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내는 천금 같은 결승타를 터뜨렸다.
치열한 선두 경쟁이 이어지는 시즌 막판, 개인의 피로를 생각할 여유조차 없다는 게 강민호의 이야기다.
삼성은 5일 2만3750명 만원 관중이 들어찬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2연패에 빠졌던 삼성은 이날 승리로 시즌 71승46패3무를 기록했다. 경기 전까지 0.5경기 차 선두였던 KT 위즈가 KIA 타이거즈에 패하면서 삼성은 선두 자리까지 되찾았다. 5연승을 달리던 3위 LG와의 격차도 4.5경기로 다시 벌렸다.
팀을 승리로 이끈 주인공은 강민호였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던 강민호는 7회말 수비를 앞두고 박세혁을 대신해 포수로 투입됐다. 그리고 승부가 3-3으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연장 11회초 결정적인 한 방을 만들어냈다.
선두 타자 류지혁의 우전 안타와 이재현의 희생번트, 김영웅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2루. 타석에 들어선 강민호가 LG 이정용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2루 주자 류지혁이 홈을 밟으면서 길었던 승부의 균형이 마침내 깨졌다.
삼성은 11회말 사토시가 리드를 지켜내면서 강민호의 적시타를 결승타로 완성했다.
쉽게 얻은 승리는 아니었다. 삼성은 6회말 LG에 먼저 3점을 내줬지만 7회초 이재현의 적시타와 김영웅의 희생플라이, 김태훈의 내야 땅볼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에는 여러 차례 벼랑 끝에 몰렸다. 특히 9회말 무사 1, 3루에 이어 1사 만루 끝내기 위기를 맞았지만 김재윤이 실점 없이 버텼고, 10회말에도 1사 2루 위기를 넘겼다. 그렇게 버티고 또 버틴 끝에 삼성에는 11회초 마침내 기회가 찾아왔다.
강민호 역시 경기 내내 언젠가는 흐름이 삼성 쪽으로 넘어올 것이라는 생각을 놓지 않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저희가 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경기였다. 그런데 위기의 순간들을 계속 막아 나가면서 '이런 경기라면 우리한테 한 번 찬스가 올 텐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번번이 못 뒤집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래도 최소한 비기기는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지막까지 임했다"며 "11회 (류)지혁이가 잘 살아나가면서 '병살타만 치지 말자'고 생각했다. '다음 (김)지찬이까지만 연결하자', '아웃돼도 혼자 아웃돼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적시타를 치면서 이겨서 기분이 좋다"고 미소 지었다.
강민호에게는 더욱 욕심이 날 수밖에 없는 타석이었다. 그는 전날 LG전에서 삼성의 마지막 타자로 나서 범타로 물러나면서 팀의 3-4 역전패가 확정되는 순간을 지켜봐야 했다. 하루 뒤에는 정반대로 자신이 마지막 승부처의 해결사가 됐다.
강민호는 "꼭 치고 싶었다. 사실 매 타석 치고 싶다"면서 "득점권에 주자가 있으면 어떻게든 점수를 내서 저희가 이겨야 하는 상황이다. 정말 방심할 여유도 없는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삼성은 시즌 막판까지 숨 돌릴 틈 없는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7연승 뒤 2연패에 빠지면서 선두 KT에 자리를 내줬고, 뒤에서는 LG가 5연승을 질주하며 거세게 추격해왔다.
자칫 이날까지 패했다면 선두 경쟁보다 2위 자리 사수를 더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었지만, 삼성은 LG의 6연승을 저지하고 연패까지 끊으면서 다시 선두로 올라섰다.
그만큼 베테랑 강민호에게도 체력적인 부담을 생각할 시기는 아니었다.
'힘들지는 않느냐'는 질문에 강민호가 내놓은 답은 짧고 단호했다.
"힘들 여유가 없다. 지금 힘들어할 때가 아니다."
사진=잠실, 이우진 기자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