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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 똑바로 써!" MLB 주심, 신인 투수에 황당 지시→감독은 퇴장시켜…선수단 다음날 '삐딱한 모자' 집단 시위+상대 팀 동참

기사입력 2026.09.07 01:17 / 기사수정 2026.09.07 01:17



(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모자 시위'가 펼쳐졌다.

신인 투수의 삐딱하게 쓴 모자를 문제 삼은 심판의 행동에 항의하기 위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수단이 단체로 모자를 비뚤게 썼고, 상대 팀 콜로라도 로키스 선수들까지 동참했다.

미국 매체 '야후 스포츠'는 6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와 콜로라도가 토요일 밤 함께 '침묵의 항의'에 나섰다"며 "많은 세인트루이스 선수와 스태프가 더그아웃에서 모자를 비뚤게 썼고, 콜로라도 선수 몇 명도 이에 동참했다"고 보도했다.



사건의 발단은 하루 전인 지난 5일 미국 콜로라도 주 덴버의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 당시 발생했다.

세인트루이스의 24세 신인 우완 투수 한셀 린콘은 팀이 4-1로 앞선 6회말 구원 등판해 감격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런데 린콘이 모자를 살짝 비뚤게 쓴 채 투구하자 주심 더그 에딩스가 갑자기 타임을 선언했다.

에딩스 주심은 세인트루이스 포수 레오 베르날을 통해 '린콘에게 모자를 똑바로 쓰게 하라'고 지시했다. '야후 스포츠'에 따르면 이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베르날이 웃음을 터뜨릴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이었다.

린콘은 심판의 지시에 따라 모자를 고쳐 썼지만 이후 흔들렸다. ⅓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이후 투수 교체 과정에서 에딩스 주심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르는 신인의 모자 착용 방식을 굳이 경기 도중 문제 삼은 것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결국 양측의 언쟁이 이어졌고 에딩스는 마몰 감독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논란은 경기 후 더욱 커졌다. 에딩스 주심은 현지 취재진에게 "콜로라도의 헌터 굿맨이 린콘의 모자를 문제 삼아 자신에게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굿맨은 이후 "나는 단 한 번도 모자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며 에딩스의 설명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실제로 메이저리그에서는 과거 모자를 비뚤게 쓴 채 투구한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오랜 기간 빅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활약했던 페르난도 로드니에게 비뚤게 쓴 모자는 사실상 트레이드마크였다. 돈트렐 윌리스와 페드로 스트롭,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CC 사바시아 역시 비슷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른 바 있다.

에딩스 주심 또한 "린콘이 모자를 비뚤게 쓴 것이 명문화된 규정을 위반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인정했다. 그럼에도 경기장에서 방해 요소가 될 수 있어 바로잡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자 세인트루이스 선수단이 하루 뒤 행동으로 메시지를 보냈다. 선수와 코칭스태프 상당수가 경기 전부터 일부러 모자를 한쪽으로 기울여 썼고, 경기 중에도 그대로 더그아웃을 지켰다. 일부 선수는 출루한 뒤 타격 헬멧까지 비스듬히 쓰며 뜻을 함께했다.

더욱 눈길을 끈 건 상대 팀 콜로라도 선수들도 이 '침묵의 항의'에 가세했다는 점이다. 경기 전 일부 콜로라도 선수 역시 모자를 옆으로 기울여 착용하면서 전날 에딩스 주심의 행동에 대한 불편한 시선을 사실상 공유했다.

'야후 스포츠' 역시 "투수들이 모자를 비뚤게 쓴 채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모습은 수년 동안 아무런 문제 없이 이어져 왔다"고 짚었다.



결국 신인 투수의 데뷔전에서 시작된 때아닌 '모자 논쟁'은 양 팀 선수들이 함께 심판 판정에 항의하는 보기 드문 장면으로 이어졌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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