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데뷔골을 터뜨리며 팀의 시즌 첫 승리를 이끈 가운데,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득점뿐만 아니라 팀을 위해 수비와 압박까지 수행하는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아틀레티코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6-2027시즌 라리가 1라운드 홈 경기에서 말라가를 2-0으로 꺾었다.
승부를 결정지은 두 골은 후반 교체로 투입된 이강인과 알렉스 바에나의 발끝에서 나왔다.
이강인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비롯해 주요 국가대표 선수들과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을 교체 명단에 배치했다.
아틀레티코는 전반전부터 공을 소유하며 주도권을 잡았지만 좀처럼 말라가의 골문을 열지 못했다. 공격 마지막 과정에서 세밀함이 부족했고, 전반전은 득점 없이 끝났다.
후반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자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2분 승부수를 던졌다. 이강인과 바에나,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동시에 투입했다. 이강인이 그라운드에 들어오면서 아틀레티코 공격에는 변화가 생겼다.
이강인은 투입 직후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후반 14분에는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말라가 골문을 위협했고, 이후에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리고 교체 투입 13분 만인 후반 25분 이강인의 데뷔골이 터졌다. 다비드 한츠코의 긴 전환 패스를 오른쪽 측면에서 받은 이강인은 상대 수비를 앞에 두고 안쪽으로 파고든 뒤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공은 아름다운 궤적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상단 구석으로 향했고, 골키퍼가 손을 뻗었지만 막아내기 어려운 궤적이었다.
이강인의 활약은 득점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29분에는 상대 수비 뒷공간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보내 루크먼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루크먼의 슈팅은 말라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이강인의 공격적인 영향력은 계속됐다.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보였다. 후반 38분에는 수비 진영에서 몸을 날려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이후 이어진 공격 과정에서 아틀레티코가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바에나가 오른발로 절묘한 슈팅을 시도했고, 공은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강인이 직접 추가골을 넣은 것은 아니지만 수비에서 공격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관여했다.
경기는 아틀레티코의 2-0 승리로 끝났다. 시즌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챙긴 가운데 후반 교체 카드로 투입된 이강인과 바에나가 승리를 완성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의 골에 대해 바에나의 득점과 함께 높은 평가를 내렸다.
어느 골이 더 인상적이었느냐는 질문에 시메오네 감독은 "내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은 알렉스와 강인에게 불공평한 일이 될 것 같다. 두 골 모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어 "둘 중 하나를 고르지 않겠다. 그러면 다른 한 명이 화를 낼 테니까"라며 웃은 뒤 "두 골 모두 정말 훌륭하게 마무리된 골이었고 우리에게 필요한 득점이었다"며 말을 아꼈다.
시메오네 감독은 두 선수의 득점을 단순히 결과를 만든 골로만 평가하지 않았다. 말라가가 좋은 경기를 펼치면서 아틀레티코가 어려움을 겪었고, 후반에 투입된 선수들의 기량이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말라가가 매우 좋은 경기를 했지만 우리는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며 "전반에 했던 작업은 상대를 지치게 하는 데 중요했다. 후반에 들어간 선수들이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능력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가장 좋은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돌아봤다.
이강인의 득점에 대한 칭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서는 이강인의 수비적인 움직임과 활동량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은 축구 선수이고, 경기에서 요구하는 것을 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그를 필요로 할 때 신체적인 작업과 수비적인 작업을 할 것이다. 그는 헌신적인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인의 공격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팀이 필요로 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라는 점을 짚은 것이다.
또 그는 "이강인은 그런 모습을 대표팀에서도, 그가 이전에 뛰었던 팀들에서도 보여줘왔다"라며 이강인의 헌신적인 모습을 높이 평가했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개인적인 기량의 극대화이기도 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그들이 개인적으로 최고의 경기력에 도달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이 최고의 신체적 상태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경기마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특히 신체적인 부분에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이강인이 그리즈만의 후계자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아틀레티코는 그리즈만이 팀을 떠난 뒤 그의 등번호 7번을 이강인에게 맡겨 부담 역시 커진 상황이다.
하지만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을 그리즈만의 대체자로 규정하는 데에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나는 그리즈만과 비슷한 선수를 찾고 있지 않다. 모두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즈만이 가지고 있던 위상에는 그만의 것들이 있었다. 동료들은 각자의 자질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SNS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