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웃음)."
KIA 타이거즈는 2024년 9월 진행된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11명의 선수를 지명했다. 투수를 8명이나 뽑는 등 마운드 쪽에 초점을 맞췄다. 야수는 3라운더 외야수 박재현, 9라운더 내야수 엄준현, 11라운더 외야수 박헌까지 단 3명뿐이었다. 상위 순번에 지명된 야수는 박재현이 유일했다.
2006년생인 박재현은 고교 시절 뛰어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을 뽐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2군) 무대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보여줬다. 다만 1군에서는 58경기 62타수 5안타, 타율 0.081, 3타점, 출루율 0.159, 장타율 0.097에 그치며 1군의 높은 벽을 체감했다.
하지만 박재현은 지난해 마무리캠프와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한 단계 성장했다. 시즌 초반부터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4월 말부터는 리드오프 중책까지 맡았다. 지난 6월에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에도 승선했다.
박재현은 후반기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장타력이다. 전반기 82경기에서 8홈런을 쳤던 박재현은 후반기 25경기에서 7홈런을 몰아쳤다. 후반기 장타율은 0.607로 리그 전체 6위(100타석 이상 기준)다.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박재현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2루타 2개와 3루타 1개를 터트리는 등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박재현이 1군 데뷔 후 한 경기에서 3개 이상의 장타를 기록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사령탑도 박재현의 활약을 흐뭇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수면 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웃은 뒤 "확실히 밸런스도 그렇고 경기를 많이 뛰면서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 타석에 들어갔을 때도 어떤 공을 쳐야 하는지, 또 어떤 공이 볼인지 많이 깨우친 것 같다. 지금 정도면 대만족"이라고 밝혔다.
또 이 감독은 "타이밍을 당겨서 힘을 잘 모으고, 스윙 스피드도 빠르다. 정확하게 때리니까 비거리가 나온다"며 "지금 계속 그런 느낌대로 욕심 내지 않고 치면 홈런도 많이 나오는 유형의 선수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팀 동료 김도영의 생각은 어떨까. 김도영은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박)재현이 덕분에 팀이 4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좋은 역할을 해주고 있어서 너무 좋다"며 "같은 팀 동료로 봤을 때도 타석에 있으면 계속 칠 것 같고 중요할 때는 더더욱 칠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재현이가 앞으로도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더 잘할 것 같다"고 전했다.
자신의 2년 차 시절과 비교해도 지금의 박재현이 훨씬 낫다는 게 김도영의 생각이다. 김도영은 "내가 2년 차였을 때보다 훨씬 잘하고 있기 때문에 큰 기복 없이 잘할 것 같다. 옆에서 지켜보면 자기만의 루틴이나 훈련 방식이 정말 확고하기 때문에 좋은 타자,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내가 2년 차였을 때는 기록을 내기 바빴다. '이 타석에서는 무조건 쳐야 한다'는 생각에 손을 썼다. 재현이도 물론 그런 시기가 있었는데, 그걸 이겨내고 너무 좋은 타자로 성장했다. 나보다도 훨씬 좋은 타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재현은 25일 현재 시즌 15홈런, 19도루를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동안 홈런 5개, 도루 1개를 추가하면 데뷔 첫 20-20을 달성한다. 다만 대표팀 합류까지 약 3주밖에 남지 않은 만큼 쉽지 않은 도전이다.
사령탑은 기록 도전보다 지금의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범호 감독은 "(상대가) 점점 더 까다롭게 던질 것이다. 20-20은 한 번 하면 좋은데 아마도 그걸 위해 달려가진 않을 것이다. 아시안게임도 있고 해서 홈런 개수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쉽진 않을 것"이라며 "안타를 치고 출루만 해주면 된다"고 박재현을 격려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