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김근한 기자) 한국으로 복귀한 투수 고우석이 3년간의 미국 생활에서 배운 것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남은 시즌 LG 트윈스 반등에 큰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LG 구단은 지난 1일 오전 고우석과 계약기간 1년, 연봉 5억원에 계약을 완료하고 선수 등록을 마쳤다. 고우석은 잔여 시즌 3개월분인 1억5000만원을 받는다.
고우석의 미국 도전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2023년 11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하며 KBO 통산 139세이브의 특급 마무리가 빅리그 무대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샌디에이고에서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이후 줄곧 마이너리그에서만 시간을 보내야 했다. 재계약에도 실패하며 2024시즌을 마감했다.
고우석은 2025년 11월 FA가 된 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으며 세 번째 도전을 시작했고 트리플A 톨레도에서 27⅔이닝 평균자책 2.60의 준수한 성적으로 미네소타 트윈스의 눈에 띄었다.
7월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한 뒤 이틀 만에 한국인 30번째 메이저리거로 빅리그 데뷔를 이뤄냈다. 미국 진출 2년 반 만에 마침내 이룬 꿈의 무대였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4경기(4이닝) 등판 평균자책 9.00으로 고전했고, 다시 내려간 트리플A에서도 이물질 징계와 제구 붕괴가 겹치며 재승격 기회를 얻지 못했다. 결국 미네소타의 DFA와 FA 선언을 거쳐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난 고우석은 마이너리그 생활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을 밝혔다. 그는 "한국에 있으면서 성적이 좋았던 안 좋았던 시즌이 있는데 왜 내가 성적이 나빴는지 제대로 잘 몰랐던 것 같다. 왜 좋고 안 좋고를 찾아낸다면 그때 한국에 돌아가면 내가 내 야구를 찾고 가는 거니까 올 시즌 그런 마음으로 미국을 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느꼈다. 마이너리그라는 이미지 때문에 무조건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보고 느끼지 않으면 모르는 거구나를 깨달았다. 많이 부족하다는 것에 내 스스로 실망했다"고 고갤 끄덕였다.
미국 도전을 꿈꾸는 후배들에게도 조언을 건넸다. 그는 "어려운 결정인데 아마추어 선수들이 메이저리거의 좋은 미래를 꿈꾸고 포부를 가질 텐데 내가 어떤 생각으로 미국으로 나왔는지 잊지 않는다면 쉽지 않고 어려운 길인 게 사실이다. 힘들다 힘들다 생각하면 끝도 없이 힘들고 그냥 야구한다고 생각하면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LG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 ABS와 커브 활용이 고우석의 강점으로 발휘할 것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이에 대해 고우석은 "타자와 승부하는 것을 마이너에서 많이 배웠다. 일단 시도해 보면서 리그가 달라졌으니까 빨리빨리 적응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고 전했다.
실제 고우석은 미국 생활 동안 스플리터와 커브를 구종으로 추가하며 레퍼토리를 넓혔다. KBO 시절보다 다양해진 구종과 ABS로 넓어진 스트라이크 존이 맞물린다면 오히려 2023년 떠날 때보다 더 강력한 고우석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 LG 벤치의 분석이다.
몸 상태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주까지 경기를 던지고 있었으니까 이상 없다. 경기 바로 나갈 수 있는 상태다. 귀국한 지 얼마 안 돼서 경기 출전 시점은 감독님 코치님과 상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LG 유니폼을 다시 입은 소감에 대해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오늘부터 바로 경기 준비를 해야 해서 뭔가 LG에서 시즌 연장선상에 있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남은 시즌 팀 순위 싸움에 대한 대한 각오도 다졌다. LG는 1위 삼성 라이온즈와 2위 KT 위즈와 각각 5.5경기와 5경기 차로 뒤진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그는 "많은 과정을 겪어왔는데 내가 생각했던 게 정답이 아닐 때도 많았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겪은 순간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결코 뒤집을 수 없는 경기 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3년의 굴곡진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고우석. 그 여정에서 배운 것들을 남은 시간 잠실 마운드에서 풀어낼 수 있을지 LG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잠실, 고아라 기자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