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7)가 하루 휴식 뒤 멀티히트를 터뜨리며 팀의 짜릿한 한 점 차 승리에 힘을 보탠 가운데, 그의 두 차례 날카로운 타구를 본 미국 현지 중계진도 감탄을 쏟아냈다.
샌프란시스코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프로그레시브 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2026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1-0으로 신승했다.
지난 19일 시리즈 1차전 패배를 만회한 샌프란시스코는 지난달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처음으로 무실점 승리를 완성하며 시즌 52승(74패)째를 기록했다.
직전 경기에서 휴식을 취했던 이정후는 이날 6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를 기록했다.
시즌 37번째 멀티히트 경기를 완성한 동시에 최근 출전한 3경기에서 연속 안타를 생산했다. 시즌 타율도 0.292에서 0.294(439타수 129안타)로 끌어올렸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메식의 높은 코스 95.6마일(153.8km/h)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쳤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샌프란시스코가 팽팽했던 0의 균형을 깬 것은 4회초였다. 선두 타자 데버스가 2루타를 터뜨린 뒤 메식의 폭투를 틈타 3루까지 진루했다. 아다메스와 엘드리지가 연달아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득점 기회가 무산되는 듯했지만, 2사 3루에서 베리코토가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때려 데버스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도 곧바로 방망이를 돌렸다. 메식의 초구 94.8마일(152.5km/h) 포심 패스트볼을 반대 방향으로 밀어쳐 좌익선상 깊숙한 곳까지 향하는 2루타를 터뜨렸다.
이정후의 장타가 터지자 이날 현지 중계를 맡은 'NBC 스포츠 베이 에어리어' 중계진도 목소리를 높였다.
중계진은 "이정후 타석, 좌익수 쪽 파울 라인을 타고 흐르는 안타다! 코너 깊숙이 굴러간다"며 이정후의 날카로운 타구를 생생하게 전했다.
다만 1루 주자 베리코토는 홈까지 들어오지 못했다. 3루 코치가 베리코토를 멈춰 세우면서 2사 2, 3루가 됐다. 클리블랜드 좌익수 콴이 타구를 빠르게 처리해 추가 실점을 막아낸 영향이 컸다.
중계진 역시 "베리코토가 3루를 향해 달리다 멈춤 지시를 받는다. 콴이 공을 빠르게 잘 처리했다"며 "스코어를 1-0으로 유지해낸 클리블랜드의 훌륭한 수비 연계였다"고 평가했다.
이정후의 날카로운 2루타가 타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아쉬운 장면이었다. 뒤이어 바사베까지 뜬공으로 물러나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1-0의 살얼음판 리드가 이어진 7회초에는 이정후가 다시 한번 안타를 생산했다.
선두 타자로 세 번째 타석을 맞이한 이정후는 메식의 86마일(138.4km/h)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첫 안타가 빠른 공을 반대 방향으로 밀어친 장타였다면, 이번에는 변화구를 기다렸다가 자신의 타이밍에 정확하게 잡아당겼다.
두 번째 안타가 나오자 현지 중계진은 이번에는 이정후의 타격 메커니즘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중계진은 "타석에서 똑바로 서서 기다린 뒤 공을 공략해 강하게 때려냈다. 이정후의 멀티히트 경기"라고 운을 뗐다.
이어 느린 화면으로 이정후의 타격 장면을 다시 살펴보면서 "이 장면을 보라. 뒤쪽 발을 보면서 이정후가 어떻게 공 뒤에 무게중심을 남겨두는지 지켜보라"며 "배트가 타격 구간을 정말 잘 통과한다. 훌륭한 익스텐션을 보여줬고,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 결국 수비 사이로 빠뜨렸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번에도 이정후가 만든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바사베가 뜬공으로 물러난 데 이어 캐버너와 코스가 연속 삼진을 당하면서 이정후는 1루에 남겨졌다.
이정후는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지만 우완 케이드 스미스의 101마일(162.5km/h) 강속구에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이날 경기를 마쳤다.
한 점의 리드는 샌프란시스코 마운드가 끝까지 지켜냈다. 오프너로 나서 데뷔전을 치른 윌킨슨이 2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출발을 책임졌고, 뒤이어 등판한 하우저가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회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딜런 스미스도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9회말 1사에서 헤나오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할핀과 대타 패트릭 베일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1-0 승리를 완성했다.
샌프란시스코가 모처럼 투수진의 무실점 릴레이로 승리를 챙긴 가운데 이정후 역시 빠른 공과 변화구를 각각 반대 방향과 당겨치기로 안타로 연결하는 정교한 타격을 선보였다. 현지 중계진까지 타격 메커니즘을 하나하나 짚으며 호평할 만큼 인상적인 멀티히트 경기였다.
사진=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