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축구 현장의 현실과 괴리감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관련 규정 완화를 예고했다.
현재 국민체육진흥법 제11조 및 동법 시행령 제9조에 따르면 국내에서 체육지도자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전문스포츠지도사 혹은 생활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해야 한다. 2023년부터 적용된 이 제도는 축구 종목에 한정해 2027년까지 유예기간이 주어졌다.
축구계는 즉각 반발했다.
축구 지도자들은 현직에 있는 지도자들이 스포츠지도자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고,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한 국제축구연맹(FIFA)과 아시아축구연맹(AFC)을 통한 국제 자격증 제도를 자체적으로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로컬 룰'인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규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해당 규정은 부천FC 사령탑 이영민 감독과 얽혀 K리그에서도 한 차례 화두로 떠올랐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프로축구 정식 감독으로 선임되려면 AFC 프로(P급) 라이선스가 필요하다. P급 라이선스는 축구 지도자가 획득할 수 있는 가장 높은 등급의 자격증으로, 국가대표팀까지 지도할 수 있는 자격증인 만큼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된다.
그런데 이 감독의 경우 P급 라이선스를 소유하고 있지만, 스포츠지도사 자격증이 없어 2027년부터 부천 지휘봉을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었다.
매일 머리를 싸매고 경기를 준비해야 하는 이 감독이 프로 경력이 없다는 이유로 구술과 연수만 거치면 되는 다른 지도자들과 달리 5과목 필기시험과 실기, 구술, 연수를 감독 업무와 병행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최고 등급 라이선스를 보유한 데다 부천을 승격시키며 지도력을 입증한 이 감독이 자격증 규정에 발목이 잡히는 사례가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축구계가 들썩였다.
단순히 프로 무대에서만 다룰 문제가 아니었다. 19일 충청남도 천안시에 위치한 코리아풋볼파크에서 진행된 K-축구혁신위원회(혁신위) 7차회의를 겸하는 경청회에서도 어려움을 호소하는 현장의 목소리가 나왔다.
달성군청 유소년축구단스포츠클럽에서 유소년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는 배대호 감독은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가스포츠지도사 자격증에 대해 취지는 공감하지만 시행될 경우 베테랑 지도자들의 이탈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 감독은 "축구 지도자 자격증은 AFC와 FIFA를 통해 체계적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꾸준한 교육으로 보수·유지 중이다. 10~20년 이상 지도한 사람들은 충분한 전문성과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특정 조건을 충족한 지도자들은 관련 규정에서 면제 대상으로 두거나 자격증 시험 횟수를 늘리는 방안 등을 고려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국가 자격 제도의 취지를 지키면서도 현장에서 검증된 지도자들을 지키는 현실적 제도를 만들어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최 장관도 현장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있었다.
최 장관은 "시행령이 개정될 예정"이라면서 "구술과 윤리 교육 등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축구 종목에 한해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관련 규정을 완화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유예 기간이 올해로 끝나는 가운데 최 장관이 규정 완화를 예고한 만큼 문체부가 어떤 대안들을 준비할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 한국프로축구연맹 / 문화체육관광부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