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잠실, 이우진 기자) LG 트윈스의 새로운 아시아쿼터 투수 존 케네디가 KBO리그 데뷔전부터 1점 차 승부처를 깔끔하게 정리하며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마운드 위에서 좀처럼 감정을 숨기지 못할 만큼 긴장했던 첫 등판이었지만, 결과는 완벽했다.
케네디는 1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2026 신한 SOL KBO리그 팀 간 14차전에 구원 등판해 타자 한 명을 상대하면서 단 4개의 공으로 병살타를 유도해 임무를 완수했다.
LG에도 중요한 순간이었다. 전날 KT를 9-1로 완파하면서 올 시즌 잠실 KT전 6연패에서 벗어났던 LG는 이날 1-0 신승을 거두며 후반기 들어 처음으로 연승에 성공했다. 올 시즌 잠실 KT전 첫 위닝시리즈까지 확보했다.
그리고 승리로 향하는 가장 중요한 길목에서 이제 막 LG 유니폼을 입은 케네디가 존재감을 드러냈다.
기존 아시아쿼터 자원 라클란 웰스를 웨이버 공시한 LG는 지난 15일 케네디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후 불펜 피칭 등을 거치며 몸 상태를 점검한 케네디는 이날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염경엽 LG 감독은 경기 전부터 케네디를 중요한 상황에서도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곧바로 승부수를 던졌다.
LG가 1-0으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초였다. 1사에서 우완 우강훈이 대타 장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가운데 LG 벤치는 곧바로 케네디를 마운드에 올렸다.
KT도 움직였다. 좌타자 권동진의 타석에서 우타자 오윤석을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케네디는 흔들리지 않았다.
초구 144km/h 직구로 파울을 이끌어낸 뒤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연달아 구사했다. 3구째 131km/h 체인지업은 스트라이크 존 끝선에 정확하게 걸쳤다.
1볼 2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142km/h 직구에 오윤석의 방망이가 나왔고, 타구는 1루수 방면으로 향했다. 병살타로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이닝이 끝났다. 케네디는 직접 1루 베이스 커버까지 들어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책임진 뒤 크게 포효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케네디는 "그렇게 긴장감 있는 상황에 올라가게 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도 "오히려 첫 등판부터 그런 상황에서 던지게 돼 앞으로는 조금 더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을 것 같다. 오늘은 즐기면서 던졌다"고 데뷔전을 돌아봤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공격적인 승부였다. 케네디는 "공이 스트라이크 존에 잘 들어갔던 게 제일 만족스러웠고, 움직임도 괜찮았다"며 "항상 마운드에 올라갈 때 존 안에 던지면서 공격적으로 승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이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병살타를 완성한 직후 나온 격한 포효에는 첫 등판의 긴장감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케네디는 "사실 긴장을 많이 해서 그런 감정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며 미소지은 뒤 "첫 등판을 만족스럽게 끝낸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LG 홈 팬들의 뜨거운 환호도 처음 경험했다. 케네디는 "팬분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도 또 그런 응원을 들을 생각에 기대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동료들도 성공적인 첫 등판을 반겼다. 케네디는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같은 외국인 투수 앤더스 톨허스트를 비롯한 동료들이 건넨 축하에 대해 "톨허스트뿐 아니라 모든 선수가 기뻐해 줬다"며 "앞으로도 이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특히 눈길을 끈 대목은 우타자를 상대로 보여준 자신감이었다. 당초 좌타자를 상대하기 위해 투입됐지만 KT가 오윤석을 대타로 내세우면서 첫 상대부터 우타자를 만나게 됐다. 앞으로도 상대가 대타 카드를 활용해 케네디를 공략하려는 상황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케네디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 있다"고 힘줘 말한 뒤 "특히 우타자를 상대로 자신 있는 이유는 커리어 내내 체인지업을 잘 활용해 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우타자를 상대로도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좌타자와 우타자를 가리지 않고 자신 있게 상대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첫 등판부터 1점 차 승부처라는 쉽지 않은 시험대를 단 네 개의 공으로 통과했다. 좌우 타자를 가리지 않고 자신 있게 상대하겠다는 케네디가 LG 불펜의 새로운 승부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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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