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NC 다이노스가 1년 넘게 이어갔던 '연고지 불안' 상태를 해소한 날, '원클럽맨' 권희동이 홈 팬들을 기쁘게 만들었다.
NC는 20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3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시즌 47승 54패 2무(승률 0.465)가 된 NC는 이날 패배한 한화 이글스를 8위로 내리고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이날 NC는 4년 만에 10승 도전에 나서는 좌완 구창모가 선발투수로 등판했다. 그는 1회부터 조수행과 박준순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으나, 양의지를 병살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이후 3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으나 실점하지 않았고, 4회와 5회는 삼자범퇴로 넘어갔다.
그 사이 NC 타선은 3회 김주원이 행운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4회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가 런다운에 걸린 사이 박건우가 홈을 밟아 2-0 리드를 잡았다.
6회 구창모가 2사 1, 2루 위기에 몰렸고, 여기서 안재석과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가 나오면서 스코어는 2-2가 됐다. 하지만 7회말 NC는 상대 실책과 권희동의 적시타가 이어지면서 다시 2점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NC의 올 시즌 고질병인 불펜 난조가 이날도 이어졌다. 9회 경기 마무리를 위해 올라온 전사민이 1사 후 안재석의 안타와 연속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박지훈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로 이어지는 듯했으나, 1루수가 송구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주자 2명이 홈을 밟았다.
허무하게 동점이 된 후 NC는 9회말 공격에 나섰다. 1아웃 상황에서 천재환의 파울플라이를 포수가 놓치는 행운 속에 2루타를 만들었고, 안중열이 김택연에게 몸에 맞는 볼로 나갔다. 다만 위험한 부위에 맞아 고통을 호소했는데, 이미 포수 자원을 다 쓴 상황에서 안방마님 없이 경기를 치를 뻔했다.
김한별이 삼진으로 물러나 2아웃이 됐지만, 김주원의 볼넷으로 NC는 2사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여기서 권희동이 3루수 옆을 뚫고 좌익선상을 타고 나가는 안타를 터트리면서 3시간 10분의 혈투는 NC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후 이호준 NC 감독은 "연패를 끊어낼 수 있었기에 의미 있는 승리였다. 선수들 모두 연패를 끊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경기 후반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각자의 역할을 다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9회말 마지막 순간 타자들이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해줬다. 권희동 선수가 마지막 순간 잘 해결해줬다"고 칭찬했다.
끝내기의 주인공 권희동은 "팀이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9회 동점을 허용하면서 조금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연장까지 가지 않고 승리할 수 있어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김형준과 안중열 등 포수 자원이 모두 나온 상황에서, NC 벤치는 권희동에게 포수로 들어갈 수도 있다는 사인을 냈다. 그는 경주고 2학년까지 포수를 본 적이 있다. 하지만 프로에서는 단 2경기(2014년 6월 2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2025년 6월 14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만 마스크를 썼다.
아무리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 시대가 오면서 프레이밍이 중요하지 않다고 해도, 포수는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 권희동은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그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앞선 타자들에게 끝내달라고 이야기했는데, 내 타석까지 기회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나도 어떻게든 맞고라도 출루해서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는데, 그 마음이 닿은 것 같다"며 "경기 끝까지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NC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연고지 이전' 가능성을 일축하고, 창원에 남겠다는 입장문을 발표한 날이었다.
NC는 "창원특례시가 야구팬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야구를 창원의 자랑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 또 한 번 믿어본다"며 "창원특례시에서 구단 운영을 이어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구조물 추락에 따른 관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후, 책임공방이 이어지면서 구단과 창원시의 갈등이 시작됐다. 이에 NC는 이진만 대표이사가 직접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단의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며 연고지 이전을 시사했다.
NC는 창원시에 21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는데, 이에 시의회도 인프라 확충 촉구 건의안을 통과시키며 화답했다. 하지만 시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었다.
그래도 창원시의 개선 의지는 확실했다. NC는 "창원특례시는 구단과 팬들이 지속적으로 필요성을 제기해 온 사항들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책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 가운데 버스 노선 확대를 비롯한 일부 사항들은 이미 실행으로 이어지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창원특례시는 책임감 있는 시설 관리의 필요성에 공감해 2026년 1월 1일부로 창원시설관리공단을 통해 창원NC파크 및 마산야구장의 시설 전반을 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은 "그동안 연고지 이슈로 인해 팬 여러분께 오랜 시간 걱정과 불확실성을 안겨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구단 역시 팬들의 기대와 지역사회의 미래를 함께 고려하며 신중하게 연고지 운영 방향을 고민해 왔다. 그 과정에서 변함없이 NC 다이노스를 믿고 꾸준히 응원하며 기다려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또한 구단의 의견을 경청하고 해결 방안을 함께 고민해 주신 강기윤 창원특례시장님을 비롯한 창원특례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끝내기를 친 권희동은 경주 출신이지만, 창원에 위치한 경남대를 졸업한 후 2013년 NC에 입단해 팀을 지킨 '원클럽맨'이다. 대학 시절부터 포함하면 18년 동안 창원을 지키고 있는 셈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NC 다이노스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