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황희찬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커리어는 부상으로 점철됐다.
한때 리그에서만 12골을 터트리는 등 개인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프리미어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현재로서는 황희찬의 울버햄프턴 시절을 돌아보면 잦은 부상으로 고생했던 선수라는 평가만 남을 가능성이 높다.
이제 재기할 시간이다. 울버햄프턴이 강등된 가운데 황희찬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에 머무르지 않가 자신처럼 부활을 꿈꾸는 독일의 명문 구단 샬케04 임대 이적을 선택했다. 프리미어리그로 향하기 전 뛰었던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에서 샬케와 함께 커리어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샬케는 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황희찬을 임대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황희찬은 2026-2027시즌이 끝날 때까지 샬케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됐으며, 황희찬의 계약 조건에는 완전 영입 옵션이 포함됐다. 샬케가 이번 시즌이 끝난 뒤 울버햄프턴에 300만 유로(약 48억원)를 지불하면 황희찬을 완전 영입할 수 있다. 황희찬은 팀의 스타 플레이어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을 받았다.
샬케 스포츠 디렉터 유리 뮐더는 구단을 통해 "우리는 황희찬을 영입해 공격진에서 선택지를 늘릴 수 있게 됐다"며 "황희찬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고, 다수의 리그에서 오랜 기간 쌓은 경험과 국가대표 선수로서의 경험을 장점으로 가진 선수"라고 했다.
또 "이적시장 종료에 앞서 기존 선수단을 보완하기 위해 무엇이 의미가 있을지 집중적으로 확인했다"면서 "황희찬이 샬케와 분데스리가 복귀를 선택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황희찬 영입 오피셜 영상도 눈길을 끌었다.
영상에는 샬케 사령탑인 미론 무슬리치 감독이 황희찬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축구 철학을 설명하면서 황희찬의 스타일이 본인이 추구하는 축구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설명하는 장면이 담겼다.
샬케의 황희찬 영입이 단순히 구단 수뇌부의 선택으로 결정된 게 아니라 감독의 요청까지 있었다는 이야기다.
영상 속에서 무슬리치 감독은 황희찬에게 "네가 우리가 어떤 스타일과 방식으로 경기를 하는지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의 경기 방식은 네 강점과 완벽하게 맞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는 축구는 수직적이고 대각선으로 움직이는 상황이 많은 공격적인 축구"라며 "압박하고, 공을 빼앗기면 곧바로 다시 압박하는 축구다. 이 방식은 네 능력과 정확히 맞아떨어진다"고 이야기했다.
전방에서 높은 에너지 레벨을 바탕으로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황희찬의 특성이 팀에 잘 맞을 거라면서 황희찬을 샬케로 이적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한 셈이다.
무슬리치 감독은 "앞으로 1~2분 안에 합의를 보고, 내일 너를 여기 독일에서 볼 수 있길 바란다. 어떻게 생각하나?"라며 황희찬에게 빠른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
황희찬은 곧바로 응답했다.
황희찬은 "아주 좋다. 이런 축구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높은 강도의 축구, 압박, 그런 모든 것들이 그리웠다"며 "당신가 함께하게 되어 정말 기대된다. 당시에게서 많은 걸 배우고 싶다. 이 길을 걸어갈 준비,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황희찬의 답변을 들은 무슬리치 감독은 "그게 우리가 듣고 싶은 전부"라면서 "에이전트들과 함께 짐을 쌀 준비를 해라. 가족들의 짐도 싸야 할 것이다. 내일 여기 독일에서 만나자"라며 재차 황희찬의 의사를 확인했다.
황희찬이 "알겠다"고 하자 무슬리치 감독은 "합의한 건가? 좋다. 정말 고맙다. 곧 보자"라며 웃었다.
구단의 공식 발표가 나온 뒤 황희찬은 "샬케는 지난 시즌 내게 깊은 인상을 준 팀"이라며 "나는 샬케의 경기 스타일을 집중적으로 살펴봤고, 내가 샬케라는 팀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제 샬케 선수로서 팬들로 가득한 경기장에서 분위기를 직접 느끼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 합류하기 전 함부르크SV와 RB 라이프치히에서 뛰며 독일 무대를 경험한 바 있다. 황희찬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이 높은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할 수 있었던 이유도 그가 이전 소속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그 12골을 기록한 2023-2024시즌을 제외하면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서 보낸 시간 중 대부분은 어려웠다.
이적 초기부터 황희찬을 괴롭힌 햄스트링 부상은 그가 팀을 떠날 때까지 그를 따라다녔고, 발목 부상과 종아리 부상도 황희찬을 방해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 있는 동안 무려 250일을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부상 횟수만 11회다. 가장 많이 당한 부상은 재발 가능성이 높은 햄스트링 부상이며, 진단 결과가 알려지지 않은 부상으로도 60여일간 뛰지 못했다.
황희찬에게 샬케 임대는 단순히 출전 시간을 위한 선택에서 그치지 않고 재기의 기회가 되어야 한다.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에서의 아픔을 털어내고 분데스리가에서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 샬케04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