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경남고 거포 이호민이 청소년 국가대표 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대만전 결승 득점을 만든 희생 뜬공 활약과 함께 KIA 타이거즈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급부상할지 주목되는 분위기다.
이호민은 지난 7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B조 조별리그 1차전 대만전에 4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팀의 2-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날 경기에서 이호민은 6회초 1사 1, 3루 기회에서 우익수 방면 희생 뜬공을 때려 3루 주자 조희성의 홈인을 이끌며 팀의 두 번째 득점을 만들었다. 1승 이상의 의미를 갖는 대만전에서 4번 타자로 제 역할을 해낸 순간이었다.
대회 하루 전 대만 타이베이의 대표팀 숙소에서 만난 이호민은 첫 청소년 대표팀 발탁 소감을 솔직하게 전했다. 그는 "친구들의 연락으로 발탁 소식을 들었다. 대표팀에 승선했다는 건 곧 프로 지명을 뜻하는 만큼 더 기뻤다. 감독님께서 나를 믿고 4번에 배치해 주셨으니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정윤진 감독이 이호민에게 4번이라는 중책을 맡긴 이유는 수치로 뒷받침된다. 이호민은 올해 공식대회 20경기 타율 0.420(69타수 29안타), 2홈런, 19타점, 6도루, 출루율 0.523, 장타율 0.609를 기록하며 대형 야수 유망주로 주목받는다. 정 감독은 "대표팀에 온 뒤로 타격감이 더 좋다. 타격할 때 왼쪽 어깨가 들리는 것만 잡아줬고 더 흠잡을 데가 없다"고 극찬했다.
이호민도 프로 선수들의 공을 직접 상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그는 "울산 웨일스 선배들의 볼 끝이나 구위가 확실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게 느껴졌지만, 충분히 공략할 수 있었다.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의 오다 쇼키 선수와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이호민은 익숙한 1루수 장갑을 낀다. 2학년까지 1루수로 뛰다 올해 3루수로 자리를 옮겼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정 감독의 판단으로 다시 1루를 맡았다. "1루수는 내야수들의 엄마와도 같다. 모든 공을 다 막아주겠다. 3루보다 수비 부담이 줄어든 만큼 타격에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호민은 평소 내향적이라고 자평하면서도 야구장에서만큼은 외향적으로 변한다고 전했다. "친구들이 긴장하면 옆에서 다독여 주고 파이팅을 불어넣어 주겠다. 대표팀 친구들과는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많이 친해졌는데 이제 충암고 민제를 빼고는 다 친해진 것 같다. 민제와도 대회 안에 친해질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번 대회는 오는 21일 열리는 2027 KBO 신인 드래프트를 앞둔 이호민의 마지막 쇼케이스이기도 하다. 그는 "대표팀 경기로 구단에 나의 장점을 더 보여줄 수 있어 특별하다. 지명 순번이 올라갈 기회다. 1라운드 지명은 쟁쟁한 투수들이 많아서 잘 모르겠지만 야수 중에서는 가장 먼저 불리고 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롤모델로는 같은 경남고 출신 이대호를 꼽았다. 이호민은 "거구임에도 부드럽고 정교한 타격이 인상 깊었다. 선배님이 유튜브에서 설명하는 타격 이론을 실전에 적용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올해 1루에서 3루로 포지션을 바꾼 만큼 노시환 선배님도 닮고 싶다"고 밝혔다. 이대호와 노시환 모두 이호민의 모교인 경남고 출신이다.
이호민의 이번 활약은 KIA 타이거즈 스카우트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KIA는 올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보유하고 있다. 전체 1순위 하현승은 키움 히어로즈행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두산은 서울고 김지우 지명이 유력하다. 서울디자인고 좌완 박근서도 크게 주목받는 가운데 이호민까지 전체 3순위 지명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이호민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KIA의 계산이 달라질 수 있다.
KIA 관계자는 "현재 시점으로 하현승 선수를 제외하곤 나머지 선수는 크게 두각을 보였다고 볼 수는 없다. 김지우 선수는 부상이 있고 박근서 선수도 최근 살짝 떨어진 느낌이다. 이호민 선수는 가지고 있는 파워 툴 자체는 워낙 좋다. 역대급으로 1라운드 계산이 서지 않는 드래프트다. 대만에서 열리는 청소년 대표팀 일정까지 끝나야 후보군 윤곽을 추릴 듯싶다"고 밝혔다.
이대호를 꿈꾸는 4번 타자 이호민. 대만전 결승 득점을 만든 결정적인 희생 뜬공이 KIA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오는 21일 드래프트까지 남은 대회 일정에서 이호민의 방망이가 얼마나 더 불을 뿜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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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