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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성접대, 한국은 "파묘"라는데…일본 엄정 대처→日 축구협회 자국 심판 '직접 조사+중징계 예고'

기사입력 2026.08.09 17:51 / 기사수정 2026.08.09 17:51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대한민국 축구계를 뒤흔든 '외국인 심판 성접대' 파문이 일본 축구계까지 번진 가운데 양국 축구협회의 대응 방식 차이가 눈에 띈다.

한국에서는 "십수 년 전 묻혀 있던 일을 다시 파헤친다"는 이른바 '파묘'라는 표현까지 나오는 반면, 일본축구협회는 의혹에 연루된 자국 심판들을 상대로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일본축구협회가 대한축구협회의 외국인 심판 및 경기 감독관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일본인 심판 4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최근 국내에서 뒤늦게 공개됐다.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축구협회 감사 내용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2012년 3월까지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과 올림픽 예선 및 A매치 평가전 등 총 7경기에서 외국인 심판과 경기 감독관 10여명에게 부적절한 접대가 제공된 것으로 파악됐다.

접대 비용은 대한축구협회 법인카드로 결제됐다. 경기별로 수십만원, 일부는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 경기의 중요성도 상당했다.

2012년 2월 열린 한국과 쿠웨이트의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은 당시 한국이 패할 경우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이 무산될 수도 있었던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채 치른 경기였다.

2011년 오만전과 2012년 카타르전 등 런던올림픽 예선도 접대 대상 경기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한국은 올림픽 본선에서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문제는 심판진에 일본인이 포함돼 있었다는 점이다.

교도통신은 당시 심판진 국적이 일본, 아랍에미리트, 이란, 바레인, 우즈베키스탄 등이었다고 전하면서 특히 쿠웨이트전을 담당했던 일본인 심판 4명 가운데 2명이 성접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축구협회는 즉시 움직였다. 해당 경기와 관련된 일본인 심판 4명을 대상으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당시 활동했던 심판 대부분은 이미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일부는 현재 일본축구협회에서 J리그 심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의 일이라는 이유로 덮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일본축구협회는 조사 결과도 외부에 발표할 방침이다.

한국의 대처와는 크게 다르다.

대한축구협회 역시 이번 사건이 터진 뒤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8일 "다수의 내부 구성원조차 제대로 몰랐던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에 이르기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신뢰가 깨진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이와 같은 부적절한 행위나 카드 사용은 절대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대한축구협회를 둘러싼 사건들이 마치 오래된 무덤을 계속 파헤치는 것처럼 터져 나온다며 '파묘'라는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30~40년 전 일을 파헤친 것도 아니고 불과 15년 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데, 이를 두고 '파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이후 협회를 둘러싼 각종 잡음에 큰 실망과 걱정을 안겨드린 점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머리를 숙이면서 "국회 청문회에 이어 사상 초유의 압수수색, 그리고 십수 년 전 일에 대한 보도까지 협회와 관련된 각종 사안으로 신뢰를 깨뜨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사건으로 과거 한국 대표팀 선수들의 성과까지 폄하되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동안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해 온 국가대표 선수들이 거둔 값진 성과와 노력이 이번 일로 오해받거나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이는 최근 성접대 파문이 알려진 뒤 2002 한일월드컵 4강 등 한국 축구의 과거 성과까지 싸잡아 의심하는 해외 반응을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과거 문제와 현재 책임을 별개로 보고 곧바로 조사에 착수했다.

특히 의혹을 받는 인물 가운데 일부가 현재 일본 축구계에서 심판 관리 업무에 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엄정하게 들여다보는 분위기다.

조사 결과에 따라 후속 조치, 더 나아가 중징계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심판과 경기 감독관을 상대로 한 부적절한 접대가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국제 축구계에서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공정성이 생명인 심판을 상대로 접대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같은 사건을 두고 '파묘'라는 한국과 즉시 조사에 착수한 일본 축구 행정의 대응 방식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JTBC뉴스룸 캡쳐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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