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지수 기자)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면 의외로 슬럼프가 길어질 수 있다."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기둥' 류현진은 2026시즌 전반기 나이를 잊은 활약을 펼쳤다. 15경기 87⅔이닝 8승2패 평균자책점 2.67로 맹활약을 펼치면서 만 39세의 나이에 다승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프로 무대를 처음 밟았던 20년 전 2026시즌 18승 이후 커리어 두 번째 다승왕 타이틀을 충분히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류현진은 올스타 휴식기를 마친 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후반기 네 차례 선발등판에서 16이닝 2패 평균자책점 10.69로 고전 중이다.
류현진은 최근 등판이었던 지난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3⅓이닝 9피안타 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8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2경기 연속 패전의 쓴맛을 봤고, 시즌 평균자책점도 3.91까지 치솟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류현진의 부진 원인을 '불운'에서 찾았다. 류현진은 지난 11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8승을 따낸 것을 마지막으로 승수 쌓기가 이뤄지지 못했다.
류현진은 지난 6월 17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6이닝 2실점(1자책), 6월 23일 대전 두산전 6이닝 2실점, 6월 28일 문학 SSG 랜더스전 6이닝 1실점 등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호투를 펼쳤지만, 타선 득점 지원 부족과 불펜 난조로 노 디시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김경문 감독은 1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다른 종목도 어렵지만, 야구가 참 어렵다. 승리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을 때 의외로 슬럼프가 길어질 수 있다"며 "타격도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가서 라인 드라이브로 잡히면 그럴 때가 있는데 류현진은 이길 수 있었던 경기를 불펜 쪽에서 좋지 않았던 게 몇 차례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한화는 기복 없이 꾸준히 제 몫을 해줬던 류현진이 흔들리자 선발 로테이션 전체가 휘청이고 있다. 후반기 선발진 팀 평균자책점은 5.76, 평균 이닝 소화도 4⅔이닝에 그쳤다. 8월에는 사정이 더 좋지 않다. 7경기 선발진 팀 평균자책점은 6.75로 치솟았다.
한화는 후반기 8승12패1무로 승패마진 마이너스 4를 손해 봤다. 5위 KIA 타이거즈에 5경기 차로 뒤져 있고, 7위 NC 다이노스에는 0.5경기 차로 쫓기는 상황이다. 류현진이 반등하지 못한다면 당장 6위 수성도 쉽지 않다.
한화는 다만 최근 주축 타자들의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는 만큼 마운드 안정만 뒷받침된다면 후반기 막판까지 5강 다툼을 이어갈 수 있는 여지가 분명히 있다.
김경문 감독도 "류현진이 후반기에 조금 맞고 있는데 전반기에 워낙 잘 던져줬다"며 "지나간 경기는 빨리 잊어버리고 다음 게임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도 한번 언젠가 타격과 선발투수들의 합이 맞아서 연승을 달릴 수 있는 때가 한 번은 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