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0의 행진이 이어지면서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경기.
최원준(KT 위즈)의 결정적인 호수비 하나가 팀의 선두 추격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KT는 9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삼성 라이온즈와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맞대결에서 이긴 KT는 시즌 전적 71승 46패 3무(승률 0.607)를 기록, 상대의 4연승 도전을 저지하는 동시에 삼성에 0.5경기 차로 성큼 다가갔다.
이날 두 팀은 토종 에이스 고영표(KT)와 원태인(삼성)이 등판했다. 잘 던지는 투수들의 맞대결인 만큼 한 점만 실점해도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고영표는 1회 김지찬과 김성윤을 잘 잡았지만, 구자욱과 최형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래도 류지혁에게 주무기 체인지업으로 타이밍을 빼앗으면서 중견수 플라이를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이후 2회 고영표는 선두타자 전병우를 투수 땅볼로 처리했다. 이어 거포 르윈 디아즈를 상대했다. 고영표가 다소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이기는 하지만, 장타력이 있어 실투 하나면 홈런이 나올 수도 있었다.
그리고 고영표가 던진 초구 패스트볼은 다소 가운데로 향한 코스로 들어왔다. 디아즈는 망설임 없이 배트를 냈고, 타구는 좌중간 쪽으로 향했다. 적어도 2루타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타구를 포착한 중견수 최원준이 펜스까지 달려갔고, 완벽한 점프 타이밍으로 담장에 붙어 타구를 잡아냈다. 그야말로 슈퍼캐치였다. 경기장에 있던 모두를 놀라게 만든 호수비였다.
고비를 넘긴 고영표는 큰 위기 없이 이닝을 풀어나갔고, 7이닝 4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후 6회 김현수의 2점 홈런이 터지면서 KT는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이날 최원준은 몸살 기운이 있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이 여파인지 타격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수비 하나로 이 모든 걸 상쇄시켰다.
이강철 KT 감독은 "야수들이 전체적으로 수비에서 좋은 집중력을 보여줬다"며 "특히 최원준의 호수비로 팽팽한 흐름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호수비의 도움을 받은 고영표는 "맞는 순간 넘어갈 거라 생각했다. 디아즈 선수가 정타이밍으로 잘 쳤다. 깊은 곳으로 가서 다행이긴 했다"며 "펜스 앞에서 낚아채는 걸 보고 오늘 잘 풀리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 호수비가 흐름을 끊는다"고 했다.
이어 "몸 상태가 안 좋은지는 잘 몰랐는데, 그럼에도 투혼을 발휘해줘서 우리 팀 선수들이 얼마나 중요한 경기인지를 보여주는 마음가짐이었다"며 최원준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최원준은 "타구가 뻗어나가는 상황이라 쉽지는 않았는데, 중요한 경기였던만큼 달리면서 무조건 잡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밝혔다.
사실 최원준은 아마추어 시절 주로 내야수를 맡았고, 프로 초기에도 내야 자원으로 분류됐다. 내·외야를 병행하던 그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외야수로 뛰기 시작했고, 중견수와 우익수를 오가며 활약하고 있다.
아직도 최상급의 수비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점차 외야에 적응해가면서 최원준은 전업 외야수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최원준은 "외야를 한 지 이제 5년 정도 되어가는 것 같은데 코치님께서 디테일한 부분들을 많이 짚어주셨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그래도 이제는 수비가 점점 자리잡아 정립되어 가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박경수 코치에게 감사를 전한 최원준은 "시즌 후반 공수 어디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사진=KT 위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