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권순표 개인 계정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새로운 도전'을 위해 방송에서 하차했던 권순표 앵커가 한 달여 만에 그 도전의 정체를 밝혔다. MBC에서 30년 넘게 언론인으로 활동해온 그가 이번에는 MBC 사장 자리에 도전한다.
권순표 앵커는 12일 자신의 개인 계정에 "여러분 제가 MBC 사장에 도전하기로 했다. 많이 전달해 달라. 출마 선언문은 사진으로 올려드리겠다"는 글과 함께 영상을 게재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권 앵커는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어느덧 한 달이 훌쩍 지나가고 있다"며 "그 시간 동안 깊은 고민을 했고 MBC 사장 후보로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직접 밝혔다.
이어 별도의 게시물을 통해 장문의 출마 선언문도 공개했다.
권 앵커는 "주변의 만류도 적지 않았다"며 언론인으로서 계속 활동해달라는 요구와 안정된 생활을 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는 이유를 묻는 주변의 걱정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도전을 택한 이유는 오랜 시간 몸담아온 MBC에 있었다. 그는 "제가 평생을 몸담아온 MBC를 위해 정말 간절히 해보고 싶은 무엇인가가 있었다"며 MBC를 "명실상부한 공영방송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OTT와 유튜브 등 콘텐츠 소비 방식이 변화하고 있는 방송 환경에 대한 고민도 드러냈다. 권 앵커는 공영성을 갖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공영방송의 콘텐츠는 의미가 있으면서 동시에 재미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재미가 없어 아무도 보지 않으면 의미도 없어진다"고 밝혔다.
MBC의 수익성과 관련해서는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예고했다.
권 앵커는 "매출 7천억 원대의 중견기업 대표로서 수익 다각화 사업을 위해서라면 누구에게든 깊게 고개 숙일 것"이라며 자신이 기자 생활을 통해 쌓아온 네트워크를 활용하겠다고 했다.
반면 언론사 대표로서는 다른 태도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누구에게도 고개 숙이지 않겠다"며 "공정 방송을 위해서라면 고개 꼿꼿이 세우고 자존심을 지켜낼 것이고, 비난과 부당한 압력에 대해서는 언론인들의 뚫리지 않는 방패가 되겠다"고 말했다.
사장 임기를 마친 뒤에는 다시 언론인으로 돌아오겠다는 뜻도 밝혔다.
조직의 '통합' 역시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권 앵커는 "평생 줄 서지 않았고, 줄 서라고 하지 않았다"며 "능력 있는 사람은 빠짐없이 쓰겠다. 내 사람 남의 사람 가리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생각하는 보도의 공정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보도의 공정성이 기계적 중립에 있다는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앵커 시절 자신의 발언으로 불편함이나 상처를 받은 이들을 향해서는 "그건 제가 추구하는 가치 때문이 아니고 제 미숙함 때문이라고 용서를 구하고 싶다"고 전했다.
권 앵커의 이번 발표는 지난 6월 방송 하차 당시 남긴 말과도 맞닿아 있다.

권순표 개인 계정
앞서 권 앵커는 지난 6월 19일 개인 계정을 통해 "오는 26일, 다음 주 금요일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겠다고 회사 측에 말씀드렸다"고 직접 알렸다.
당시 그는 하차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는 대신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겠다"고 예고했다. 특히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방송에서 물러나는 것을 두고 주변에서 만류가 있었다면서도 "이렇게 일찍 꼭 내려올 필요가 있겠냐는 분들도 많았지만, 좀 더 당당하고 싶었다"고 적었다.
이어 "방송에서 내려오면 SNS를 통해 여러분과 대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권 앵커는 같은 달 26일을 끝으로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서 하차했다. 27일에는 '권순표의 물음표' 등도 마무리 지었다.
그리고 마이크를 내려놓은 지 한 달여가 흐른 지난 12일, 당시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던 '새로운 도전'이 MBC 사장 도전이었음을 직접 알린 것이다.
1995년 MBC 기자로 입사한 권 앵커는 편집1부 앵커, 사회1부 부장, 파리 특파원 등을 거쳤다. 지난 2024년 2월부터는 '뉴스하이킥' 진행을 맡아 청취자들과 만나왔다.
차기 MBC 사장 선임 절차도 시작된다.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오는 14일부터 차기 MBC 사장 선임 절차도 본격화된다.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 등의 과정을 거쳐 복수의 최종 후보자를 추천받은 뒤 오는 9월 18일 이사회 면접과 결선투표를 통해 MBC 대표이사 내정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방송 하차 당시 "좀 더 당당하고 싶었다"며 '새로운 도전'을 예고했던 권순표 앵커. 한 달여 만에 그 도전이 MBC 사장직임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선임 과정에도 관심이 모인다.
사진=권순표 개인 계정, MBC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