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LG 트윈스가 KBO(한국야구위원회)의 행정 실수로 아시아쿼터 교체를 사실상 포기한 가운데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새 판을 짜야 한다"는 말로 쓰린 속을 달랬다.
그러면서 지난 2월 창단 뒤 처음올 이적료 받고 선수를 KBO리그로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물거품으로 변한 울산 웨일즈에도 위로를 건넸다.
13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염 감독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된 키움 히어로즈와 방문 경기를 앞두고 "잘 진행되다가 꼬였다"며 "KBO리그 경험과 경기력 측면에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해 영입을 추진했는데…"라고 말을 흐렸다.
앞서 LG는 울산과 오카다 영입에 합의하고 전날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규정상 문제가 발견됐다는 KBO의 규정 해석에 따라 영입을 포기했다.
LG는 최근 호주 출신 아시아쿼터 선수인 라클란 웰스가 어깨 부상 진단을 받자 울산 구단에 오카다를 영입하겠다는 의사를 타진했다.
이어 지난 10일 KBO로부터 절차상 영입에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고 울산과 오카다 이적에 합의했다.
그러나 KBO는 이틀 뒤인 12일 오전 관련 규약인 제78조 제5항(선수 이적)에 대한 유권 해석을 다시 진행했고, 이적이 불가능하다며 양 구단에 기존 입장을 번복해 전달했다.
KBO는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 선수의 KBO 회원 구단 이적은 KBO 규약상 양도 가능 기간, 즉 KBO 포스트시즌 종료 다음 날부터 다음 해 7월 31일까지의 기간 내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LG의 영입 절차 문의 및 진행엔 문제가 없었고, KBO 최초 회신 과정에서 규정 검토에 미흡함이 있었다"며 "LG와 울산 양 구단에 사과의 뜻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KBO가 잘못을 깨끗하게 인정하고 사과의 뜻을 전달했으나 LG 입장에선 새 아시아쿼터 선수를 데려올 여유가 사실상 사라지는 날벼락 같은 일을 맞고 말았다.
현행 규정상 아시아쿼터를 포함한 외국인 선수는 오는 15일까지 교체해 등록해야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 출전할 수 있다. 이후에도 선수 교체 자체는 가능하지만 15일을 넘겨 등록된 선수에게는 포스트시즌 출전 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
가을야구를 염두에 둔 LG로서는 사실상 15일이 대체 선수 영입의 데드라인인 셈이다.
12일 오카다 영입이 어처구니 없는 일로 무산되면서 LG는 다른 나라에서 뛰거나 쉬고 있는 선수를 물색해 취업비자까지 받게 하기엔 시간이 부족하게 됐다.
일단 웰스에게 한 달 재활시간을 준 뒤 그의 구위가 살아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아시아쿼터 제도를 올시즌 끝까지 활용할 수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염경엽 감독은 13일 키움전 앞서 "KBO리그 시민구단의 좋은 이적 케이스가 될 수도 있었다"면서 "어쨌든 우리는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했다.
오카다는 울산 팀 동료들과 작별 인사를 한 뒤 12일 서울 잠실구장을 방문해 계약서에 사인을 했으며 간단히 몸까지 풀었으나 불과 몇 시간 만에 울산으로 돌아가는 등 한국프로야구 전체에 미치는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일단 전력 수급에 실패한 LG는 웰스의 선발 로테이션 빈자리에 2년 차 오른손 투수 박시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염경엽 감독은 "박시원은 멘털이 좋아졌으며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면 타자와 싸움을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기회를 잘 잡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