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선수들에게 계속 기회가 왔을 때 (우승을) 해야 된다는 건 세뇌시키고 있다."
삼성 라이온즈 캡틴 구자욱은 지난 6일 팀 훈련 시작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당시 정확하게 2026시즌 100경기를 소화한 시점에서 남은 44경기에 모든 걸 쏟아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구자욱은 "선수들에게 '여기까지 온 게 아깝지 않냐. 남은 시즌 정말 미친 듯이 전력을 쏟아내서 해보자'라고 했다"며 "최형우 선배님께서도 '지금이 우승할 수 있는 기회이고, 이 기회가 그렇게 자주 오지 않는다.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 한다'고 하셨다. 우승을 많이 경험한 대선배의 말이라 그런지 선수들이 더 귀담아 들었다. 더 악착 같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은 2026시즌 개막 전 충분히 우승을 노릴 수 있는 전력을 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리빙 레전드' 최형우가 10년 만에 귀환한 데다 최근 2년 연속 가을야구로 팀 전체가 경험과 자신감을 쌓은 것도 호재였다.
삼성은 다만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지난 2월 스프링캠프 기간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것을 시작으로 잦은 주축 선수의 부상 여파로 어려움을 겪었다. 거포 3루수 김영웅 등 세대교체의 상징인 젊은 피들도 부상과 슬럼프로 성장통을 겪었다.
그러나 사자군단은 저력을 발휘했다. 2026시즌 전반기를 1위로 마감한 뒤 후반기에도 KT 위즈와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다. KT가 후반기 무시무시한 페이스로 승수를 쌓으면서 순위표 가장 높은 곳을 내주기는 했지만, 최근 3연승과 함께 격차를 1경기까지 좁혀냈다.
구자욱은 3연승 기간 타율 0.733(15타수 11안타) 3홈런 8타점 OPS 2.133으로 엄청난 퍼포먼스를 뽐냈다. 팀의 4연패 탈출과 3연승을 모두 견인하면서 제 몫을 톡톡히 해줬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지난 16일 한화 이글스전 우천취소 직후 "구자욱이 지난 13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우리가 5연패에 빠질 위기 때 좋은 역할을 해줬다. 거기부터 팀이 좋은 분위기를 탄 것 같다"며 "지금 어떤 투수가 오더라도 대처할 수 있는 컨디션에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진만 감독은 구자욱이 경기력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발휘하고 있는 리더십에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폭염 브레이크 기간 선수단 미팅을 실시한 부분을 기사로 접한 뒤 흐뭇해 했다고 돌아봤다.
박진만 감독은 현역 시절 현대 유니콘스에서 4차례(1998, 2000, 2003~2004), 삼성에서 2차례(2005~2006)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선수들이 순위 싸움에 임할 때 어떤 마음가짐을 가지고 어떤 분위기를 형성하는 게 중요한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부분에서 팀의 리더들이 정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진만 감독은 "우리가 올해 캠프 때부터 구자욱과 최형우가 계속 선수들을 세뇌시켰다. 선수들도 우승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준비했고, 지금도 조금만 어려움을 이겨내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는 믿음과 분위기를 선수들이 잘 만들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주장 구자욱과 최고참 최형우가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가고 있는 상황이다. 자발적으로 (우승을 목표로 뛰자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는데 시즌 끝까지 선수들이 좋은 활약을 펼쳐줄 거라고 믿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