다.

19년이 지난 지금은 SNS 게시물과 스토리에 음악을 얹는다. 플랫폼은 달라졌지만 음악으로 취향과 기분을 슬쩍 드러내는 모습은 여전히 익숙하다.

2007년을 휩쓴 원더걸스 'Tell Me' 열풍도 지금과 묘하게 겹친다.

당시에는 학생부터 직장인까지 'Tell Me' 안무를 따라 하는 영상이 'UCC'라는 이름으로 쏟아졌다. 지금은 틱톡과 릴스, 쇼츠에서 신곡의 핵심 안무를 따라 하는 '챌린지'가 퍼진다.

UCC에서 챌린지까지. 19년 사이 이름과 플랫폼은 달라졌지만 '따라 하기'가 유행을 키우는 풍경은 닮아 있다.

싸이월드
싸이월드


▶음반점에서 CD 고르던 시절…지금 앨범 열면 '포카'부터

2007년은 이미 디지털 음원이 빠르게 성장하던 시기였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가수의 새 앨범이 나오면 음반점에서 CD를 직접 고르고, 집에 가져와 재생하는 풍경은 아직 남아 있었다.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면 신곡이 공개되는 순간 바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 스트리밍이 일상이 되면서 거리의 음반점 역시 예전보다 쉽게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앨범 안의 풍경도 달라졌다. K팝 앨범에는 포토카드와 포토북, 다양한 버전의 패키지가 더해졌고, CD 대신 QR코드나 NFC 등을 활용하는 형태까지 등장했다.

음반점에서 CD를 골라 집에서 재생하던 모습 대신, 음악은 스트리밍으로 듣고 앨범에서는 '최애' 포토카드를 찾는 모습이 익숙해졌다.

▶등업 기다리던 팬카페…이젠 '최애' 메시지가 먼저 온다

좋아하는 스타에게 조금 더 가까이 가기 위해 팬카페 '등업'을 기다리던 때가 있었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가입 인사를 남기고 등업을 마친 뒤 게시판을 둘러봤다. 스타가 직접 남긴 글과 사진은 팬들에게 반가운 소식이었고, 팬레터를 보내 마음을 전하는 것도 대표적인 팬 문화였다.

지금 팬들의 휴대전화에는 위버스, 버블 등 팬 소통 플랫폼이 자리 잡았다. 스타가 직접 메시지와 사진을 보내고, 라이브 방송을 켜 실시간으로 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팬의 댓글을 읽고 그 자리에서 답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팬카페와 팬레터도 여전히 존재한다. 여기에 스타가 보내는 메시지 알림과 라이브까지 더해지며 팬들이 스타를 만나는 방식은 훨씬 다양해졌다.

▶ 거실 TV 앞 본방사수·시청률 40%…이젠 OTT 몰아보기 시대

드라마 방송 시간이 약속 시간이던 시절이 있었다.

온 가족이 거실 TV 앞에 모였고, 다음 날 학교와 회사에서는 전날 방송된 드라마 이야기가 이어졌다. 시청률 40%를 넘나드는 작품이 등장할 만큼 한 작품에 대중의 관심이 한꺼번에 쏠리기도 했다.

지금도 본방사수를 즐기는 시청자는 많다. 다만 이제는 아예 마지막 회를 기다리는 시청자도 있다. OTT에 전 회차가 쌓인 뒤 한꺼번에 몰아보기 위해서다.

'더 글로리'처럼 파트를 나눠 공개하거나 '오징어 게임'처럼 시즌을 거듭하는 방식도 익숙해졌다. 온라인에서는 '주말에 정주행하기 좋은 작품'을 따로 추천할 정도다.

오래전 종영한 드라마가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서는 풍경도 생겼다.

2004년 방송된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2024년 6부작 감독판으로 다시 공개됐고, '내 이름은 김삼순', '궁', '커피프린스 1호점', '풀하우스' 등 2000년대 인기작도 다시 주목받았다.

특히 2025년 tvN '뿅뿅 지구오락실3'에서 이은지가 '미안하다, 사랑한다'를 언급한 뒤 젊은 층의 시청까지 늘었다. '본방'이 끝나면 추억으로 남던 드라마를 10년, 20년 뒤 다시 꺼내보는 일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빠바밤~" 나오면 진짜 주말 끝…그 많던 공개 코미디는

"빠바밤~."

일요일 밤 이 익숙한 멜로디가 흐르면 주말도 끝이었다. KBS 2TV '개그콘서트' 엔딩곡은 학생에게는 등교를, 직장인에게는 출근을 떠올리게 하는 사실상의 '월요일 알람'처럼 통했다.

당시 공개 코미디의 존재감은 지금보다 훨씬 컸다. '개그콘서트'를 비롯해 SBS '웃찾사', MBC '개그야' 등이 나란히 경쟁했고, 인기 코너에서 나온 유행어를 다음 날 학교와 회사에서 따라 하는 일도 흔했다.

특히 '개그콘서트'는 단순한 코미디 프로그램을 넘어 스타 개그맨의 등용문 역할을 했다. 프로그램을 거쳐 이름을 알린 개그맨들이 연말 시상식 대상을 받거나 예능, 드라마, 광고 등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방송가 중심에 서기도 했다.

각 방송화면
각 방송화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공개 코미디의 위상도 달라졌다. '웃찾사'와 '개그야'가 막을 내렸고, '개그콘서트' 역시 2020년 방송을 중단했다. 이후 2023년 '개그콘서트'가 부활해 지상파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여러 방송사의 프로그램이 동시에 경쟁하던 과거와는 풍경이 많이 달라졌다.

대신 웃음을 만나는 창구는 더 넓어졌다. 유튜브에서는 스케치 코미디와 개그맨들의 자체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짧은 장면은 쇼츠와 릴스를 통해 빠르게 퍼진다.

한때는 일요일 밤 온 가족이 같은 시간 TV 앞에 모여 웃었다면, 지금은 각자 원하는 시간과 플랫폼에서 코미디를 찾아본다. 공개 코미디가 사라졌다기보다, 웃음을 소비하는 방식 자체가 달라진 셈이다.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연예계를 즐기는 방식은 끊임없이 달라졌다. 한때는 낯설었던 문화가 어느새 일상이 되고, 너무 익숙했던 풍경은 어느 순간 추억이 됐다.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때마다 스타를 만나고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식도 다시 바뀌었다. 그리고 그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그 흐름의 한복판에서 엑스포츠뉴스도 함께 기록을 이어왔다. 2007년 문을 연 뒤 스타와 콘텐츠를 둘러싼 수많은 장면을 지켜보며 어느덧 스무 살을 한 해 앞뒀다.

지난 19년 동안 익숙했던 풍경이 사라지고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는 순간을 기록해온 만큼, 앞으로 또 무엇이 일상이 되고 무엇이 추억으로 남을지 그 다음 장면도 계속 담아갈 예정이다.

사진=각 방송화면, 각 채널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