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지난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아스널이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를 완파하고 새 시즌 첫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17일(한국시간) 카디프의 프린시펄리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커뮤니티 실드에서 맨시티를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시대 기준 통산 18번째 커뮤니티 실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시작 23초 만에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경기 내내 맨시티를 압도하며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기세를 가감없이 발휘했다.
반면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뒤를 이어 맨시티 지휘봉을 잡은 엔조 마레스카 감독은 첫 공식 경기부터 완패를 당하며 다가오는 시즌에 의문을 더했다.
아스널은 4-3-3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다비드 라야가 골문을 지켰고, 벤 화이트, 크리스티안 모스케라,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칼라피오리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외데고르,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브루노 기마랑이스가 배치됐으며, 공격진에는 노니 마두에케, 하베르츠, 크리스토스 촐리스가 나섰다.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지안루이지 돈나룸마를 골키퍼로 내세웠고 압두코디르 후사노프, 요슈코 그바르디올, 후벵 디아스, 니코 오라일리가 수비에 섰다. 엘리엇 앤더슨과 마테오 코바치치가 중원을 맡았고 제레미 도쿠, 필 포든, 앙투안 세메뇨가 공격 2선에 배치됐다. 최전방에는 엘링 홀란이 출격했다.
경기 시작 23초 만에 아스널이 골망을 흔들었다. 루이스-스켈리가 하프스페이스에서 공을 받은 뒤 수비진 사이를 가르는 절묘한 패스를 넣었다. 페널티지역으로 질주한 칼라피오리는 돈나룸마를 속인 뒤 낮은 왼발 슈팅으로 골문 왼쪽 하단을 정확하게 찔렀다.
경기 초반부터 일격을 맞은 맨시티는 빠르게 반격을 시도했다. 전반 20분 포든이 페널티 아크 근처에서 강력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시도했다. 그러나 라야가 몸을 날려 공을 쳐냈다.
전반 28분 아스널이 추가골을 만들었다. 외데고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반대편 깊숙한 곳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촐리스가 머리로 공을 넘겨줬고, 하베르츠가 그바르디올의 견제를 따돌린 뒤 헤더로 마무리했다.
맨시티에도 기회는 있었다. 전반 36분 도쿠가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홀란에게 패스를 전달했다. 하지만 홀란의 터치가 길었고, 이어진 오른발 슈팅도 골문 위로 벗어났다.
4분 뒤에는 홀란이 다시 기회를 잡았다. 앤더슨의 패스를 받은 도쿠가 페널티지역 부근에서 공을 연결했고, 홀란이 첫 터치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이번에도 라야가 선방했다.
아스널은 전반 막판 추가골을 노렸다. 전반 추가시간 하베르츠의 약한 슈팅을 돈나룸마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외데고르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외데고르가 골문 안쪽으로 공을 밀어 넣었지만 그바르디올이 골라인 위에서 걷어냈다.
그대로 전반은 아스널의 2-0 리드로 끝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양 팀은 변화를 줬다. 맨시티는 도쿠 대신 잭 그릴리시를 투입했고, 아스널은 기마랑이스를 빼고 데클란 라이스를 넣었다.
그러나 맨시티가 전열을 정비하기도 전에 아스널이 다시 골을 터뜨렸다.
후반 3분 촐리스가 왼쪽에서 안쪽으로 파고들며 후사노프를 상대했고, 박스 안 외데고르에게 낮은 패스를 연결했다. 외데고르는 깔끔한 터치 하나로 그바르디올을 제친 뒤 속임수 동작으로 돈나룸마의 밸런스를 완전히 무너뜨렸고, 골키퍼가 넘어지는 순간 왼발로 사실상 비어 있는 골문으로 공을 밀어 넣었다.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골이었다.
맨시티는 후반 8분 홀란을 빼고 오마르 마르무시를 투입했다. 니코 오라일리도 빠지고 마크 게히가 들어왔다. 후반 15분에는 앤더슨 대신 리코 루이스가, 포든 대신 라얀 셰르키가 투입됐다.
아스널도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15분 마두에케 대신 부카요 사카가 들어왔고, 칼라피오리는 피에로 인카피에와 교체됐다.
사카는 투입 직후부터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후반 18분 외데고르의 움직임을 거쳐 하베르츠가 사카에게 공을 내줬고, 사카는 그바르디올을 따돌린 뒤 오른쪽 각도에서 슈팅했지만 측면 그물을 때렸다.
맨시티는 후반 28분 셰르키가 반격의 신호탄을 쐈다. 셰르키가 안쪽으로 파고들며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지만 라야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후반 30분에는 아스널이 하베르츠 대신 빅토르 요케레스를 투입했고, 루이스-스켈리는 마르틴 수비멘디와 교체됐다. 후반 39분에는 외데고르가 빠지고 에베레치 에제가 투입됐다.
이후 맨시티가 공격을 이어갔지만 아스널의 수비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고,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면서 아스널의 3-0 승리가 확정됐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에 따르면 아스널은 이날 맨시티를 상대로 기대득점(xG) 2.19를 기록했고 맨시티는 0.77에 그쳤다. 맨시티가 만들어낸 큰 기회도 한 차례에 불과했다.
특히 마레스카 감독이 과르디올라 감독의 뒤를 이어 처음 치른 공식 경기였다는 점에서 이번 0-3 패배는 더욱 뼈아프다.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10년 동안 확립됐던 맨시티를 어떻게 변화시킬지가 관심사였지만, 적어도 이번 경기에서는 불안요소가 크게 드러났다.
한편, 마레스카 감독은 경기 후 이번 패배를 두고 "우리를 아프게 하는 패배지만,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jupremebd@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