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완벽한 경기력으로 세계선수권대회 8강에 오른 안세영이 "점점 더 자신감이 생기고 있다"며 부상 여파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있음을 알렸다.
8강부턴 중국, 일본의 강자들과 한판대결이 벌어지는 만큼 안세영의 컨디션 반등세는 반가운 소식이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은 20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16강전에서 유럽의 강자인 16위 미아 블리치펠트(덴마크)를 게임스코어 2-0(21-16 21-10)으로 완파했다.
안세영은 21일 세계 5위 한웨(중국)과 4강 티켓을 다툰다. 한웨는 16강에서 12위 김가은(삼성생명)을 혈투 끝에 2-1로 이겼다.
지난달 일본 오픈(슈퍼 750) 1회전을 이긴 뒤 왼쪽 발 통증을 호소하며 도중 귀국하고 중국 오픈(슈퍼 1000)을 쉬면서 재활에 전념했던 안세영은 이번 세계선수권 참가를 위한 출국 인터뷰 때도 "아직 통증은 있다"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배드민턴계에선 세계선수권 때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더라도 9월 열리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위해 그의 실전 감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코트에 돌아온 안세영은 언제 아팠냐는 듯 경기를 거듭할수록 '배드민턴 여제'의 모습으로 빠르게 돌아오고 있음을 드러냈다.
64강전부터 이날까지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안세영은 무리하지 않는 경기 운영 속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뽐내며 실전 감각을 순조롭게 끌어올리고 있다.
세계 1위로 이번 대회 1번 시드를 받은 안세영은 16번 시드를 받은 블리치펠트의 거센 공격에 초반 고전했다. 안세영은 1게임 인터벌(휴식시간) 전후로 14-11까지 달아났으나 블리치펠트가 연속 3득점하며 14-14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영리한 플레이로 블리치펠트를 공략하며 1게임을 따냈다. 안세영은 블리치펠트 몸쪽에 바짝 붙이는 공격으로 다시 달아나기 시작했다. 거기에 상대 선수가 좀처럼 받아내질 못하는 하프 스매시로 블리치펠트의 힘을 빼놨다. 19-16에서 상대의 연속 범실로 웃었다.
이어진 2게임은 한층 수월했다. 초반부터 단 1점만 내준 채 6점을 몰아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부상 여파에 대한 우려가 무색할 만큼 몸놀림이 가벼웠다. 16-10으로 앞선 상황에서 내리 5점을 몰아치며 무난히 8강 티켓을 잡았다.
상대 선수 세계랭킹이 떨어졌던 1회전(64강)에선 칼로야나 날반토바(불가리아·40위)와의 경기 땐 1~2게임 모두 중반까지는 접전을 펼쳤고, 안세영 스스로도 부상 부위에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으나 1~2차전을 치르면서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다.
안세영도 블리치펠트를 이긴 뒤 긍정적인 반응을 숨기지 않았다.
경기 직후 대한배드민턴연맹이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안세영은 "미아(블리치펠트) 선수의 공격이 정말 강하고 빨라서 처음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웠다"며 "그래도 내 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끝까지 모든 셔틀을 따라가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계속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점점 자신감도 생기고 있고, 내일 경기도 기대된다"며 우승 경쟁이 본격적으로 벌어지는 8강과 이후 일정을 잘 준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안세영은 지난 2023년 덴마크 코펜하겐 대회에서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단식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역사를 썼다. 여세를 몰아 이듬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하계올림픽에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이 종목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지난해 프랑스 파리 세계선수권에선 준결승에서 '천적' 천위페이에 0-2로 완패하며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안세영은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인 세계선수권과 하계아시안게임에서 여자단식 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가 열리는 인디라 간디 실내체육관에서 지난 1월 열렸던 인도 오픈(슈퍼 750) 때 결승에서 당시 세계 2위였던 중국의 에이스 왕즈이(현 3위)를 누르고 우승한 적이 있다.
사진=연합뉴스 / 대한배드민턴협회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