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고척, 이우진 기자) 끝내 승자는 나오지 않았다. 선두 추격에 갈 길 바쁜 삼성 라이온즈와 안방에서 끈질긴 모습을 보여준 키움 히어로즈가 연장 혈투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삼성과 키움은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3차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3-3으로 비겼다.
삼성은 시즌 성적 65승44패3무를 기록했다. 같은 날 선두 KT 위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승차를 없앨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2위 삼성은 오는 28일부터 대구에서 선두 KT와 중요한 홈 3연전을 앞두고 있다. 그에 앞서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길 필요가 있었지만 첫 경기부터 만만치 않은 승부를 펼쳤다.
반면 키움은 시즌 성적 42승72패3무를 기록했다. 지난 주말 갈 길 바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2승1패 위닝 시리즈를 거둔 데 이어 이번에는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과 대등한 승부를 벌였다.
특히 올 시즌 삼성전에서 이어진 고척 강세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날 경기 전까지 삼성은 키움과의 시즌 상대 전적에서 8승4패로 크게 앞서 있었다. 지난 4월 24~26일 고척에서 열린 시즌 첫 3연전을 모두 내준 뒤 9경기에서 8승1패를 기록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다만 삼성의 키움전 4패는 모두 고척에서 나왔다. 반대로 키움이 삼성에 거둔 4승 역시 전부 안방에서 따낸 승리였다. 그리고 올 시즌 고척에서 펼쳐지는 양 팀의 마지막 시리즈 첫 경기에서는 어느 한쪽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이날 삼성은 김지찬(중견수)~구자욱(좌익수)~최형우(지명타자)~디아즈(1루수)~김태훈(우익수)~류지혁(2루수)~김영웅(3루수)~박계범(유격수)~강민호(포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키움은 서건창(2루수)~김웅빈(3루수)~데이비슨(지명타자)~안치홍(1루수)~김건희(포수)~박찬혁(우익수)~권혁빈(유격수)~이형종(좌익수)~박주홍(중견수) 순으로 맞섰다.
삼성 선발 마운드에는 오스틴 보스, 키움은 라울 알칸타라가 올랐다.
선취점은 홈팀 키움이 뽑아냈다. 1회말 1사에서 김웅빈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고, 데이비슨의 내야 뜬공 이후 안치홍이 친 타구가 보스를 맞고 굴절돼 내야 안타로 이어졌다.
뒤이어 나선 김건희의 좌중간 코스 타구를 좌익수 구자욱이 잡아내지 못하며 결국 2루 주자 김웅빈이 홈을 밟았다.
선발 알칸타라가 3회까지 무피안타 1볼넷 노히트 투구를 이어간 가운데 키움은 3회말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선두 타자로 지난주 23타수 11안타, 타율 0.478을 기록하며 리그 전체 주간 타율 2위에 올랐던 서건창이 나섰는데, 서건창은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보스의 128km/h 슬러브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5m짜리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지난 13일 고척 LG 트윈스전 이후 12일만에 터진 자신의 시즌 3호 홈런이었는데, 이 홈런으로 키움은 2-0으로 리드폭을 벌렸다.
침묵하던 삼성은 4회초 선두 타자 구자욱이 1루수와 2루수 사이로 빠져나가는 타구를 만들며 드디어 이날 첫 안타를 신고했다.
뒤이어 최형우가 4-6-3 병살타를 기록하며 찬물을 끼얹는 듯했지만 디아즈가 알칸타라의 150km/h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30m짜리 추격의 솔로 홈런을 쏘아올렸다.
디아즈의 홈런으로 기세를 탄 삼성 타선은 5회초에도 추격을 이어가는 듯했다.
선두 타자 김영웅의 안타 이후 박계범이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고, 강민호의 낫아웃 삼진 상황에서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김지찬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득점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2-1의 긴장감 있는 스코어가 경기 후반부까지 이어진 가운데 양 팀 선발은 모두 퀄리티 스타트 호투를 선보였다. 키움 알칸타라가 6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8탈삼진 1실점, 삼성 보스가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8탈삼진 2실점으로 투구를 마쳤다. 보스의 경우 이날이 삼성 입단 이후 단일 경기 최장 이닝 투구이기도 했다.
흐름을 깨뜨린 쪽은 키움이었다. 7회말 2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선 여동욱이 삼성의 세 번째 투수 장찬희의 143km/h 직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날렸다.
1루 주자 서건창이 홈을 밟았고, 타자 주자는 3루까지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뒤이어 나선 데이비슨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이닝이 종료됐지만 키움은 귀중한 추가 점수를 뽑아내며 3-1 스코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삼성도 물러서지 않았다. 8회초 선두 타자로 나선 대타 전병우가 키움의 바뀐 투수 원종현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직격하는 타구를 만들어내며 2루에 도달했고, 뒤이어 대타로 나선 김성윤까지 볼넷으로 출루했다. 김지찬까지 희생 번트를 성공시키며 삼성은 1사 2, 3루 절호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그리고 구자욱이 해결사로 나섰다. 구자욱은 키움의 바뀐 투수 카나쿠보 유토의 2구째 124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 앞에 떨어지는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어진 1사 2루 역전 기회에서 최형우가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는데, 키움은 이날 홈런을 기록한 디아즈를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김태훈과의 승부를 선택했다. 그리고 유토는 김태훈까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더이상의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삼성은 9회초에도 득점권 기회를 맞이했다. 1사에서 김영웅이 유격수 옆으로 빠져나가는 안타를 치고 나갔고, 양우현의 기습 번트 때 2루에 안착하며 2사 2루가 됐다. 뒤이어 김성윤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1, 2루로 주자가 쌓였는데, 김지찬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소득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9회말 키움은 1사 후 대타 최주환이 바뀐 투수 이승민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냈지만 박주홍이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2사가 됐는데, 서건창의 타석 때 포수 박세혁이 이승민의 공을 빠뜨리며 대주자 원성준이 2루까지 진루했다.
끝내기 기회를 잡은 키움이었지만 서건창이 2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10회초 삼성은 선두 타자 구자욱이 바뀐 투수 김선기로부터 볼넷을 골라내며 다시금 기회를 맞이했다. 이어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최형우까지 좌전 안타를 터뜨리며 1, 2루를 만들었다.
하지만 디아즈와 대타 박승규가 연속 뜬공으로 물러나는 데 그치며 순식간에 상황은 2사가 됐다. 그리고 류지혁마저 1루수 땅볼로 물러나며 삼성은 소득 없이 10회초를 마쳤다.
10회말 마운드에 오른 김재윤이 키움 타선을 삼자범퇴로 정리한 가운데 삼성 타선 역시 11회초 삼자범퇴로 물러나는 데 그치며 경기는 마지막 이닝인 11회말로 향했다.
1사에서 대타 어준서가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권혁빈의 희생번트 때 2루에 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원성준까지 볼넷을 골라내며 주자가 쌓였는데, 박주홍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경기는 3-3 무승부로 종료됐다.
삼성으로서는 승리를 챙기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3위 LG 트윈스와 어느 정도 격차를 벌려놓은 상황에서 시선은 오직 선두 KT를 향하고 있다. 오는 주말 KT와의 맞대결까지 예정돼 있는 만큼 최하위 키움을 상대로 승수를 쌓아야 했지만 첫 경기부터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키움은 비록 승리까지 가져오지는 못했지만 다시 한번 고척에서 삼성의 발목을 붙잡았다. 지난 주말 KIA에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매서운 '고춧가루 부대'로 떠오른 데 이어 선두 싸움이 한창인 삼성까지 괴롭히면서 시즌 막판 만만치 않은 존재감을 이어갔다.
사진=고척, 고아라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