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드래프트가 끝나고 눈물이 난 건 처음이었다." (A학교 코치)
지난달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이날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은 3라운드까지 15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3년 연속 전체 1순위 지명권을 차지한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외국국적동포선수 가네다 마나(포워드)를 지명했고,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한 부산 BNK 썸은 수피아여고 가드 임연서를 뽑았다.
가네다는 일본 W리그 토요타 안텔롭스와 샹송 V-매직에서 뛴 경력자고, 임연서는 수피아여중 시절부터 '신동 가드'로 이름을 날리며 고교 무대를 평정했다.
이날 가장 눈에 띈 점은 1라운드에서 고교 졸업 예정 선수가 단 2명만 선발됐다는 점이다. 3순위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은 재일교포 3세 김리혜(포워드), 4순위 부천 하나은행도 아버지가 한국 국적인 오쿠라 유리(센터), 5순위 청주 KB스타즈는 사천시청 농구단 소속이지만 미국 출신인 원이아나(가드)를 뽑았다.
3팀 연속 동포선수를 지명한 뒤, 1라운드 마지막 순서였던 용인 삼성생명 블루밍스가 숙명여고 포워드 이소희를 지명했다. 이후 삼성생명은 2라운드 지명권 2장을 일본 국적의 가네미츠 아야네, 재일교포 조우에게 사용했다.
취업의 문을 연 15명 중 해외파가 6명이었다. 6개 구단 중 BNK만 고교 졸업 예정자로만 3명을 뽑았고, 나머지 팀들은 모두 해외파를 1명씩 지명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2026 국제농구연맹(FIBA) U18 아시아컵에 뽑힌 고교 선수 12명 중에는 임연서와 이소희, 이수현(선일여고-우리은행), 송은지(청주여고-BNK), 조희원(선일여고-신한은행) 등 5명이 지명됐다. 절반 아래였다.
이에 프로에 지명된 선수들이 동기들을 응원하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이어졌다. 수피아여고는 올해 드래프트에 참가한 3명이 모두 지명됐는데, 2라운드 4순위 지명자 정지윤(우리은행)은 남아있던 포워드 김사랑에게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리고 다음 순번에서 신한은행이 김사랑을 지명하자 임연서까지 세 선수가 모두 눈물을 보였다.
드래프트가 끝난 후 현장 지도자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충격과 안타까움이었다. 고교 유망주들이 예상보다 훨씬 낮은 순번으로 밀리거나 아예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현장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았다.
A학교 코치는 "2008년생 선수(고교 졸업 예정자)들이 2라운드 초반까지 박수만 치고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봐도 분명 1라운드급 선수들이 있었는데 터무니 없이 밀려난 경우가 많았다"면서 "희망을 보고 고등학교 때부터 힘들게 했던 애들인데, 너무 허무하게 뺏긴 느낌이다"라고 얘기했다.
B학교 코치 역시 비슷한 시선을 보냈다. 그는 "교포선수들이 아니었다면 순번상 충분히 뽑힐 수 있었던 선수들이 있었다"며 "여고 지도자 입장에서는 국내 선수 한 명이라도 더 프로에 진출했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프로팀 역시 안타까움을 전했다. WKBL C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고졸 선수 11명 정도가 지명됐는데, 올해는 8명이 뽑혔다"며 "청소년대표 선수마저 부름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나왔다"고 했다.
고교 선수들에게 이번 드래프트는 프로 진출 경쟁의 냉혹한 현실을 확인한 무대였다. 동시에 한국 여자농구가 과제도 분명하게 드러난 하루였다.
사진=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