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시탈'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를 둘러싼 친일 행적 논란이 광복절을 맞아 뜻밖의 '역사 콘텐츠 역주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늘(15일)은 제81주년 광복절이다. 광복절을 불과 5일 앞둔 지난 10일 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불거진 뒤, 일제강점기와 친일 문제를 다룬 드라마부터 역사·시사 프로그램까지 다시 찾아보는 누리꾼들이 늘면서 수년 전 공개된 영상들의 댓글창까지 새삼 들썩이고 있다.
특히 2012년 방송된 KBS 2TV 드라마 '각시탈'이 다시 소환됐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각시탈'은 친일 세력에 맞서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광복절마다 극 중 욱일기를 찢는 장면 등이 꾸준히 회자돼 왔다.
최근에는 하영의 증조부 논란까지 더해지며 작품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앞서 온라인에서는 극 중 조선총독부 부설 병원장이자 이태왕의 주치의 출신으로 친일 행보를 걷는 우병준(김규철 분)의 설정이 안상호의 일부 이력과 닮았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다만 우병준은 드라마 속 허구의 인물인 만큼 안상호를 모델로 만들어졌다고 확인된 바는 없다. 일부 설정에서 유사점을 발견한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각시탈'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과거 친일 인사와 일제강점기를 다룬 역사 콘텐츠들의 댓글창에도 최근 하영을 언급하는 댓글이 잇따르고 있다.
2년 전 공개된 '벌거벗은 한국사'의 이완용 관련 영상에는 최근 "하영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하영 덕에 역사 교육 다시 한다", "그 배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전 국민이 역사 공부 다시 한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일부 댓글에는 수백에서 1000개 이상의 공감이 이어지기도 했다.
소록도의 아픈 역사를 다룬 과거 '그것이 알고 싶다' 관련 영상에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하영 가족사를 언급하며 영상을 다시 찾아왔다는 댓글들이 이어지는가 하면 "소록도 편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반응도 나왔다.

각 채널
앞서 하영은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부가 한양 최초로 양의원을 개원하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며 '4대째 의사 집안'이라는 가족사를 소개했다.
이후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그의 일제강점기 행적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14일 공식 입장을 통해 안상호의 대정친목회 평의원 참여를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친일 행위"라고 판단했다.
하영 역시 논란 이후 자필 사과문을 통해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방송에서 가족사를 언급했다며 사과했다.
하영 개인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나 선대의 책임을 후손에게 돌리는 연좌제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민족문제연구소 역시 역사적 과오의 책임은 행위 당사자에게 귀속돼야 한다며 이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럼에도 하영의 발언에서 시작된 논란이 광복절과 맞물리며 예상치 못한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오래전 공개된 드라마와 역사 콘텐츠를 다시 찾아보며 일제강점기와 친일 문제를 되짚는 움직임이 온라인상에서 이어지고 있는 것.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매년 되풀이되던 '역사 콘텐츠 다시보기'에 올해는 하영의 증조부 논란까지 더해지면서 과거 콘텐츠들이 또 한 번 소환되고 있다.
사진=KBS 2TV, 유튜브 채널 캡처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