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와는 거리가 먼 8월, 뜻밖의 영화 한 편이 넷플릭스 국내 영화 순위에 등장했다. 2022년 극장에서 개봉했던 <크리스마스 캐럴>이다. 제목만 보면 따뜻한 연말 영화부터 떠오르지만, 실제 작품은 쌍둥이 동생의 죽음을 파헤치기 위해 소년원으로 들어간 형의 복수극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2022년 12월 개봉한 영화로 주원규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제목에서 예상되는 포근한 성탄 분위기와는 정반대의 이야기를 펼쳐낸다.
영화는 쌍둥이 형제 주일우와 주월우를 중심으로 시작한다. 크리스마스 아침, 동생 월우가 물탱크에서 숨진 채 발견되고 사건은 단순 사고로 마무리될 상황에 놓인다.
하지만 형 일우는 동생의 죽음에 의문을 품는다. 결국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 스스로 소년원에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거칠고 어두운 복수극으로 변한다.
실제로 개봉 당시 관객 반응에서도 이 같은 지점이 반복해서 언급됐다.
한 관객은 작품을 두고 "제목과는 다르게 우리에게 묵직한 무언가를 던져주는 영화"라며 불편하고 잔상이 오래 남는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객 역시 "불편하고 어둡지만 보는 사람을 괴롭히려고 만든 영화라기보다 외면했던 사회의 민낯을 보는 것 같다"는 취지의 감상을 남겼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포스터
편하게 볼 수 있는 영화는 아니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크리스마스 캐럴>의 특징이라는 이야기다. 영화 속 폭력과 상처가 단순한 자극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외면하고 있었는지를 돌아보게 만든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배우들의 연기도 작품을 이야기할 때 빼놓기 어렵다.
박진영은 쌍둥이 형제 주일우와 주월우를 모두 맡아 1인 2역을 연기했다. 같은 얼굴을 가진 형제지만 성격과 감정의 결은 완전히 다르다.
분노를 품고 소년원으로 향하는 일우와 그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월우를 표정과 말투, 눈빛으로 구분했다.
당시 관객 후기에서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을 연기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눈을 떼기 힘들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스틸컷
특히 월우를 연기할 때의 표정과 감정 표현이 오래 기억에 남았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박진영은 이 작품으로 연기력도 인정받았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남자 신인 연기상을 수상하며 배우로서 의미 있는 결과를 남겼다.
최근 <샤이닝>을 통해 박진영을 접한 시청자라면 이전 작품에서 전혀 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차기작 <100일의 거짓말> 출연도 예정돼 있지만, <크리스마스 캐럴>에서는 그보다 훨씬 거칠고 날 선 얼굴을 볼 수 있다.
네이버 영화 평가 기준 기자·평론가 평점은 6.00점, 관람객 평점은 7.76점, 네티즌 평점은 8.03점이었다.
영화 '크리스마스 캐럴' 스틸컷
다만 극장 흥행 규모는 크지 않았다. 총 누적 관객은 약 2만3000명에 머물렀다. 높은 대중적 화제성을 얻었던 영화라기보다 일부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작품에 가까웠다.
극장 개봉 당시에는 많은 관객과 만나지 못했던 영화가 시간이 흐른 뒤 OTT를 통해 새로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다.
<크리스마스 캐럴>은 제목만으로 분위기를 예상해서는 안 된다.
따뜻한 캐럴도, 행복한 크리스마스도 없다. 대신 동생을 잃은 형의 분노와 상처, 그리고 그 뒤에 놓인 불편한 현실을 끝까지 따라간다.
그래서 이 영화는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개봉 당시 관객들이 남긴 "불편하지만 오래 남는다"는 반응은 작품의 성격을 가장 간결하게 설명한다.
한여름의 크리스마스, 넷플릭스 국내 영화 TOP10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 작품이 새로운 시청자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