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청주, 양정웅 기자) 올해 여자프로농구(WKBL) 드래프트에서 '100% 취업률'을 자랑한 광주 수피아여고.
때로는 안 볼 정도로 싸우기도 했지만, 프로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 날 세 친구는 부둥켜 안고 새로운 출발을 서로 응원했다.
수피아여고는 19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 W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가드 임연서, 포워드 김사랑, 센터 정지윤 등 3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임연서의 지명은 이미 확정적이었다. 수피아여중 시절부터 '신동 가드'로 이름을 날린 임연서는 수피아여고 진학 후에도 고교농구를 평정하면서 일찌감치 드래프트 최상위권이 예상됐다.
그리고 임연서는 그 기대대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부산 BNK 썸의 지명을 받았다. BNK는 드래프트 순번이 확정된 후 일찌감치 임연서의 지명을 확정했고, 계획대로 찍었다. 그는 가족들과 BNK, 중고농구연맹 관계자, 초, 중, 고등학교 스승, 그리고 수피아여고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후 2라운드 4순위 지명권을 가진 아산 우리은행 우리WON은 정지윤의 이름을 불렀다. 키 182.5cm의 신체 조건을 지닌 그는 어머니가 1990년대 현대산업개발에서 전주원 감독과 함께 뛰었던 센터 이정희로, '농구인 2세' 선수다.
소감을 말하면서 울먹인 정지윤은 임연서와 김사랑, 김담희 등 수피아여고 친구들을 언급하면서 "너희와 지내면서 웃는 날도 많고, 힘들 때 같이 이겨내면서 너무 소중해졌다. 앞으로도 잘 지내보자"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임연서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정지윤은 임연서를 향해 "수피아에서 합이 좋았지만, 이제 다른 팀에서 만날 때 다같이 만나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김)사랑이도 좋은 소식 있으면 좋겠다"고 울먹이며 말했다.
그리고 40초 만에 정지윤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바로 다음인 5순위 지명을 위해 단상에 올라온 최윤아 인천 신한은행 에스버드 감독이 "수피아여자고등학교 김사랑 선수를 지명하겠습니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소감을 밝히기 전부터 감정이 복받쳐 올랐던 김사랑은 "나랑 같이 달려준 (임)연서, 중2 때부터 함께해준 (정)지윤이도 진심으로 고맙다. 각자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라고 인사를 전했다.
드래프트 후 만난 임연서는 "당연히 같이 뽑히길 너무 바랐다. 연달아서 뽑혔는데 너무 기분이 좋았다"며 "같이 한 세월이 생각났고, 힘든 시기를 견뎠기 때문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고 전했다.
김사랑의 지명을 응원했던 정지윤은 "자리 들어와서 선물 받고 정신이 없었는데, (신한은행에서) 지명할 때 '수피아여고'라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잘 됐고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얘기를 할 때 다시 눈가에 눈물이 맺힐 정도로 울컥한 모습이었다.
3인방 중 마지막에 뽑힌 김사랑은 "솔직히 3명 다 뽑힐 확률이 적다고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정)지윤이까지 뽑히고 나서 '나까지 뽑히긴 힘들겠지' 생각을 했는데, 내 이름이 바로 불렸을 때 꿈만 같고 너무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일찌감치 지명을 받았던 임연서는 친구들과 프로에 동행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후 정지윤과 김사랑이 지명되면서 그는 거의 오열하다시피 했는데, 이에 대해 임연서는 "지윤이가 뽑힐 때 소감을 하면서 나를 볼 때 많이 울컥했다"며 "그 다음에 사랑이가 불려서 진짜 놀랐고 좋았다"고 했다.
정지윤과 김사랑은 먼저 뽑힌 임연서를 응원했다. 정지윤은 "워낙 잘하는 친구라 걱정은 안 된다"며 "우리가 그리우면 언제든 만나서 약속도 잡고, 만나면 고등학교 때로 돌아가서 재밌는 시간도 가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방림초 5학년 때부터 임연서와 함께한 김사랑은 "좋은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어떨 때는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싸우다가도, 뒤돌면 또 같이 놀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그러면서 "애증의 관계여서 더 연서와 정이 많다. 프로에서도 좋은 상대로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연서도 고개를 끄덕이며 "싸우면서 미운 정도 많았다. 그래도 각별한 관계였다"며 우정을 보여줬다.
인터뷰가 끝난 후 이들은 다시 만났다. 그리고 서로 끌어안으면서 프로 진출의 기쁨을 나눴다.
사진=청주, 양정웅 기자 / WKBL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