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인 유망주 양민혁(20)이 또 한 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는데, 지난 1일 첼시와의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하면서 개막을 앞둔 그의 팀 내 입지를 향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토트넘은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엔필드의 구단 훈련장 홋스퍼 웨이에서 열린 스페인 라리가 구단 헤타페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날 경기는 컨디션 조절을 위한 연습경기 형식으로 진행돼 전·후반 각각 35분씩 총 70분으로 치러졌다.
4-3-3으로 나선 토트넘은 안토닌 킨스키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앤디 로버트슨, 벤 데이비스, 얀 폴 판 헤케, 아치 그레이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에는 코너 갤러거, 산드로 토날리, 루카스 베리발이 배치됐고, 마티스 텔, 히샬리송, 마이키 무어가 공격진을 이뤘다. 양민혁은 교체 명단에 포함됐다.
원정팀 헤타페는 4-4-2 전형으로 출발했다. 다비드 소리아 골키퍼와 호르헤 몬테스, 모하메드 함두네, 압델 압카르, 제네가 수비 라인을 형성했고, 미드필드진에 에브라히마 드라메, 알베르토 리스코, 오렐 망갈라, 안드레스 가르시아, 전방에는 마르코스 파촌과 마르틴 사트리아노가 배치됐다.
토트넘은 전반부터 여러 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베리발과 데이비스가 슈팅 기회를 잡았고, 후반부에는 텔의 낮은 크로스와 히샬리송의 헤더로 헤타페 골문을 위협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헤타페가 가져갔다. 후반 20분 알베르토 리스코가 프란시스코 부르고스와 패스를 주고받은 뒤 강력한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5분 뒤 곧바로 균형을 맞췄다. 토날리의 패스를 받은 히샬리송이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지는 과정에서 흘러나온 공을 갤러거가 잡아 반대편 골문 구석으로 밀어 넣었다.
종료 직전에는 텔의 크로스를 히샬리송이 노마크 헤더로 연결했지만 이것이 소리아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면서 경기는 1-1로 끝났다.
이날 경기는 친선전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거칠게 전개됐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토크스포츠'는 경기 후 토날리와 헤타페 미드필더 마리오 마르틴의 충돌 과정에서 양 팀 선수들이 한데 뒤엉키는 신경전까지 벌어졌다고 전했다.
마르틴이 토날리에게 뒤늦게 다리를 뻗는 거친 플레이를 펼치자 토날리가 강하게 항의했고, 이후 선수들이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경기 후 판 헤케도 "친선경기치고는 조금 지나쳤다"며 "정규 경기였다면 아마 그들에게 두세 장의 레드카드가 나왔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체 명단에서 출전을 기다렸지만 끝내 투입되지 않은 양민혁에게는 아쉬움이 남는 경기이기도 했다.
경기가 70분으로 축소돼 진행됐다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새 시즌 1군 경쟁을 위해 프리시즌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달갑지 않은 결과다.
특히 지난 1일 호주 투어에서 열린 첼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장했다. 프리시즌 일정이 후반부로 접어들고 주축 선수들의 출전 비중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양민혁에게 돌아가는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분명 눈여겨볼 대목이다.
물론 두 경기 연속 결장만으로 양민혁의 입지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즌 개막이 가까워지는 시점에서 연달아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는 것은 결코 반가운 신호가 아니다.
양민혁은 2024년 8월 토트넘과 6년 계약한 뒤 강원FC에서 6개월 임대로 뛰다가 지난해 1월 토트넘에 왔다.
그러나 한 달 만에 2부 QPR로 임대됐고, 2025-2026시즌에도 2부 포츠머스와 코번트리 시티에서 6개월씩 임대됐다. 가장 최근에 몸 담은 코번트리에선 팀이 2부 우승을 했음에도 자신은 거의 대부분의 경기에서 명단 제외 수모를 당했다.
양민혁이 임대를 다니는 사이, 토트넘은 사령탑은 안치 포스테코글루와 토마스 프랭크, 이고르 투도르를 거쳐 지난 4월부터 이탈리아 신흥 명장 데 제르비가 맡고 있다.
토트넘 잔류와 1군 경쟁을 위해 남은 프리시즌에서 존재감을 보여줘야 하는 양민혁이 다시 데 제르비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 토크스포츠 / 연합뉴스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