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일 논란에 휩싸인 증조부 안상호(1872~1927)와 관련해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 측이 사과했지만 '반쪽 사과'인 탓에 대중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친일 논란에 휩싸인 증조부 안상호(1872~1927)와 관련해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 측이 사과했지만 '반쪽 사과'인 탓에 대중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친일 행적이 확인된 조부의 과오를 인정하고 직접 사과한 이지아와는 다른 모습인 가운데, 향후 하영이 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지 관심이 쏠린다.
하영 측은 의사였던 증조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된 10일 엑스포츠뉴스에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친일 행적과 관련해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안상호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한 기록과 과거 발언 등이 재조명되면서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더 큰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소속사는 11일 오전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하영 측은 "추가 확인 결과 증조부 안상호 선생이 1916년 대정친목회의 평의원 명단에 이름이 올라 있는 기록이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라며 충분한 검증 없이 '사실무근'이라고 성급히 답변한 점에 대해 사과하는 공식 입장을 배포했다.
소속사는 "하영은 최근 방송 프로그램 출연 중 질문에 응하는 과정에서 집안의 4대 의료가업 이력을 언급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진 데 대해 배우 본인은 마음이 매우 무거운 상황"이라며 하영의 입장을 대신 전했다.
그러면서 "당사는 역사적 사실과 한 인물의 이력을 대중에 전하는 일에 얼마나 신중한 검증이 필요한지 이번 일을 통해 깊이 깨달았다. 하영 역시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깊이 새기고, 앞으로 더욱 신중하고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전했다.
다만 증조부의 친일 행적에 대해 하영이 직접 입장을 밝힌 것이 아니라, 소속사가 공식 입장에서 '사실무근'이라고 답변한 데 대해서만 사과하면서 '반쪽짜리 사과'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증조부의 행적 자체에 대한 사과나 반성보다 방송에서의 언급으로 '의도치 않게 논란이 빚어졌다'고 표현한 점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이에 과거 이지아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이지아는 과거부터 논란이었던 조부와 관련해 지난해 공식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이지아의 조부는 친일 인명사전에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등재된 김순흥(1910~1981)이다.
이지아는 지난해 이지아의 친아버지이자 친일파로 분류된 김순흥의 아들 김 씨가 형제들과 법적공방을 벌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조부의 친일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지아는 조부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고 후손으로서 직접 사과하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이지아는 "2011년 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해당 사실을 접한 후, 정확한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를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하고 공부했다. 그 과정에서 조부의 헌납 기록을 확인하게 됐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논란의 중심인 안양 소재의 땅이 일제강점기 동안 취득된 재산이라면, 반드시 국가에 환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조부에 대한 역사적 과오를 깊이 인식하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앞으로도 역사의 진실을 마주하는 데에 겸허한 자세로 임하며,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지아의 사과가 뒤늦긴 했지만, 조부의 친일 행적을 인정하고 직접 사과하는 정면 돌파를 택하면서 비판 여론을 일부 누그러뜨렸다.
이런 가운데 하영은 14일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 홍보차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 자리에서 하영이 증조부 안상호와 관련해 직접 입장을 밝힐지, 나아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관심이 모인다.
한편 하영은 지난 7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배우 정해인과 함께 출연, 증조부, 조부, 아버지, 언니까지 4대째 의사 집안에서 자랐다면서 "증조할아버지는 양의학을 일본에 가서 배워오시고 한양에 개원하신 첫 의사셨다"라고 밝혔다.
6일 넷플릭스 코리아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웹예능 '홍보하러 온 건 맞는데'의 '이런 엿같은 사랑' 편에서도 하영은 같은 사실을 전했다.
지난해 1월 진행한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와 관련한 인터뷰에서도 "증조할아버지이시고 자세한 이야기를 많이 듣지는 못했다"라면서 "너무 감사한 일이다. 당연히 자랑스럽다. 내가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안상호이며 친일 행적이 드러난 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하영의 부친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항일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드러낸 의친왕을 늘 가까이에서 모셨기에 조부께서 친일 논란에 연루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일본 여성과의 혼인 자체를 친일과 연결해 생각해본 적은 없다", "조모에게 들은 바로는 조부께서는 자신이 죽더라도 한국에 남아 자식들을 키우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많이 하도록 각별히 당부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가족이라는 이유로 조부의 과거사를 미화할 생각은 전혀 없다. 무엇보다 이번 역사와 관련된 논란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 KBS 방송화면, 넷플릭스,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