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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 대타' 왜 끝까지 아꼈나, 삼성 박진만 감독이 직접 설명한 1차전 9회 승부수…"LG가 고의4구하면 의미 없이 카드만 소모" [잠실 현장]

기사입력 2026.09.05 17:54 / 기사수정 2026.09.05 17:54



(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한 점 차 승부에서 마지막까지 아껴둔 '최형우 카드'를 끝내 꺼내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취재진을 만나 당시 벤치에서 이뤄진 치열했던 수싸움과 그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삼성은 5일 오후 5시부터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LG 트윈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3차전을 치른다.

삼성은 전날(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시리즈 1차전에서 LG에 3-4로 석패했다. 3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2-3)에 이어 두 경기 연속 한 점 차 패배를 당하면서 7연승 뒤 2연패에 빠졌다.



특히 LG전에서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동점 기회를 잡고도 살리지 못한 장면이 짙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삼성은 3-4로 뒤진 9회초 LG 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선두 타자 르윈 디아즈가 볼넷을 골라내면서 무사 1루 기회를 만들었다.

삼성 벤치가 선택한 카드는 대타 양우현이었다. 박 감독은 양우현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해 동점 주자를 득점권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작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박 감독은 "(고)우석이 공을 연속 안타로 공략하는 게 솔직히 쉽지 않다. 실리적으로 볼넷 출루 후 번트로 2루에 보내 어떻게든 동점을 만들고자 했다"며 "양우현이 팀에서 번트를 가장 잘 대는 선수라 맡겼는데 실패로 이어졌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고우석의 구위도 삼성 벤치의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최근 LG에 복귀한 고우석은 이날 9회초 마운드에 올라 복귀 후 첫 세이브를 따냈다.

박 감독은 "첫 타자를 상대할 때만 해도 '시차 적응 때문에 좀 피곤하네' 싶었는데, 두 번째 타자부터는 스트라이크존 구석에 정확히 꽂아 넣더라"라고 돌아봤다.

더 큰 관심을 모은 것은 이후였다.

삼성은 2사 2루까지 기회를 이어갔고 타석에는 베테랑 포수 강민호가 들어섰다. 벤치에는 전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돼 있던 최형우가 대타 카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박 감독은 최형우 대신 강민호에게 그대로 타석을 맡겼다.



경기 후 결과만 놓고 보면 의문이 생길 수 있는 선택이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최형우를 준비시키지 않았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LG 벤치의 다음 수까지 계산한 결과였다고 강조했다.

박 감독은 "최형우는 뒤에서 계속 출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생각 없이 안 낸 게 아니다"라며 당시 긴박했던 벤치의 수싸움을 설명했다.

그는 "만약 내가 상대 염경엽 감독이라면 최형우가 대타로 나오는 순간 고의4구로 1루를 채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최형우는 의미 없이 소모되는 카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최형우가 고의4구로 걸어나간 이후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했던 것이다.



박 감독은 "다음 타자는 (박)계범이었다. 거기에 대타를 쓰면 남아있는 타자는 김태훈 하나 뿐이었는데, 최근 컨디션을 봤을 때는 태훈이보다 민호가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수비까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박계범마저 대타로 교체할 경우 삼성이 9회말 수비에서 활용할 수 있는 내야 자원이 마땅치 않았다. 동점에 성공해 경기가 9회말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했던 셈이다.

반대로 강민호가 볼넷이나 안타 등으로 출루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었다. 그 경우 최형우를 다음 승부처에 투입하는 그림도 그릴 수 있었다.

박진만 감독은 "염경엽 감독이 워낙 명료하고 예리한 분이다. 주자 2루 상황이면 당연히 1루를 채웠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국 강민호가 고우석을 넘지 못하면서 삼성의 마지막 반격도 그대로 끝났다. 결과만 보면 최형우라는 강력한 대타 카드를 남겨놓은 채 경기가 종료됐지만, 그 이면에는 상대 벤치의 대응부터 후속 타순과 9회말 수비까지 고려한 삼성 벤치의 복잡한 계산이 있었다.

박 감독 역시 선택의 이유를 상세하게 설명하면서도 "결국 우리가 작전에 실패한 것"이라며 결과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았다.



한 점 차 승부에서 단 하나의 선택이 경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벤치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박 감독에게도 전날의 9회는 수많은 경우의 수를 계산하고도 뜻대로 풀리지 않았던 아쉬운 승부처로 남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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