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양정웅 기자) 3년 만에 밟은 30세이브 고지.
올해 사자군단의 뒷문을 든든히 지켜주고 있는 김재윤(삼성 라이온즈)이 정상급 마무리로의 복귀를 선언하는 기록을 해냈다.
김재윤은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팀이 3-0으로 앞서던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이날 고별전을 치른 외국인 투수 오스틴 보스가 7이닝 6피안타 1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타선에서도 류지혁이 4회와 8회 두 차례 적시타를 때려냈고, 이재현은 시즌 15호 홈런을 폭발시켰다.
8회 이승민에 이어 9회 김재윤이 리드를 지키기 위해 등판했다. 그는 선두타자 한동희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곧이어 김재윤은 안정을 되찾았다. 고승민을 상대로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는데, 배트를 놓칠 정도로 타이밍을 뺏었다. 전민재와 8구 승부 끝에 1루수 뜬공을 유도한 그는 윤동희까지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를 통해 김재윤은 시즌 30세이브를 달성했다. 올 시즌 KBO 리그 1호 기록이었다. 또한 개인으로서도 2023년 KT 위즈 시절(32세이브) 이후 3년 만이다.
2024시즌을 앞두고 삼성과 4년 58억원 FA 계약을 맺은 김재윤은 그해 11세이브와 25홀드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오승환이 마무리투수였기 때문에 셋업맨으로 홀드를 쌓았고, 이후 클로저를 맡아 세이브를 추가했다.
이후 지난해에는 오승환을 대신해 마무리가 됐지만, 본인이 부진에 빠졌다. 커리어 가장 높은 4.9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그는 13세이브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는 몇 차례 위기 속에도 55경기 6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3.21을 기록 중이다. 이대로라면 2022년과 2023년 2위에 오르면서 고배를 마셨던 세이브 타이틀도 처음으로 따낼 수 있다.
2위 손주영(LG 트윈스)은 25세이브, 3위 박영현(KT 위즈)은 23세이브인데, 두 선수가 세이브를 올린다고 해도 김재윤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다.
30세이브를 달성한 후 취재진과 만난 김재윤은 "우선 보스가 마지막 경기인데 잘 던져줬고, 개인적으로도 올해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첫 번째 목표가 30세이브여서 그걸 달성할 수 있게 돼 더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7주 정도만 함께했지만, 보스와 정을 쌓은 김재윤은 마지막 승리를 지켜주고 싶었다. 그는 "계속 비 때문에 밀려서 본인도 좀 불안했을 거다"라며 "오늘 또 잘 던져줬다. 나도 마지막 경기인 만큼 지켜주고 싶은 생각이 컸는데 잘 됐다"고 말했다.
선두타자 볼넷을 허용했지만, 김재윤은 동요하지 않았다. 그는 "타자들이 3점을 내줘서 1루 주자는 생각하지 않았고, 아웃카운트 하나씩 잡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며 "(박)세혁이 형 리드대로 따라갔는데 잘 맞아떨어졌다"고 했다.
세이브 자체도 의미가 크지만, 특히 홈에서 무실점 세이브를 해낸 것도 의미가 있다. 올해 김재윤은 원정 8개 구장과 포항야구장에서는 실점 없이 막아냈지만, 유독 대구에서만 평균자책점 6.11로 흔들렸다.
김재윤은 "팬분들도 이런 모습을 바랐을 거라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나도 거기에 보답을 해드린 것 같아서 기분도 좋다. 아직 시즌이 좀 남았지만, 끝까지 하나하나 계속 더 쌓아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날 김재윤은 힘을 더 쏟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그는 "아무래도 팬들이 구속 면에서 불안해하시는 것 같다. 구속이 안 나오면 결과가 안 좋은 걸 불안해하신다"며 "체력적으로는 힘들지만, 다시 힘내서 스피드를 다시 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KT 시절인 2021년 통합우승을 경험한 김재윤은 정규리그 1위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1위를 하면 마음가짐이나 준비 과정도 다르고, 1위로 마무리했다는 자부심도 있다"며 "그걸 잘 알기에 1등으로 마무리하는 게 최선이다"라고 했다.
김재윤의 전임 마무리이자, 통산 427세이브를 거둔 '레전드' 오승환은 자신의 은퇴 후 김재윤의 책임감이 커진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재윤은 "(오)승환 선배한테 여기 있으면서 많이 배웠다"고 했다. 그는 "(백)정현이 형이 없어서 최고참인데, 고참으로서 뺀질뺀질한 모습 보이지 않고 준비 잘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며 "워낙 열심히 하는 친구들이라 잘 따라주고, 내가 뭐라고 할 건 없다"고 고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사진=대구, 양정웅 기자 / 삼성 라이온즈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