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양정웅 기자) 한 달 만에 또 한 계단 더 내려오고 말았다.
한때 안정적 선두라고 여겨졌던 LG 트윈스가 마운드의 붕괴 속에 4위로 내려앉았다.
LG는 20일 오후 7시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4-16으로 대패했다.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이번 3연전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던 LG는, 후반기 첫 시리즈였던 KT와 4연전 스윕패를 복수하기 위해 이날 승리가 필요했다. 특히 후반기 들어 첫 연승을 거두면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다.
LG가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었던 건 마운드의 힘이었다. 18일 경기에서는 선발 임찬규가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 호투를 펼쳤다. 이어 다음날에는 앤더스 톨허스트가 오랜만에 7이닝 무실점으로 대활약했고, 필승조가 잘 버텨주면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특히 라클란 웰스의 부상 속에 새 아시아쿼터 투수로 영입한 호주 출신 좌완 존 케네디는 8회 1사 1루에 올라와 병살을 유도해 홀드르 따냈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LG 감독은 "(케네디는) 까다로운 투수라고 보면 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디셉션도 있다. 큰 키에서 위에서 던지면 장점도 있겠지만, 옆으로 던져도 팔이 길어서 앞에서 던지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케네디는 승리조다. 좌 우 타자 가리지 않는다"며 기용법을 예고했다.
3연전의 마지막 날도 LG는 경기 중반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선발 박시원이 1회 샘 힐리어드에게 적시타를 맞았으나, 추가 실점 없이 3이닝을 버텨줬다. 이어 이우찬이 4회, 김진수가 5회를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전날의 흐름을 이어갔다.
6회 김진수가 첫 타자 오윤석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LG는 케네디를 넣었다. 그는 첫 타자 류현인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이정범도 3루수 땅볼로 잡았다. 한승택까지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면서 케네디는 다시 한 번 리드를 지켜내는 듯했다.
1회 1사 3루, 2회 2사 1, 2루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타선 역시 4회 공격에서 상대 선발 고영표를 상대로 문보경(2점)과 오지환(1점)의 백투백 홈런을 터트렸다. 약 2개월 만에 팀에서 나온 연속타자 홈런 덕분에 LG는 3-1로 리드를 잡았다.
그러나 7회부터 경기가 끝날 때까지 LG 마운드는 숨 쉴 틈 없이 얻어맞았다. 믿었던 케네디가 1사 후 최원준과 김현수, 안현민에게 3연속 볼넷을 내주며 자멸했다.
LG는 불을 끄기 위해 사이드암 우강훈을 투입했지만, 오히려 힐리어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준 후 대타 김민혁에게 3타점 2루타를 맞아 역전을 허용했다. 류현인의 적시타와 이정범의 희생플라이 등을 묶어 KT는 7회에만 6점을 올렸다.
여기만 해도 경기 후반이어서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LG는 다음 이닝에도 투수진이 흔들리면서 확인사살을 당하고 말았다.
7회 등판한 이정용이 8회에도 올라온 가운데, 최원준과 안현민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여기서 투수를 백승현으로 바꿨으나, 힐리어드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내주고 말았다. 장준원의 볼넷으로 만루가 된 가운데, 류현인의 희생플라이와 이정범의 적시타가 나오며 10실점째를 기록했다.
한승택까지 볼넷으로 나가며 만루를 만든 KT는 여기서 김상수(2타점)와 최원준(1타점), 김현수(1타점 2루타)가 3연속 적시타를 뽑아내면서 한 이닝 7득점을 기록했다. 2이닝 연속 타자일순은 덤이었다.
이 시점에서 이미 1루 쪽에 있던 LG의 홈 팬들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말았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LG는 9회에도 2점을 더 내주면서 원동력을 상실했다.
이날 LG는 선발 박시원을 포함해 8명의 투수가 올라왔으나, 15피안타 12볼넷 1사구 1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디펜딩 챔피언' LG는 5월 30일 1위를 잡은 후 한 달 넘게 잘 버텼다. 하지만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 3연전을 1승 2패로 마치며 2위로 떨어졌다.
이후 후반기 첫 4연전(7월 16~19일)을 모두 패배했는데, 결국 시리즈 마지막 날 3위로 내려앉고 말았다.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는 KIA 타이거즈의 기세 속에 어렵게 버텨내면서 선두권 재도약을 꿈꿨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이번에는 4위로 내려가고 말았다.
LG가 마지막으로 3위 아래로 내려간 건 단 9경기를 했던 4월 7일(5승 4패, 5위)이 마지막이다.
사진=잠실, 양정웅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