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앙투안 그리즈만도 자신의 후계자인 이강인의 환상적인 데뷔골에 감탄했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공식 데뷔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골을 터뜨리며 강렬한 출발을 알린 데 이어, 전임 7번 그리즈만이 SNS를 통해 직접 반응하며 눈길을 끌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리야드 에어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열린 2026-2027시즌 라리가 1라운드 말라가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강인은 이날 교체 명단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0-0으로 팽팽한 흐름이 계속되자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은 후반 12분 이강인을 비롯해 알렉스 바에나, 줄리아노 시메오네를 동시에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이강인은 그라운드에 들어선 뒤 빠르게 경기의 중심으로 들어왔다. 후반 14분과 19분 슈팅을 시도하며 감각을 끌어올린 그는 결국 투입된 지 13분 만에 기다리던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5분 다비드 한츠코의 패스를 받은 이강인은 중앙 쪽으로 움직인 뒤 페널티아크 오른쪽 부근에서 왼발로 공을 감아 찼다. 정교하게 휘어진 공은 골키퍼가 손을 뻗기 어려운 골문 구석으로 향했고,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공식 경기에서 나온 득점이었다. 이강인은 득점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후반 29분에는 수비 사이로 날카로운 왼발 패스를 넣어 아데몰라 루크먼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도 했다.
두 번째 골에도 이강인의 기여가 있었다. 후반 40분 이강인이 수비 진영에서 태클로 공을 끊어내며 공격의 출발점을 만들었고, 이후 얻어낸 프리킥을 바에나가 골로 연결했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의 득점과 바에나의 추가골을 앞세워 2-0으로 경기를 마쳤다.
경기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이강인은 데뷔전부터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그러나 경기 후 이강인은 자신의 득점보다 팀을 먼저 강조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에 따르면 이강인은 득점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골을 넣어 행복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의 승리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것은 그리즈만과 관련한 질문에 대한 이강인의 답변이었다.
이강인은 올여름 아틀레티코를 떠난 그리즈만에게서 등번호 7번을 물려받았다.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리즈만의 후계자'라는 평가가 따라붙고 있다.
하지만 이강인은 자신이 그리즈만의 대체자라는 시선에는 선을 그었다.
이강인은 "대체자라기보다는 그에게 감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는 대체할 수 없는 선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들을 생각하기보다는 팀을 돕고 팀에 많이 기여하려고 했다. 계속 그렇게 하고 싶다"며 "나는 아직 개선해야 할 것이 많고, 발전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메오네 감독 역시 경기 종료 후 이강인을 그리즈만과 직접 비교하는 시선에 "그리즈만과 비슷한 선수를 찾는 것이 아니다. 절대 그렇지 않다. 모든 선수는 다르다"면 선을 긋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정작 그리즈만 본인이 이강인의 데뷔골에 직접 반응했다.
아틀레티코는 경기 후 공식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강인이 팬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을 본 그리즈만은 댓글을 남기며 이강인의 득점에 감탄을 표현했다.
그리즈만은 "Que chiiiiiiiiirlo!"라고 적었다.
여기서 'chirlo'는 스페인어에서 강력하고 멋지게 들어간 슈팅이나 골을 뜻하는 표현이다. 수많은 'i'로 단어를 길게 늘려 해당 표현을 강조한 것이다. 자연스럽게 번역하면 '미친 한 방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즈만은 아틀레티코에서 공식전 488경기에 출전해 211골을 기록한 구단의 대표적인 레전드다. 올여름 미국 올랜도로 떠나면서 자신이 사용하던 7번을 이강인에게 넘겼다.
나름의 부담감을 안고 아틀레티코 커리어를 시작한 이강인은 첫 공식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고 추가골의 기점까지 만들어내며 팀의 2-0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그리즈만에게 직접 감탄까지 이끌어내면서, 새로운 등번호를 둘러싼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아틀레티코 인스타그램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