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아리나 사발렌카가 조국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의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던 사실을 털어놓았다.
사발렌카는 최근 미국 매체 '타임'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4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당시 단지 자신이 러시아의 우방국인 벨라루스 국적이라는 이유로 우크라이나 코치들에게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심한 말을 듣는 등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런 일들이 자신에게 심리적인 타격을 입혀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우크라이나 코치들에 나에게 정말, 정말, 정말 심한 말을 했다"며 "그 일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다. 너무 끔찍했기 때문이다. 머릿속이 복잡해져서 엉엉 울었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사발렌카의 2022년 경기력을 최악에 가까웠다. 사발렌카는 이 시즌에만 무려 452개의 더블폴트를 범하면서 사발렌카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사발렌카의 경기력은 그가 US오픈 준결승 진출과 연말 WTA 파이널 결승에 올랐던 2022년 말이 되어서야 나아졌다.
2022년 후반기 상승세는 2023년 호주 오픈 우승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사발렌카를 향한 테니스계의 비판 여론은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기간 사발렌카는 비판을 견뎌내는 법을 배웠다.
사발렌카는 "사람들의 반응과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정말 마음이 아팠다. 마치 내 잘못인 것 같았다"면서도 "하지만 곧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우크라이나 사람들에게 잘못을 한 적이 없다. 이건 내 잘못이 아니"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2023년 인디언웰스 대회 이후 정치적인 발언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사발렌카는 같은 해 윔블던을 앞두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언론을 향해 정치적인 질문을 삼가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테니스와 관련이 없는 질문을 하는 기자가 있으면 이전 발언을 참고하라는 답변으로 갈음했다.
2022년과 2023년은 결국 지금의 사발렌카를 만든 시간이었다. 사발렌카는 이후 호주 오픈과 US오픈 2연패를 달성하는 등 그랜드 슬램 대회에서 꾸준히 성과를 냈고, WTA 1000 토너먼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최근에는 러시아를 지원하는 벨라루스를 향해 비난이 쏟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보면서 테니스 선수의 꿈을 키우는 벨라루스의 어린이들을 위해 국적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