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지난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를 책임졌던 좌완 투수 알렉 감보아(29·보스턴 레드삭스)가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새로운 전성기를 열어가고 있다.
선발투수가 아닌 불펜투수로 완벽하게 변신한 가운데, 이제는 '보스턴의 승리를 지키는 핵심 자원'이라는 현지 평가까지 등장했다.
보스턴 소식을 다루는 미국 매체 '토크 삭스'는 지난 7일(한국시간) 보스턴 투수진의 지난 8월 활약을 돌아보며 최고의 투수들을 선정했다. 감보아는 에릭 밀러, 페이튼 톨리에 이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감보아의 8월 성적은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11이닝을 소화하면서 1승과 함께 단 한 점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아 평균자책점 0.00을 기록했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64에 불과했다.
매체는 "감보아는 올 시즌 불펜에서 기분 좋은 깜짝 활약을 펼치고 있다"며 "처음 콜업됐을 당시만 해도 잘 알려진 선수가 아니었고, 시즌 초반 선발투수로 활용됐을 때는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제 감보아는 어떤 상황에서도 채드 트레이시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특히 감보아가 단순한 추격조나 롱릴리프가 아니라 승부처를 책임지는 필승조로 입지가 올라섰다는 점에 주목했다.
'토크 삭스'는 "감보아는 8월 아롤디스 채프먼 앞에서 던지는 중요한 셋업맨 역할을 맡았다"며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올라 채프먼이 경기를 마무리하고 세이브를 올릴 수 있도록 깨끗한 활주로를 만들어줬다"고 표현했다.
이어 "독특한 와인드업 덕분에 유니폼 뒷면을 보지 않더라도 누가 마운드에 올라왔는지 알 수 있을 정도"라면서 "지금과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9월 말까지, 그리고 바라건대 10월 말까지도 매우 중요한 이닝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감보아가 보스턴의 핵심 불펜으로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감보아의 무대는 한국이었다.
감보아는 지난해 5월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찰리 반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KBO리그에서는 19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08이닝을 소화하면서 7승8패, 평균자책점 3.58, 117탈삼진을 기록했다. 특히 6월에는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2로 맹활약하면서 KBO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즌을 마친 뒤 롯데와 결별한 감보아는 지난해 12월 보스턴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도전에 나섰다. 초청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 경쟁에 뛰어든 뒤 결국 지난 5월 생애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감보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불펜으로 보직을 굳힌 뒤 자신의 가치를 확실하게 증명하고 있다. 8일 기준 감보아는 15경기(2선발)에 등판해 26이닝을 소화하며 1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4, WHIP 0.92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직야구장 마운드에서 롯데의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던 감보아는 1년 만에 메이저리그 승부처에서 자신의 공을 던지고 있다. 8월 한 달 동안 단 한 점의 자책점도 허용하지 않으며 보스턴의 신뢰를 얻은 감보아가 정규시즌 막판을 넘어 포스트시즌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연합뉴스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