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힘들긴 하겠지만, 다음 고졸 신인들이 (연속 QS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1라운드 5순위로 SSG 랜더스에 입단한 우완투수 김민준은 스프링캠프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코칭스태프의 관심을 받았다. 입단 첫해부터 1군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김민준은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어깨에 불편함을 느껴 전력에서 이탈했다. 부상 여파로 한 달 넘게 실전을 소화하지 못했다.
회복에 힘을 쏟은 김민준은 퓨처스리그(2군) 등판을 거쳐 지난 6월 9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1군에서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았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달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시즌 2승과 함께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후반기 출발은 좋지 않았다. 김민준은 지난달 17일 문학 KIA 타이거즈전에서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5실점으로 무너졌다. 그러나 23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지난 1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까지 5경기 연속 QS를 작성하며 빠르게 반등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이는 KBO리그 고졸 신인 최다 연속 QS 공동 2위 기록이다. 이 부문 1위는 1994년 롯데 자이언츠 주형광의 6경기 연속 QS다. 김민준은 1998년 현대 유니콘스 김수경, 2002년 SK 와이번스(현 SSG) 제춘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민준은 내친김에 역대 최다 타이기록인 6경기 연속 QS까지 바라봤지만, 연속 QS 행진은 5경기에서 멈췄다. 김민준은 25일 문학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승패 없이 경기를 마쳤다. 6경기 연속 QS 도전은 무산됐지만, 팀의 7-1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기록도 중요했지만 팀으로서는 이미 92개까지 불어난 김민준의 투구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숭용 SSG 감독은 "김민준이 KBO리그 역대 고졸 신인 최장 연속 QS 타이기록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다만 투구수 등 여러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교체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김민준은 "오늘 더 가고 싶어서 (감독님께) 한 이닝 더 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나중에 갈 길이 많으니까 다치지 않고 가기 위해서 그냥 빨리 끊어주신 것 같다"며 "지금보다 미래가 중요하기 때문에 잘 끊어주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후반이 힘이 올라와서 던질 힘이 조금 더 남아 있었는데, 투구수가 많아져서 아쉬웠다. 힘들긴 하겠지만, 다음 고졸 신인들이 (연속 QS 기록을) 깨줬으면 좋겠다"며 "QS를 많이 기록하다 보니까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안일하게 하지 않고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신인왕을 하고 싶진 않다. 팀 승리가 우선이기 때문에 팀이 이기는 데 중점을 두고 던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록한 탈삼진 6개는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다. 김민준은 지난달 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과 7일 두산전에서도 각각 삼진 6개를 잡았다. 그는 "(이전 등판과 비교해) 달라진 건 없었는데 생각보다 오늘 삼진이 잘 나왔던 것 같다. 타자들이 다 공격적이었기 때문에 (공을) 존 안에만 넣어도 헛스윙이 잘 나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허인서와의 맞대결도 돌아봤다. 첫 타석에서는 볼넷을 내줬지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을 잡았다. 김민준은 "의식하기보다는 그냥 강타자이기 때문에 쉽게 들어가지 않고 신중하게 잡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민준은 투구 밸런스가 좋아지는 걸 느끼고 있다. 그는 "마음이 너무 급해서 상체가 쏟아졌는데, 너무 던지려고 나가기보다는 천천히 신중하게 하다 보니까 밸런스가 잘 잡히면서 경기의 흐름도 잘 이끌어 왔던 것 같다. 이제 (직구의) 감각이 돌아오고 있는 것 같다. 몸이 더 좋아지고 내년 시즌을 잘 준비하면 공도 더 좋아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 SSG 랜더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