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8-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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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늪에 빠진 것 같았다" 마음고생 훌훌 KIA 김호령, 부진 씻는 만루포+개인 최다 6타점 폭발…"이걸 유지해야" [고척 인터뷰]

기사입력 2026.08.22 07:00



(엑스포츠뉴스 고척, 이우진 기자) "저 혼자 압박감을 느끼고, 어떻게든 치려고 생각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마음고생을 한꺼번에 털어낸 하루였다. 최근 타석에서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했던 KIA 타이거즈 김호령이 개인 통산 두 번째 만루홈런을 포함해 무려 6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6연승을 이끌었다.

김호령은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3차전에 9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6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KIA는 김호령의 불방망이와 선발 양현종을 비롯한 투수진의 호투를 앞세워 키움을 11-1로 완파했다.



이번 주중 대전에서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스윕승을 거뒀던 KIA는 지난 15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부터 6경기를 내리 쓸어 담았다. 시즌 성적은 60승48패2무가 됐다. 올 시즌 키움과의 상대전적에서도 11승2패, 고척에서는 7전 전승의 압도적인 강세를 이어갔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단연 김호령이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날카롭게 돌아갔다. 2회초 2사 1루에서 키움 선발 하영민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1, 3루 기회를 연결했고, 뒤이어 박재현의 적시타가 나오면서 KIA가 선취점을 뽑았다.

6회초에는 1사 1, 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이날 첫 타점을 올렸다.



하이라이트는 KIA가 4-1로 앞선 7회초이었다. 김선빈과 오선우, 한준수가 연달아 볼넷을 골라내면서 만들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김호령이 타석에 들어섰다.

김호령은 키움 우완 박지성의 체인지업이 한복판으로 몰리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돌렸다.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25m짜리 그랜드슬램으로 연결됐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8-1. 키움의 추격 의지를 완전히 꺾어버린 한 방이었다.

김호령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9회초 2사 1, 3루에서 다시 한번 좌전 적시 2루타를 때려내면서 주자 한 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 타점으로 김호령은 이날 6타점째를 기록,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까지 새롭게 작성했다. 9번 타순에서만 3안타 6타점을 생산하는 폭발적인 활약이었다.

최근 타격 침체를 겪었던 상황에서 나온 반등이기에 더욱 반가웠다. 김호령은 8월 폭염 휴식기 이후 이날 경기 전까지 출전한 9경기 가운데 5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는 등 좀처럼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경기 후 만난 김호령도 모처럼 활짝 웃었다. 그는 "연승할 수 있어서 좋다. 오랜만에 좀 잘 친 것 같아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승부에 쐐기를 박은 만루홈런 상황도 돌아봤다.

김호령은 "만루 상황에서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초구에 직구가 왔는데 조금 높은 공이라 배트가 나가지 않았다"며 "그전에 체인지업을 봤을 때 직구 타이밍에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그냥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갔는데 가운데 몰린 실투성 공이 와서 좋은 타구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부진의 원인은 체력보다 복잡해진 머릿속에 있었다. 결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이 커지면서 오히려 자신의 타격을 하지 못했다는 게 김호령의 진단이었다.

그는 "스트레스도 좀 받고 힘들기는 했는데, 그래도 '그냥 하다 보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속 버티면서 했다"며 "체력적으로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삼진도 많이 당하다 보니 타석에서 생각이 되게 많아진 것 같았다. 나 혼자 압박감을 느끼고, 어떻게 해서든 치려고 생각이 너무 많았다. 그래서 좀 더 안 되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누군가가 부담을 준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스스로 만든 압박감에 갇히면서 부진이 길어졌다.

김호령은 "(이범호 감독님께서) 삼진을 당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하시는 건 아니다. 그런데 안 좋은 공에 배트가 많이 나가다 보니까 나 혼자 늪에 빠진 것 같다. 그래서 안 좋아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길었던 고민 끝에 반등의 계기는 스스로 만들어냈다. 이날 김호령은 안타와 희생플라이, 만루홈런, 적시 2루타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타점을 만들어내며 최근의 답답함을 한꺼번에 씻어냈다.

김호령은 "지금 그나마 조금 좋아지기는 했는데, 이걸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스스로 빠졌다고 표현한 '늪'에서 빠져나올 만한 강렬한 한 경기였다. 

최근의 답답함을 한 경기에서 시원하게 털어낸 김호령이 이날의 맹타를 반등의 출발점으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고척, 김한준 기자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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