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 북중미 월드컵 참패 뒤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 임시감독으로 스페인 출신 로베르토 모레노(48) 감독이 뽑혔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충남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개최한 뒤 공석인 남자 A대표팀 사령탑으로 모레노 감독을 선임하기로 하고 그와 함께 5명의 코치진까지 발탁까지 승인했다.
모레노 감독은 현재 파리 생제르맹(PSG)을 이끌고 있는 세계적인 명장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서 오랜 기간 코치로 활동한 인물이다.
모레노 감독은 선수 시절 프로 경력이 없다. 10대 때부터 코칭에 관심을 기울여 진로를 모색한 모레노 감독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엔리케 감독 아래서 스페인 최고 명문 FC바르셀로나의 수석코치를 지냈으며 2018~2019년엔 역시 엔리케 감독 아래서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를 했다. 엔리케 감독이 가정사로 잠시 대표팀 지휘봉을 내려놓았을 땐 사령탑을 맡기도 했다.
대한축구협회는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명실상부 세계 최강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이끈 경험, 그리고 뛰어난 데이터 활용 능력을 기반으로 한 전술 설계 및 상대팀 분석이 장점으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스페인 감독 시절엔 A매치 9경기를 치러 7승2무의 좋은 성적을 냈다.
2019년 몰타와의 데뷔전에서 2-0 완승을 이끄는 등 엔리케 감독의 부재로 3경기 임시 사령탑을 역임했던 모레노 감독은 이후 엔리케 감독이 투병 중인 딸을 돌보기 위해 감독직을 내려놓자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선수권대회가 끝날 때까지 맡는 조건으로 스페인축구협회와 정식 감독 계약서에 서명했다.
모레노 감독은 이후 6경기를 더 지휘하며 A매치 9경기 무패를 일궈낸 뒤 유럽선수권 본선을 준비하고자 했으나 엔리케 감독이 2019년 11월 다시 복귀하면서 정식 감독 계약 5개월 만에 스페인 대표팀 감독직을 석연 찮게 떠나고 말았다.
모레노 감독은 같은 해 12월 프랑스 명문 AS 모나코 지휘봉을 잡았으나 팀이 UEFA 클럽대항전에 출전하지 못하는 성적인 9위에 그치면서 반년 만에 물러나기도 했다.
이어 2021년 6월엔 스페인 라리가 그라나다를 통해 감독직으로 돌아왔지만 이듬해 3월 계약기간 2년을 절반도 채우지 못하고 도중 하차했다.
2023년 12월엔 러시아 1부 구단 FC소치 지휘봉을 잡았다. 소치는 부임 당시 강등이 유력한 팀이었고 모레노 감독 부임 뒤 성적이 다소 나아졌으나 2부로 떨어졌다.
모레노 감독은 소치 강등 이후에도 감독직을 유지, 1년 만에 소치의 1부 승격을 이끌어내면서 성과를 인정받는가 싶었으나 승격 뒤 7경기를 지휘하고 2025년 9월 러시아를 떠났다.
소치에서 해임될 땐 해프닝도 있었다.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모레노 감독이 경질된 뒤 "모레노 감독이 챗GPT(인공지능 서비스) 이용해 훈련 계획을 수립하고 선수 영입을 하는 등 AI에 과도하게 의존했으며 장거리 원정에 앞서 28시간 무수면 훈련 같은 비정상적인 스케줄도 짰다"고 보도한 것이다.
이에 모레노 감독은 "러시이어 번역을 위해 챗GPT를 이용한 적은 있으나 훈련 스케줄 조율 등을 위한 AI 활용은 없었다"고 강력 부인했다.
모레노 감독은 과거에도 한 차례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지원한 일이 있었다. 2023년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에 올 때 지원 의사를 밝히며 대한축구협회와 협상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년 6개월 전 이루지 못했던 한국 대표팀 감독직 부임을 이번에 이루게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A대표팀 감독을 공개채용 형태로 선발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협회는 지난 7월 말 개최된 이사회를 통해 9월부터 11월까지 예정된 A매치 윈도우(브레이크) 6경기 이끌 임시감독 선임 절차를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른 공개채용 방식으로 승인한 바 있다"면서 "이에 따라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일부와 외부 평가위원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한 뒤 1차 서류 평가, 2차 온라인 면접에 이은 대면 미팅과 계약 조건 조율 과정을 통해 지난 주말 최종 협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같은 날 모레노 감독과 손발을 맞출 임시 코칭스태프도 발표했다.
협회는 "FC소치에서 함께 손발을 맞췄던 에두아르도 도캄포 수석코치, 다양한 경험을 갖춘 분석과 훈련 방법론 전문가인 하신트 마그리냐 코치, 스페인 하부리그에서 감독으로 탁월한 성과를 거둔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 코치가 모레노 감독을 보좌한다"고 밝혔다.
이에 더해 유럽 주요리그에서 피지컬 코치로 활동해 온 하비에로 초카로 피지컬 코치, 스페인 라리가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니코 보쉬 골키퍼 코치까지 전원 스페인 출신으로 구성된 코칭스태프가 짜여졌다.
모레노 감독과 코치진의 계약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6경기 이후 평가를 통해 아시안컵 기간에도 A대표팀 지휘봉 잡을 수 있는 조건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축구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